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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미 Dec 20. 2023

2달 안에 이삿집 구하기 프로젝트

지금보다 저렴한 곳이라면 상관없어

2달 안에(라고 쓰고 ASAP) 집 구하기 프로젝트를 나 홀로 시작하면서 어떤 집에 살아야 할지 다시 한번 계획을 세웠다. 정확히 어떤 집에 살아야 할지라기보다는 현실적인 수준에 맞춰 어떤 것까지 포기할 수 있을지에 더 가까운 계획이었지만. 독립 2년 차쯤 되니 나의 독립생활 패턴도 어느 정도 정착되어, 집에 꼭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좀 더 명확히 구분 지을 수 있었다. 살아가는 데 생각보다 크게 중요치 않은 요소들이 있었고, 이걸 몇 가지 포기하면 월 지출 비용이 좀 더 저렴한 집을 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우선,  이상 굳이 오피스텔에  필요는 없을  같았다.  집으로 오피스텔을 선택한  풀옵션, 안전성, 그리고 인테리어 때문이었다. 하지만 요새는 풀옵션에 안전한 빌라도 많고 깨끗하기만 하다면 빌라도 꾸며가는 재미가 있을  같았다. 오히려 내가 살던 오피스텔은 어느 정도 스타일이 정해져 있어서 인테리어에 한계가 있었는데,   방이라면   꾸며가는 재미가 있을  같았다. 오피스텔 주차장에 여러 비싼 외제차를 보면서 '내가 이들과 같은 집에 사는 것은 역시 사치인가 보다'하는 생각도 들었다.


넓은 주방도  이상 필요 없어졌다. 재택근무가 줄어들고, 활발한 생활을 하게 되면서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적어졌고 끼니를 간소하게 차려먹게 됐다. 친구들이 놀러 와도 먹고 싶었던 배달음식을 주문하기 바빴다. 주방 위에는 점점 각종 짐들과 전자기기들이 쌓여갔다. 집에서  차려먹을수록 늘어나는 몸무게를 경험하다 보니 주방은 억지로라도 줄여도 좋겠다는 생각 들었다.


독립 최대 로망이었던 커다란  . 있으면 너무 좋겠지만 큰맘 먹고 포기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사각형 원룸에  통창이 들어서려면  하나가 온통 창문이다. 그만큼 채광과 풍경은 좋지만,  하나를 효율적으로   없게 된다. 게다가 커튼을 활짝 열어둘 때마다 프라이버시에 대한 생각도 문득문득 들었. 햇빛만  들어온다면 굳이 통창이 집의 필수조건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집은 더 좁아도 될 것 같았다. 물론 넓은에 너무 집 살고 싶다. 하지만 월 지출을 아끼는 것이 가장 첫 번째 목표였으므로 침대, 책상, 옷장이 간소하게 들어가고 요가 매트를 깔 수 있는 방 공간만 있어도 만족하기로 했다. 이전 경험을 되살려볼 때 5평은 들어가자마자 숨이 턱 막혔지만 7평만 돼도 그 정도 느낌까지는 아니었다. 기존에는 지금의 7.5평 공간보다는 더 넓은 집에 가고 싶었지만 다음 집의 미니멈 평수를 7평까지로 나름 낮췄다.


포기해야 할 것들을 정리하고 부동산 어플을 켜서 내가 내고자 하는 비용으로 전세와 월세에 필터를 걸고 손품을 팔았다. 입주 시기가 큰 상관이 없었던 첫 독립과 다르게 이사는 더 까다로웠다. 이사 시기를 맞출 수 있는 집인지, 지금 내 짐을 다 가져갈 수 있는 집인지도 필요했다. 게다가 나는 이왕 이왕 이사 가는 거, 회사와 더 가깝고 근처에 친구들이 더 많은 30분 거리의 동네로 지역을 옮기고 싶었다. 그 동네는 빌라 매물이 많았는데, 빌라 특성상 집집마다 구조와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손품으로 집을 알아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나는 친구들에게 소개받은 부동산과 네이버 부동산에서 알아본 매물을 중개하는 부동산에게 다시 한번 2년 전처럼 문자를 돌리기 시작했다.


마음 같아서는 더 저렴한 월세 혹은 전세 매물을 구하고 싶었으나 나름의 손품을 판 결과 시장 시세에 맞는 제안을 돌렸다. 연락이 빗발쳐서 좋은 집을 마구마구 둘러볼 수 있기를 바라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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