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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Jul 26. 2020

토마토는 다람쥐 나눠주었어

먼 나들이와 김밥&벨트 아마

'자연에서 자연과 함께 키우자'는 공동육아의 취지 덕분에 어린 나이부터 아들은 산으로 들로 많이 나들이를 다녔다. 날만 좋으면 매일 오전 근처 산으로 들로 나가고, 아주 자주 멀리 다른 곳에 있는 자연으로 나섰다. (소풍에 가까운) 그때마다 엄마, 아빠, 그리고 선생님까지 아이들의 재미와 안전을 위해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돌아보면 그곳은 정말 아이들의 천국이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정말 쉽지 않은 ‘자연을 벗 삼는 일’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런 것도 좋지 정도로 치부해 버리는 ‘자연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일’그것은 굴렁쇠 공동육아 어린이집에서는 일상이자 전부였다.


그때의 그 환경에서 아들이 자라난 것에 대단히 만족스럽다. 아들은 지금도 우리보다 꽃과 나무를 더 많이 알고, 관심이 많다. 산책을 다니면서 보이는 풀 하나, 꽃 하나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없다. 마음속에 담아두고 다시 그림으로 풀어내든 이야기로 풀어내든 한다.


이 모든 게 공동육아의 ‘자연과 함께 크는 삶’ 덕분이었음을 확신한다.






20170731


공동육아 굴렁쇠 어린이집에서는 정기적으로 멀리 야외 활동을 가는데 이를 '먼 나들이'라고 부른다. 평소 뒷산에 걸아서 가는 것과는 다르게 멀리 버스를 타고, 김밥을 싸서 말 그대로 ‘소풍’을 간다. 상반기에만 5번은 넘게 꽤 갔던 것 같다.


갈 때 복장은 초록색 ‘굴렁쇠 단체 티셔츠'인데 4년 동안 입을 사이즈로 구매를 해서 준영이한테는 거의 원피스 수준인데 걷어입은 모습이 참 귀엽다.


먼 나들이 갈 때도 우리 아마(아빠 엄마)들이 적극 지원 활동을 해야 하는데... 우선 '벨트 아마'는 대절한 대형버스에 아이들용 안전벨트 기구를 갈 때는 착용시켜주고, 와서는 떼어오는 역할이다. 아이들이 몸이 작아서 기존 성인용 안전벨트가 헐겁기 때문에, 아이들 안전을 위한 활동이다.


맞벌이인 우리 부부는 좀 어려운 아마 활동이지만, 그래도 시간을 내어 휴가차 2번 정도 지원을 했다. 이번 ‘남한산성 먼 나들이'에도 오전 벨트 아마를 내가 해서, 준영이가 매우 반가워하며 좋아했다.


그리고 나이 방별로 돌아가면서 하는 ‘김밥 아마'는 같은 나이로 운영되는 방 아이들과 담당 선생님의 점심 김밥과 과일을 준비하는 만만치 않은 활동이다. 우리도 이번에 처음으로 하게 되었는데, 김밥은 와이프 파랑이 하고, 과일은 내가 했는데 이게 생각처럼 금방 쉽게 되지 않았다.


김밥도 오랜만에 말아보았고, 그 시간과 양도 가늠이 잘 안돼서 약간의 시행착오를 겪었으나 그런대로 잘 만들어서 보내주었다. 다음번에는 더 잘할 수 있을 듯하다는 게 파랑의 소감이었다. 선생님의 말로는 준영이가 항상 잘 먹고 있다고 하니 맛나게 먹었을 거라고 믿는다. 


한 가지 에피소드는 과일 중 ‘대추 토마토'가 있었는데, 사실 준영이가 이건 별로 안 좋아한다. 그래서 김밥이랑 과일들을 잘 먹었는지 다녀와서 물어보았는데, ‘토마토는 다람쥐 나눠주었어’라고 하였다. 하하.


그 말은 진짜 다람쥐를 만나서 나눠주었다는 게 아니고, 그냥 먹기 싫어서 풀숲에 던져주고 다람쥐한테 주었다고 설명을 한 거일 테다.


귀여운 녀석. ^_^



* 아빠로서 모자라고 부족한 저에게 큰 가르침을 준 공동육아 어린이집과의 인연은 믿기지 않는 행운이었습니다. 함께하는 육아를 알아가는 여정을 담은 '공동육아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것의 시작을 전 소중하게 여깁니다. 처음 아빠로서 스스로를 자각하고 돌아보게 만든 그곳이 그렇습니다. 그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어진 변화의 일대기는 제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에 담겨있습니다. 변화를 원하신다면 권해봅니다. 또 누가 변할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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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김밥 아마로 준비했던  도시락과 신난 초록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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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제가 쓴 책이 나왔습니다. 애만 만들고 아빠인 척하던 제가 변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아닌 척 모른 척했지만 저도 그저 엄마가 애를 키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많아져서 함께하는 육아가 당연해지는 날을 꿈 꿉니다. 책 표지에 적어 둔 것처럼 인세 수익은 모두 필요한 아이들에게 기부합니다. 다른 욕심 없이 오로지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져서 세상이 변하길 바랍니다. 아이가 있거나 아직 없거나 다 컸거나 심지어 없을 예정이어도 읽으면 좋습니다. 엄마 아빠가 함께하는 육아를 아이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이해해야만 바뀌기 때문입니다.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필요한 분들에게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순간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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