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록Joon Aug 15. 2020

'OO는 고구마를 못 먹어서 죽었데!'

옛날이야기 노래와 이야기

요즘엔 주로 내가 아들에게 읽은 아동용 소설 (주로 로알드 달 작품)을 잠자리에서 조금씩 이야기해주고 있다. 많이 고맙게도 어떤 이야기해도 귀를 기울이며 집중해서 이야기 하나하나 반응하며 들어준다. 내가 살면서 내 이야기에 이렇게 온몸으로 집중해주는 사람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다.


그리고 또 고마운 것은 다음 이야기를 아주 나중에 다시 이어서 해주더라도 그 이전의 이야기를 정확하게 다 기억해준다는 점이다. 이야기를 했던 나보다도 더! @.@


최소한 나도 이 고마운 청중의 말은 집중해서 듣도록 해야겠다.


요즘엔 내가 다른 생각을 하거나, 딴 데를 보고 있으면 바로 불호령이 떨어진다.


‘아~빠~~!!'






20171004


굴렁쇠 어린이 집에서는 모둠 시간, 잠자기 전 시간 등에 '옛날이야기'를 많이 들려주는 것 같다.


준영이도 이젠 말이 늘어 가면서 우리에게 듣는 것도 있지만, 반대로 '옛날이야기 좀 해줘 준영아~' 하면 종종 해주기도 한다.


그런데 시작하기 전에 꼭 하는 노래가 있는데, 이게 참 재밌다.  


‘옛날 옛적에 굴렁쇠에서 옛날이야기 듣다가 너무 웃겨서 배꼽 빠졌네. 얘들아 얘들아 조용히 해봐 이제부터 옛날이야기 시~~~ 작'


아마 가사가 틀릴 것이다. 매번 같이 부르고 싶은데, 가사를 틀려서 준영이가 그거 아니라고 한다.


무튼 이 노래 마치고, 구수한 (??)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게 패턴이 있다.


시작은 등장인물들이 줄줄이 끝없이 나온다. 대부분 동물들이다, 준영이가 좋아하는.


'옛날 옛적에 사자랑, 악어랑, 하마랑, 호랑이랑, 상어랑, 고래랑.... 살았데~'


그리고는 꼭 위험인물이 등장한다. 그건 그때그때 다르다.


'그런데, 갑자기 OO가 나타났데!'


그리고는 등장인물 중 누군가를 잡아먹는다! ㄷㄷㄷ


'OO를 잡아먹었데!'


그리고 하이라이트에서는 꼭 '고구마'를 못 먹는다! (?!?!)


'OO는 고구마를 못 먹어서 죽었데!'


그리고는 대부분 이야기가 끝이 난다.


'자 이제 끝~~'


이야기의 재미도 재미지만, 구성지게 이야기를 주욱 끌고 나가면서 마무리를 짓는 모습을 보면 참 신기하고 대단하다. 굴렁쇠 덕분인 것 같다.


종종 읽어 준 책의 이야기를 기억해서 준영이가 말해주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책이 내용과 다르게 이야기를 하면, 대개 준영이가 ‘그거 아니야~'라고 하며 정정해 준다.


당장은 아니지만, 스스로 책을 읽을 때가 되어, 함께 도서관을 가는 날을 바라본다.


그래도 지금처럼 옛날이야기를 나누며 이야기를 하는 게 더 정겹기는 하겠지만. 하하. 



* 아빠로서 모자라고 부족한 저에게 큰 가르침을 준 공동육아 어린이집과의 인연은 믿기지 않는 행운이었습니다. 함께하는 육아를 알아가는 여정을 담은 '공동육아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것의 시작을 전 소중하게 여깁니다. 처음 아빠로서 스스로를 자각하고 돌아보게 만든 그곳이 그렇습니다. 그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어진 변화의 일대기는 제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에 담겨있습니다. 변화를 원하신다면 권해봅니다. 또 누가 변할지 모르니까요.

※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아빠 육아 업데이트』를 바로 만나보세요!


아기 타조 스타일 시절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도대체 뭐야?



세상에 필요한 변화를 만드는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교보문고 https://bit.ly/3u91eg1 (해외 배송 가능)

예스24 https://bit.ly/3kBYZyT (해외 배송 가능)

알라딘 https://bit.ly/39w8xVt

인터파크 https://bit.ly/2XLYA3T

카톡 선물하기 https://bit.ly/2ZJLF3s (필요한 분이 떠올랐다면 바로 선물해보세요!)

세상에 제가 쓴 책이 나왔습니다. 애만 만들고 아빠인 척하던 제가 변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아닌 척 모른 척했지만 저도 그저 엄마가 애를 키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많아져서 함께하는 육아가 당연해지는 날을 꿈 꿉니다. 책 표지에 적어 둔 것처럼 인세 수익은 모두 필요한 아이들에게 기부합니다. 다른 욕심 없이 오로지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져서 세상이 변하길 바랍니다. 아이가 있거나 아직 없거나 다 컸거나 심지어 없을 예정이어도 읽으면 좋습니다. 엄마 아빠가 함께하는 육아를 아이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이해해야만 바뀌기 때문입니다.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필요한 분들에게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순간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쁩니다.






이 브런치는 이런 곳입니다.

이 작가와 책을 만나보자!

매거진의 이전글 하루에도 몇 번씩 까먹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