이제 완연한 봄이라고 생각했는데 토요일과 일요일 어제 갑자기 눈이 내렸어.
꼬맹아, 상상이 되니?
3월 말이고 곧 4월이 시작되는, 봄이어서 찬란하게 봄꽃들이 피어날 시기에 눈이라니!!!
눈이 내렸다가 그쳤다가 해가 얼굴을 쏘옥 내밀었다가 다시 구름 속으로 사라졌다가
그래서 흐려졌다가 다시 눈이 내렸다가 그친, 그 변덕스러운 날씨가 이틀 동안 계속되었어.
그런 날씨에 언니는 낙성대 공원에 살고 있는 길고양이들을 보러 갔지.
저번에 갔을 때 개나리가 제법 피었더라고.
그 개나리 옆에서 자리를 잡고 있던 노랑이가 너무 귀여웠는데~^^
기억나지?
전에 언니가 낙성대 공원에 사는 길고양이 세 마리를 너에게 소개해 주었잖니~
아~이제 기억난다고?^^
다행이군.
날 닮아서 기억력이 안 좋을까 봐 걱정이 되었는데 말이야.
추웠고 눈도 많이 내렸던 혹독한 겨울을 잘 보낸 낙성대 공원의 길고양이들은 다행히도 봄을 잘 맞이하고 있어.
그래서 잘 살아낸 길고양이들이 개나리를 봐서 좋았어.
또 수줍어하면서도 화려하게 피어나고 있는 목련도 보게 되어서 좋았어.
그리고 어여쁜 분홍빛을 자랑하며 피어나고 있는 진달래도 봐서 좋았지.
길고양이들이 꽃을 좋아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추운 겨울을 잘 버티고 살아내서 지금의 봄을 맞이한 게 너무 기특해서 가끔은 길고양이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쁘더라.
이렇게 개나리가 핀 곳에서 만난 타이거.
계속 만나지 못했던 타이거였는데 지난주 토요일에 만나서 기뻤던 언니는
가져간 츄르도 주고 사료도 듬뿍 주었지.
이렇게 보니 봄날에 꼬맹이 너랑 산책하면서 봄꽃들을 너에게 보여준 게 생각이 난다.
너에게 목련도 보여주고, 진달래도 보여주고, 개나리도 보여주고, 벚꽃도 보여주고, 철쭉도 보여주고 그랬는데...
작년 이맘때 산책했을 때 꼬맹이 너의 모습이야.
네가 걷기 좋아하는 곳으로 가기 전에 찍은 건데
길이 좋지 않아서 난 잘 데려가지 않는 곳인데 넌 자주 이길로 가겠다고 고집을 부렸어.
그래서 내가 너를 안고 가려고 하면 싫다는 내색을 많이 했었지.
하는 수없이 네가 가고픈대로 가라고 내가 포기를 하고 따라가곤 했었는데 이때가 봄이었네...
이 때는 너랑 같이 찍은 봄꽃 사진이 없어서 아쉽다...
그래서 언니가 길고양이들이 봄꽃과 같이 있는 사진을 찍고 싶었나 봐.
이제 벚꽃들이 피기 시작할 텐데 벚꽃들이 흐드러지게 피면 언니가 사진 찍어서 보여줄게.
개나리가 필 즈음에 언니가 개나리와 길고양이가 같이 있는 사진을 올리다가 너의 산책 사진이 눈에 들어와서 같이 올려본다.
봄을 맞이하며 늘 그리운 존재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