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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Aug 04. 2020

누구도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호주 선샤인 코스트 - 돌핀 뷰 씨 카약 투어

에너지를 충전한 우리 가족은 우리 가족스럽지 않게 아주 액티브한 활동을 계획했다.


아무 먼바다로 바다거북과 야생 돌고래를 보러 카약을 타고 떠났고, 거친 파도에서 멋지게 서핑을 하기 위해 강습을 신청했다


흥미진진했던 이틀간의 추억을 남겨둔다.






<테마> 누사 자연에서 활동적으로 즐기기 (19.05.06~07)

<멤버> 30대 중반 우리 부부, 6살 아들






<돌핀 뷰 씨 카약 투어/더블 아일랜드 포인트/레인보우 비치/바다거북, 돌고래, 가오리, 군인 게>


그날 아침은 든든하게 먹었다. 밥과 된장국으로 한식으로 배를 채웠다. 아주 멀리 야생의 환경에 뛰어드는 날이었기 때문에 아침이 중요했다.


그날은 바로 ‘돌핀 뷰 씨 카약 투어’를 떠나는 날이었다. 집결지인 누사 중앙 버스 정류장에 짐을 챙겨서 나갔다. 우리 말고도 여러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꽤 커다란 버스(30인승?)가 정류장으로 들어왔고 아주 프리 하게 보이는 인솔자 분께서 내려서 우리를 맞이해 주셨다. 버스를 타고 간단한 오늘 일정 설명을 들으며 출발했다. 우리 가족은 살짝 긴장했지만 그 이상의 기대와 설렘이 가득했다.


강이 나타나면서 이동식 다리에 버스가 올라탔고 곧 이동식 다리가 우리 버스를 강 건너편으로 넘겨주었다. 왜 다리를 안 만들었을까 생각이 들면서도 신기한 경험이었다.


그러고는 해변으로 진입했다. 원래 4륜 구동 차량만이 해변을 달릴 수 있다고 들었기 때문에 좀 이상했다. 곧 프리 하신 우리 인솔자께서... ‘이 버스는 4륜 구동으로 개조된 차량이야~’ 라며 신나게 설명하시고는 엄청나게 달려주셨다. 하하. 해변 도로를 달리는 버스는 해변의 사람들과 같이 달리는 4륜 구동 차량의 시선을 받기 충분했다.


한참을 해변을 달리어 ‘더블 아일랜드 포인트’에 도착했다. 말 그대로 두 섬이 만나는 곳이었다. 그 광경이 정말 아름다웠다.


돌고래 보러 갈 버스를 기다리며



마지막 화장실을 다녀와서는 카약이 놓여있는 바닷가에 도착했다. 프리 한 우리 인솔자와 비슷하게 프리 한 다른 인스트럭터 2분이 카약 타기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 카약은 2인용이었는데, 우리 가족은 3명이었기에 나누어 탈 수밖에 없었다.


결국 나와 아들이 함께 타고, 와이프는 나중에 오신 인스트럭터와 함께 타게 되었다. 성인 2명이 함께 노를 젓는 게 기본이었으나 나는 아들 몫까지 2배로 저어 보기로 하였다.


모두 멋지게 바다로 들어갔다. 인솔자의 설명과 가이드에 따라 이동하며 바다 생물을 구경했다. 바다에 들어서자마자 가오리가 나타났다. 모두 신기해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바닷물은 정말 맑았고 이런 곳에서 야생 돌고래와 야생 바다거북을 마주친다면 정말 경이로운 순간이 될 것이었다. 처음에는 조금 힘든 감이 없지 않았지만 곧 카약킹에 익숙해졌고 힘차게 노를 저으며 따라갔다.


아들은 대견하게도 바다 위에서 구경을 하며 즐겁게 구경했다. (사실 난 바다 공포증이 있어서 마냥 견디기 쉬운 순간은 아니었지만 아빠로서 아들에게 두려움을 줄까 봐 태연한 척 열심히 노를 저었다.)


한참을 멀리 바다로 나아갔다. 인솔자분들께서 야생 돌고래와 야생 바다 거북이 나오는 포인트를 알고 있어서 그곳으로 모두를 이끌고 나가셨다. 바다에 둥둥 떠있으며 주변을 둘러보는 순간은 굉장한 경험이었다. 대자연 한가운데에 남겨진 기분이었다.


이곳저곳으로 천천히 이동을 하였다. 시간이 그럭저럭 흘러갔다. 아직 돌고래와 바다거북은 못 만난 상태였다. 그러다가...


두 인솔자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시더니 오늘은 아쉽게도 돌고래와 바다거북을 못 만날 것 같다고 했다. 이제 복귀할 시간이라고..


이때까지만 해도 바다거북과 돌고래를 몇 마리나 볼지 설레였었다



우리 가족은 좀 당황했다. 분명 98% 확률로 볼 수 있다고 했는데... ㅡㅜ 2시간 넘게 노를 저었던 온몸에 힘이 빠지는 기분이었다. 아들도 다소 실망한 눈치였다.


함께 온 다른 사람들도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여기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 같이 불만을 제기할 것이라고 확신을 했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매우 쿨했다. 그럴 수도 있지 하면서, 인솔자들에게 알겠다고 했다. 그리고 다시 신나게 카약킹을 하며 돌아가기 시작했다. 인솔자들도 돌아가면서 카약으로 파도를 타는 법을 알려주며 돌아가는 길을 즐겼다.


나는 아들과 함께 타고 있어서 다소 위험한 파도타기를 할 수는 없었지만 모두 즐기는 카약 파도타기가 무척이나 신나 보였다. 와이프는 인스트럭터와 함께 타고 있어서 덕분에 몇 번 파도타기를 즐겼다고 한다.


카약을 마치고 돌아와서도 누구 하나 불만스럽거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신선한 경험이었다. 모두 마음의 여유가 있어 보였다.


바닷가에서 준비해 간 간식과 음료로 허기를 달래고 다시 4륜 구동 버스에 올라탔다. 돌아가는 길에 ‘레인보우 비치’에 내려서 굉장한 광경을 목격했다. 엄청나게, 정말 엄청나게 많은 ‘게’들의 무리가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이 게들은 ‘군인 게’라고 하고, 모두 앞으로 걸어갔다. 인솔자는 해맑게 웃으며 그 ‘군인 게’ 무리를 손으로 들어 올려서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붉은색을 띤 게였는데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해가 지는 바닷가에서 게 무리가 이동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한참을 바라보다가 차에 올라타서는 눈을 잠시 붙였다.


집결지에 도착해서 인솔자와 인사를 나누고 버스에서 내렸다. 그때까지도 누구도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아쉬웠다고 하는 사람도 없었다. 그 분위기 속에서 우리 가족도 못 본 것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즐거운 경험을 했다는 기분이 들었다. 아들도 특별히 돌고래나 바다거북을 못 봤다고 징징대지 않았다. (참 그럴 만도 한데 안 그랬다 ^^;;;)


대자연을 느끼고 온 만큼 이곳 사람들 마음의 풍요로움을 많이 느낀 하루였다.


돌아오는 해안도로






<로코코 아침/서핑 강습/쿨룩 환불/누사 비치>


다음날은 와이프의 첫 서핑 강습이 있는 날이었다. 한번 가보고 싶었던 ‘로코코’라는 분위기 좋은 가게에서 브런치를 먹었다. 만족스럽게 아침을 먹고는 숙소에서 준비를 해서 나왔다.


꼭 해보고 싶었던 체험이기에 나와 아들은 와이프를 응원했다. 약속 장소인 한적한 바닷가에 함께 이동했는데... 너무 한적했다. 아무도 없었다.


당황한 와이프는 연락을 했고, 서핑 강습 가게는 예약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결국 예약을 했던 플랫폼 ‘쿨룩’에 연락을 해서 환불을 받기는 했으나 그 실망감과 피로감은 와이프를 지치게 만들었다.


(어제를 기억해보며)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는 한적한 비치에서 물놀이를 했다. 아들은 모래놀이에 집중했고 우리는 바닷가에서 여유를 즐겼다. 점심도 근처 푸드 코트에서 타이 음식과 초밥을 즐겼다. 다시 누사 메인 비치로 옮겨서 물놀이와 모래놀이를 계속했다. 하루 종일 바닷가에서 놀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에는 맛있는 젤라토 가게 해피아워 시간에 맞춰 산책을 나섰다. 달콤한 젤라토를 들고 헤이스팅스 스트리트의 분위기를 즐겼다.


누사에서 여유로운 하루를 보냈다. 서핑 강습 불발은 우리 기억에서 많이 사라졌다.


이곳은 정말 평화롭고 편안하고 여유로운 곳이었다.


여유로운 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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