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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Aug 10. 2020

거친 파도에서 서핑을 시도하는 와이프가 멋졌다

호주 여행 선샤인 코스트 - 누사 국립공원, 누사 비치, 헤이스팅스 스트

누사에서 마지막 3일은 따뜻하고 포근했다.


우선 교회에서 만난 아들과 동갑내기 친구가 있는 한국 가족의 초대를 받아서 다녀왔고 집에서도 바닷가에서도 함께 놀았다. 오랜만에 친구와 노는 아들은 매우 매우 신났었다.


그리고 누사 국립공원을 둘러보며 대자연을 느껴보았고 와이프의 꿈이었던 서핑 강습을 드디어 받았다!


누사에서의 마지막 3일을 남겨둔다.






<테마> 누사 여행 마무리 (19.05.08~10)

<멤버> 30대 중반 우리 부부, 6살 아들






<동갑내기 친구네 방문/누사 국립공원/보일링 팟/코알라/돌핀 포인트/누사 비치/헤이스팅스 스트리트>


그날 아침은 설레며 모두 일어났다. 주일에 만났던 아들 동갑내기 친구네 한국인 가족 댁에 놀러 가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수줍음이 많은 아들이 잘 놀 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특별히 거부감이 없어서 과일 선물을 마련해서 방문했다. (우연히도 우리 숙소와 바로 근처였다!)


우리도 타지에서 반가운 마음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즐겁게 나누었지만 아들도 친구와 뭐가 그렇게 좋은지 신나게 지치지도 않고 놀았다. 그날의 기억 덕분에 우리가 지금 이곳 호주에서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집을 둘러보며 호주의 집을 이해하고 어떤 집을 구해야 할지 모델이 되어주었고 호주에서 지내신 경험을 들으며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에게 귀중한 정보와 큰 도움이 되었다. 그때의 인연으로 한국에서 보내는 짐을 받아주셨다. (무한 감사 ㅜㅜ)


점심도 맛있게 먹고 헤어졌고 내일은 같이 해변에 놀러 가기로 하고 헤어졌다. (아이들이 너무 잘 놀아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정이었다!)


나서서는 그동안 바로 옆에 있으면서 가보지 못했던 ‘누사 국립공원’을 둘러보기로 하였다. 이런저런 포인트를 다녔는데, '보일링 팟’이라고 뭔가 끓어오르는 모습? 의 포인트도 있었고 ‘코알라’가 있는 지역도 있었다. (엉덩이만 보았지만 동물원이 아닌 곳에서 마주친 것은 처음이었다!) ‘돌핀 포인트’라고 해서 돌고래를 볼 수 있는 경치 좋은 곳이 있었는데... 30분 정도 기다렸으나 보지 못했다. ㅡㅜ 망망대해를 바라보느라 아마 돌고래가 있었어도 놓쳤을 것이다.  서핑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때가 되어 내려왔다.


저녁 즈음의 헤이스팅스 스트리트는 참 기분이 좋다. 여유롭게 즐기는 사람들과 여기저기서 울려 퍼지는 음악, 노랫소리도 좋다. 편안한 마음으로 거리를 산책하다가 숙소로 들어가 그날을 마무리했다.


멋진 칠면조 그림 앞에서 / 엉덩이만 보이는 코알라 / 돌고래를 찾는 매의 눈



다음날에는 아침을 먹고 누사 비치로 나갔다. 그곳에서 어제 만났던 동갑내기 친구네와 함께 놀았다. 바닷가에서 물놀이도 하고 모래놀이도 하면서 엄마 아빠 아이들 모두 편안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사실 점심은 별 계획이 없었는데 한번 더 초대를 해주셔서 맛있는 고기 점심을 대접받았다.


아들은 덕분에 한번 더 친구와 친구 집에서 신나게 놀았다. 늦은 오후가 될 때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정말로 인사를 하고 언젠가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라며 헤어졌다. (그러고 나서 약 2달 만에 실제로 다시 만났다! 정말 기적이 아닐 수 없었다. 우리가 호주에 오게 된 이유와 그 과정은 나중에 따로 남기겠다.)


우리 가족 모두 긴 호주 여행의 마지막에 편안하게 쉰 느낌이었다. 아마 이 즈음에 모두 ‘호주에서 살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각자 했을 것이다.


바다, 숲, 강






<서핑 강습/베티스 버거/할머니 수영 도우미/누사 비치/헤이스팅스 스트리트>


마지막 누사에서의 하루는 바로 ‘서핑 강습’을 받는 날이었다. 저번에 불발로 아쉬워했던 와이프가 이번에는 꼭 성공하길 바라며 약속된 해변으로 가족이 총출동했다. 다행히 다른 사람들이 있었고 와이프는 곧 수업에 투입되었다. 나와 아들은 근처 해변에서 자리를 잡고 놀면서 와이프를 응원했다.


그때 나는 이런 생각을 했었다.

‘정말 와이프는 대단한 사람이야, 무섭고 두려울 수도 있는데 하고 싶기 때문에 저렇게 행동할 수 있다니!’


아들에게도 네 엄마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알려줬다. 약 2시간 동안의 강습은 꽤 흥미진진해 보였다. 나중에는 실제로 파도를 타며 보드 위에 서는 실습을 반복하게 되었는데 그중 여럿은 이미 힘들어서 포기하고 쉬고 있었다.


와이프는 끝까지 시도를 하며 거의 서는 정도까지 성공했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상체를 번쩍 들어 올릴 힘이 좀 부족해서 완전하게 서는 게 힘들었다고 한다. 운동을 더 하고 시도해야겠다고... 그래도 거친 파도에서 서핑을 시도하는 와이프가 멋졌다.


고난의 길을 떠나는 파랑 / 파도는 파랑을 싣고 / 일어섰을까



지친 와이프와 우리는 해변에서 자리를 잡고 마지막 날답게 늘어져라 쉬었다. 중간에 휠체어를 타고 오신 할머니가 수영을 하러 오셨다. (할아버지와 함께) 괜히 불안한 마음에 어쩌나 싶어 하다가 한번 가보라는 와이프의 말에 용기를 얻고 할머니, 할아버지 곁으로 다가가서 도와드릴 게 있는지 여쭸다. 할아버지가 정말 반갑게 고맙다고 하셨고, 나 말고도 다른 신사분이 오셔서 둘이서 할머니의 바다 수영을 도왔다. 다리가 불편하신 할머니께서는 멋지게 바다로 뛰어들어 한동안 수영을 하셨다. 그리고는 다시 돌아오셨는데, 바다가 어땠냐고 여쭤보니 아주 멋졌다고 하셨다. (이런 긍정적인 마인드가 참 대단하고 부러워 보였다) 다른 신사 분과 나는 할머니를 다시 휠체어에 앉혀드리고는 바닷가 위로 모셔다 드렸다. 다리가 불편하신데도 바다를 사랑하시며 실제로 수영을 즐길 수 있는 노인분들을 보며 ‘나도 나중에 저럴 수 있을까?’ 등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점심은 해변 근처 햄버거 집에서 테이크 아웃을 해서 먹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베티스 버거’였고 나름 맛집이었다. 그때 먹은 버거와 감자튀김은 정말 맛있었다. 특히 한정판 피시 버거는 끝내줬다.


늦은 오후까지 바닷가에서 마지막 날을 불태우다가 숙소에서 고기 파티를 했다. 아쉬운 마음에 산책을 나서서 노랫소리가 나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모두 즐거운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는데 우리도 샹그릴라, 밀크셰이크(아들용), 추로스를 시켜서 냠냠하며 마지막 저녁을 보냈다.


이때의 마음과 설렘으로 다시 이곳에 올 수 있을 날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며 누사에서의 마지막 밤이 깊어갔다.


바로 서핑을 배우는 아들 / 누사 비치 / 마지막 날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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