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지구에서의 소풍을 다 마치고 네 별인 12290718로 간 이후로 난 예전처럼 닭고기를 사지 않아.
2022년 5월에 15살이라는 꽤 많은 나이였던 너는 유선종양이라는 암으로 큰 수술을 받아야 했었지.
동네 동물 병원에서는 수술을 할 수가 없다고 하여 꽤 큰 동물 병원에서 수술을 받아야만 했었어.
그리고 수술을 집도했던 수의사는 네가 짧으면 3개월...길면 6개월 정도 살 수 있을 거라며 마음의 준비를 하
라는 청천벽력같은 말을 내게 했었어.
난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냥 순간 멍했던 것 같아. 눈물도 났었고...
하지만 넌 다행스럽게도 마취에서 잘 깨어났지.
그러나 수술한 부위가 잘 아물지 않고 염증이 자꾸 생겨서 꽤 오랜 시간을 동물병원에 다녀야 했었어.
수의사도 이렇게 염증이 오래가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아무래도 네가 나이가 많아서 그런것 같다고 했어.
그래서 난 네가 평상시에 잘 먹던 닭고기를 매주 사다가 삶아주기 시작했어.
그 덕분이었을까?
넌 그 뒤로 빠르게 기운을 차렸고 밖에 산책하러 나가면 제법 잘 뛰기도 했었지.
그렇게 매주 닭고기를 사다가 삶아준 시간들이 2년 6개월.
넌 수의사가 예상했던 시간보다 더 오래 살았어.
정기적으로 널 진료를 보시던 수의사도 네가 그나마 이렇게 기운을 차린 건 내가 매주 삶아주는
닭고기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하면서 피식 웃더라.
넌 내가 매일 주는 닭고기를 열심히 먹었고
난 그 닭고기에 네가 먹어야 할 약들을 몰래 숨겨서 주곤 했지.
닭고기를 삶아서 뼈를 발라내는 수고로움쯤은 아무것도 아니었어.
네가 잘 먹는 모습만 봐도 기분이 너무 좋았거든.
하지만 작년에 널 보낸 이후로는 닭고기는 잘 사지 않아.
그렇지만 마트에서 닭고기를 보면 네 생각이 너무나 나서...
닭고기는 잘 먹지 않게 되고 좋아하던 치킨도 안 먹은지도 꽤 오래되었어.
넌 너의 별에서 잘 지내고 있니?
언니 생각은 가끔 하니?
난 자주자주 네생각 하는데...
늘 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