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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Jul 27. 2020

아빠는 내가 아프다고 하는데 왜 걱정 안 해?

유치원 졸업!

16/Dec/2019


아들이 유치원을 졸업했다.


8월 중순부터 불안한 마음 가득 안고 시작했던 그곳을 이제는 너무도 아쉬운 마음을 가득 안고 돌아왔다. 우리와 아들이 이 곳 호주에서 적응하고 잘 지낼 수 있도록 해 준 큰 기둥 중의 하나였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너무도 좋은 선생님들과 뛰어놀기 좋은 환경! 아들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었다. 물론 언어적인 변화, 새로운 환경 탓에 신경 쓰이는 부분이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잘 지내준 아들에게 정말 고맙고 대견함에 놀라울 따름이다.


우리의 유치원의 마지막 주를 어떻게 보냈을까?


유치원 졸업식 파티






먼저... 마지막 ‘미스터리 야채/과일’ 맞추기 게임에서 아들이 유일하게 맞추기를 성공했다! 만지지도 냄새 맡지도 보지도 않고 ‘갈릭’이라고 하며 맞추었다고 한다. @.@ 선생님도 놀랐다고 하니 어찌 된 일인지 도통 모르겠다. 하하.


열심히 준비한 크리스마스 카드를 전달했다! 한국 청포도 캔디를 붙여서 정성스럽게 포장했다. 모두 맛나게 먹었을까? ^^;;


마지막 날 전날 오후에는 졸업식 파티가 열렸다. 엄숙한 졸업식 분위기가 아닌, 이 곳 호주의 분위기처럼 각자 음식을 준비해서 나눠 먹으며 즐기는 시간이었다. 아이들을 위해 농장 동물들도 놀러 왔다. 마침 도착하신 장인 장모님과 함께 참석했다! 와이프가 준비해준 재료로 장모님께서 김밥을 싸서 갔다. 아들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와주셔서 든든한 기분이었다. 덕분에 아들이 지내는 곳에서 즐겁게 노는 모습을 함께 지켜볼 수 있었다.


그리고 대망의 마지막 날... 마침 실습 마지막 날인 파랑을 데리고 함께 하원 시간에 유치원에 방문했다. 미리 준비해둔 감사 크리스마스 카드와 유자차 선물을 두 선생님께 드렸다. 너무 감사했고 덕분에 아들이 호주에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씀드렸다. 학교에 가는 내년에도 교복을 입고 꼭 들리라는 말씀에 꼭 그러겠다고 했다.


쑥스러워하는 아들도 마지막임을 알고 잘하지 않는, 사진 찍기, 허그, 뽀뽀도 했다. 함께 시작했고 대부분의 등 하원을 했던 내게도 많은 의미가 있는 유치원이었기에 뭉클했다. 잘 다녀준 아들에게 잘했다고 고맙다고 말해주었다.


‘아들! 정말 넌 대단해! 아빠였으면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넌 대단한 것을 늘 해내고 있어!’


이렇게 아들이 유치원을 졸업했다.


사랑하는 최고의 유치원 선생님들과





용인 할아버지 할머니와 동고동락 시작!


지난주 수요일 오전 브리즈번 공항에 용인 할아버지, 할머니(내게는 장인 장모님)께서 도착하셨다. 며칠 전부터 손꼽아 기다리던 아들과 함께 새벽부터 출발해서 공항으로 마중을 나갔었다. 무사히 입국장 게이트에서 만나서 반가운 인사를 나누었다. 아들이 정말 좋아했다. 지나간 생일선물도 챙겨주셔서 아들이 더욱 신났다. 


마침 이번 주에 있던 음악수업 마지막 날도 함께 가서 여러 악기를 다루는 손주를 보셨고 수영 수업에서도 물과 친해진 손주를 보시며 놀라시기도 하셨다. 우리가 지내고 있는 환경과 분위기를 함께 즐기시며 호주의 매력에 빠지고 계시다. (지금 한국은 추운 겨울과 미세먼지로 ㅡㅜ) 지난주에는 아들 유치원과 파랑 실습으로 시간이 없기도 했었고 현지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으로 보내셨다. 이제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호주를 함께 즐겨볼 계획이다~!



굴렁쇠에 보낸 영상편지


아들이 굴렁쇠 어린이집에 다닐 때 계셨던 비행기, 꼬까신 선생님께서 건강상의 이유로 올해까지만 나오시기로 했다고 전해 들었다. 그래서 해 보내기 잔치에 영상편지를 모아서 전달하기로 했다고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나서 주신 굴렁쇠 지인분께 연락을 받고 우리도 짧게 인사 영상을 찍어서 보내드렸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기 마련임을 짧은 인생에서 이미 알고 있지만 멀리서 괜스레 아쉽고 뵙지 못한 마음에 찡해졌다. 두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아들이 한국에서도 호주에서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먼길 오신 할머니 할아버지 / 앞에서 뽐내기






걱정 안 하는 아빠


매일 (하려고) 하는 글자놀이를 하던 어느 날, 슬슬 하기 싫은 눈치가 보이는 와중에...


(아들) ‘아빠~ 나 배 아파~’

(나) ‘아들, 오늘은 그만 하자’

(아들) ‘아빠는 왜 아프다고 하는데 왜 걱정 안 하고 무섭게 얘기해~ ㅜㅜ’


ㅡㅜ 하기 싫어서 장난치는 줄 알았다. 공감 능력이 부족한 나는 늘 이렇게 먼저 걱정을 해주지 못해 서운함을 준다. 아들에게도 와이프에게도... 가까운 이들에게 좀 더 걱정을 쏟고 표현하자. ㅡㅜ



* 매일 쓰는 진짜 일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고급 정보가 있지도 않은 아이와 지내면서 겪는 온갖 후회와 반성의 잡생각 뭉탱이 '육아 생존기'를 애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빠로서 기록하는 글을 쓰고 나면 자주 듣는 말이 있어요. 어떻게 아빠가 이런 육아 일기를 쓸 수 있냐고요. 부럽고 신기하다고요. 정말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전혀 관심 없던 전과 달라진 건 사실입니다. 그 변화의 일대기는 제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에 담겨있습니다. 변화를 원하신다면 권해봅니다. 또 누가 변할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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