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록Joon Aug 04. 2020

든 자리와 난 자리

있을 때 더 잘하자는 그 말

11/Jan/2020


약 한 달 동안 함께 했던 우리 집의 두 번째 손님 ‘장인 장모님’, 아들에게는 용인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한국으로 돌아가셨다. 아직 며칠 안되었고 바로 이어진 바쁜 일정으로 우리도 아들도 실감이 나진 않지만 그래도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순간순간 빈자리가 느껴진다.


우리 가족도 두분도 이렇게 오랜 기간 같은 공간에서 있었던 것은 처음이었기에 가끔 서툰 모습을 보이기도 했었다. 하나라도 더 보여드려는 우리 마음 때문에 너무 힘드시진 않았는지 모르겠다. 당분간 못 보는 손자 녀석이 같이 있던 기간만큼 더 많이 보고 싶으실지도 모르겠다.


오시기 전부터 와이프와 계획했던 이런저런 일정을 많이 못 한 것 같아서 내심 섭섭하기도 하지만 두 분이 편안히 행복하게 계셨다면 그것으로 된 것이라고 여겨야 할 것이다. 이곳 호주의 좋은 날씨와 여유로운 생활은 충분히 느끼고 가셨을 것이다. 우리가 왜 이곳의 생활을 택하여 지내고 있는지 알게 되셨고 본인들도 이런저런 생각을 담아서 돌아가셨을 것이다.


돌아가시는 날 아침 일찍 모든 식구가 브리즈번 공항으로 나섰다. 미리미리 준비해둔 덕분에 별 무리 없이 출국장으로 나설 수 있으셨다. 헤어져야 하는 장소에서 처음 해보는 타지에서의 부모와 자식 가족의 인사를 나눴다. 우리도 두 분에게도 매우 생소한 체험이었다. 공항에서 두 분 어르신을 보내고 나니 우리가 타지에서 지내고 있다는 것이 더욱 실감이 되었다. 그렇게 타지에서 부모님과 함께 보냈던 한 달이 마무리되었다.


‘든 자리와 난 자리’라는 말은 결국 ‘있을 때 더 잘하자’라는 말과 같은 말이다. 지나고 나면 꼭 아쉬움이 남는다.


할머니와 손자 / 할아버지와 손자 / 딸과 아버지



8번째 결혼기념일 데이트


장인 장모님의 배려로 파랑과 결혼기념일 나들이를 나섰다! 그동안 한 번쯤 시도하려고 했던 ‘극장에서 영화보기’를 했다. 정말 오랜만의 극장이었고 오랜만의 영화였다. ‘쥬만지 넥스트 레벨’을 보았고 재미나게 즐겼다. 다행히 영화를 이해하는데 무리는 없었다. (그냥 나 혼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다. 하하.)


쇼핑도 하고 밥도 먹고 차도 마시며 일상적인 데이트를 할 수 있는 특별한 그 시간을 보냈다. 잘 기다려준 아들 녀석이 생각나기도 하고 해서 오후에 복귀했는데 아들 녀석이 엄청 신나 했다.


벌써 8번째 결혼기념일! 모두에게 감사하고, 특히 와이프에게 감사하다! 고생 많았고 앞으로도 수고하자!




2019년 사진책 제작 완료


아들이 태어난 후부터 매년 연말연초가 되면 한 해 동안 찍은 사진들을 돌아보며 잘 나온 사진들을 고른다. 골라서 사진 앨범 책을 제작해서 우리도 가지고 양가에 드렸다.


2019년도 많은 일들이 있었기에 사진을 고르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고 결국 담게 된 사진도 매우 많아져서 평소보다 제작비가 많이 들어갔다. 그만큼 앨범의 질이 좋아졌을 것 같다!


언제까지 이 앨범을 제작할지 모르겠지만 이번에도 미션 클리어! 아쉽게도 우리는 한국에 돌아가게 될 반년 뒤에 확인할 수 있겠지만 ^^;;




퍼즐 신동의 한 마디


100개짜리 퍼즐을 아주 손쉽게 맞추게 된 아들을 위해 다른 퍼즐을 구하러 중고 마트를 돌아다녔다. 사실 아직 다 안 해본 퍼즐들도 집에 있긴 했으나 워낙 퍼즐에 흥분에 있는 상태여서 열심히 새 퍼즐을 고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마음에 드는 퍼즐을 만났는데... 갑자기 고민하다가 내려놓더니 한 마디를 던졌다.


'다른 퍼즐이 집에 있는데 굳이 다른 새 퍼즐을 사는 건 아닌 것 같아!’


@.@! 오잉? 이런 마음과 이런 말을 어떻게 할 수 있는 거지? 결국 집에 와서 남아 있는 모든 퍼즐을 해 본 뒤에  난이도가 쉬워서 상위 퍼즐을 구해주었다. 하하. 아들! 이럴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단다~


* 매일 쓰는 진짜 일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고급 정보가 있지도 않은 아이와 지내면서 겪는 온갖 후회와 반성의 잡생각 뭉탱이 '육아 생존기'를 애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빠로서 기록하는 글을 쓰고 나면 자주 듣는 말이 있어요. 어떻게 아빠가 이런 육아 일기를 쓸 수 있냐고요. 부럽고 신기하다고요. 정말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전혀 관심 없던 전과 달라진 건 사실입니다. 그 변화의 일대기는 제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에 담겨있습니다. 변화를 원하신다면 권해봅니다. 또 누가 변할지 모르니까요.


먹는 게 제일 좋은 파랑 / 업그레이드되는 퍼즐 신동






이 브런치는 이런 곳입니다.

이 작가와 책을 만나보자!

매거진의 이전글 아빠랑 엄마는 어떻게 딱 맞는 사람을 만났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