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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미 Mar 11. 2023

독립 1년 차 월세 재계약,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이제 막 적응을 끝냈는데 또 다시 이사라니요

어느덧 독립한  1년이 되어갈 때였다. 당시 나는 1년만 월세 계약을 해두었기 때문에 재계약이 다가오기 전에  집에  살지 이사를 갈지를 결정해야 했다. 독립한  1년이 되었다니! 가장 처음  생각은 시간은  빠르다는 것이었다. 25년간 가족들과 부둥부둥 살다가 겨우 1 혼자 살았을 뿐인데도 어느덧 독립의 기쁨과 슬픔을 느끼며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해졌다. 누구보다 알차고 예쁘게 살겠다는 로망은 나태함과 익숙함에 밀린  오래고 이제는 현실이 돼버린 집안일과 혼자 살기로 고군분투하는 평범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던 것이었다.

재계약에 대해 생각하니 집에 대해 아쉬운 부분들이 느껴졌다. 우선, 슬슬 월세가 아까워지기 시작했다.  자체는 너무 좋았고 충분히 월세만한 값어치를 하긴 했으나 당시 나의 수입에는 많은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  소득 수준 대비 월세가 차지하는 비율이  컸다. 월세만 아니었다면 해외여행을   갔을 텐데, 갖고 싶던  샀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위치와 구조도 조금 아쉬웠다. 집이 주거단지 쪽에 있어 조용하고 안전하다는 장점은 있었지만, 지하철 역과 거리가  있다는 점과 편하게 갈만한 카페와 맛집이 없다는 것은 불편했다. 집도 구조가 조금 특이하게 빠져 방은 좁고 주방은 은 형태라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도 쉽지 않았다. 게다가 사각형이 아닌 다각형 모양의 집이라 가구 배치에도 한계가 있었다.


생각이 이렇게까지 미치자 우선 집을 알아보기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1년 만에 다시 각종 부동산 어플을 켰다. 살던 동네 자체는 마음에 들었고 근처에 깔끔한 오피스텔이 많아서 좁더라도   저렴한 집으로 옮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세와 월세에 필터를 걸고 동네 근처 매물을 손품 팔았다. 입주 시기가  상관이 없었던  독립과 다르게 이사는 까다로웠다. 이사 시기를 맞출  있는 집인지, 지금  짐이  들어갈  있는 공간인지를 파악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매물 구하기 자체가 너무 힘들었다. 1  부동산 가격은 오를 대로 올라 정점을 찍은 2021 여름이었다. 지금 집보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도 월세가 비슷하거나 . 이럴 거면 굳이 이사 비용을 들여 이사를 가는 이유가 없었다. 금리가 낮았을 시점이라 전세를 구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지였으나 전세 구하기는  힘들 때였고 전세 가도 만만치 않았다. 7 오피스텔의 평균 전세가는 1 후반이었다. , 한참 전세 사기 이슈가 심해질 때라 오피스텔을 전세로 들어가는  자체가 겁이 났다. 전세가와 매매가가 같은 깡통전세가 마치 당연하다는  여기저기 널려있었다.


이럴 거면 차라리 매매를 할까? 하는 생각도 진지하게 해 봤다. 하지만 내가 부동산 쪽에 너무 무지한 상태라 자신이 없었고, 취득세  당장 나가야 하는 돈도  컸다. 게다가  몇억씩 되는 자본금이 없으므로 대출이 필요했는데 아파트도 아니고 언제까지   모르는 원룸을 쇼핑하듯 사는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다. 금리가 미친  오른 지금 돌아보면  다행인 일이다.


이래저래 생각만 하다 보니 시간은 금방 흘렀다. 핑계를 대자면 일이 너무 바빴고, 개인적으로 힘든 일들이  번에 우르르 겹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계약이 한 달 정도 남은 시점, 집주인에게서 계약 연장에 대한 의사를 물어왔다. 연장 조건을 물어보니 아무 조건을 변경하지 않고 1 계약을 연장하겠다고 했다. 난 아직 어떤 집에 살아야 할지 제대로 기준을 세우지도 못했는데 이대로 1년 더 살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선택지는 아니더라도 편안하고 안전한 선택지였다. 집은 정말 중요한 문제기 때문에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행동을 취하는 것은 너무 겁이 기 때문이. '돈이   나가더라도 안전하게 지금 집을  누리자. 대신 1 뒤에는 미리미리 준비를 잘해서  이사하자.' 굳은 결심을 하며 월세 연장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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