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록Joon Aug 17. 2020

노래방 -> 수영장 -> 수족관

잠들기 전 놀이

지금 이곳 호주에서도 우리 침실은 퀸 사이즈 침대와 킹 싱글 사이즈 침대가 함께 놓여 있다. 에너지 넘치는 아들은 자기 전까지 놀다가 침실로 들어오면 다시 새로운 놀이가 시작된다. 잘 시간임을 알려주고 차분하게 책 읽다 자야 함을 부탁해도 그 흥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모두 이런 거 맞죠?)


새롭게 개발한 놀이들도 생겼다. 동굴 놀이, 바다 놀이 등등 내겐 이해하기 어렵다. 함께 하길 원해서 최선을 다하지만 거의 항상 아들 마음에 들지는 않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나도 침대에서 잠자기 전, 일어나자마자 하는 놀이를 동생과 즐겼던 것 같다. 원래 아이들은 통통 튀는 침대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닐까? 난 바닥에 요를 깔고 자는 것도 좋아하는 데 그러면 좀 더 얌전히 잘 수 있으려나 싶다.


어찌 되었든 나랑 아들은 베개에 머리만 닿으면 바로 잠드는 스타일이라서 불 끄고 눕히기만 하면 상황은 곧 종료된다. 어제 꿈나라 가기 직전 아들이 내게 해 준 심쿵 멘트가 생각났다.


‘아빠 내 쪽으로 꼭 붙어줘.'






20171007


요즘엔 준영이 취침 시간이 거의 10시까지 늦어졌다. 태어나서 거의 2년 넘게 8시 30분까지 씻고 9시 내외로 잠을 재우고 잤었는데 이젠 커 가면서 에너지가 넘쳐서 그런지 그렇게 일찍 재우기가 쉽지 않다. 하하.


잘 준비를 다해서 침실로 엄마, 아빠 중 한 사람이 데리고 들어가면 약 30분 정도는 ‘잠자기 전 놀이’를 같이 해야 한다. 무슨 놀이를 하는지는 그때마다 다른데, 대략 요즘엔 이러하다.



우선, 노래를 부른다.


애창곡부터 최근에 푹 빠진 노래까지 레퍼토리가 있다.


나는 가사를 제대로 아는 게 많이 없어서 서포트가 안되므로 길어지지는 않지만, 엄마 파랑이 재우러 가면 엄마와 함께 여러 곡을 부르곤 한다.



다른 건, 수영장 놀이다.


베개랑 이불로 수영장을 만들고는 그 안에서 수영을 하는 것이다.


지금은 우리 부부 킹사이즈 베드와 준영이 싱글 사이즈 베드가 안방에 바로 붙어 있어서, 넓게 수영하며 놀기에는 최적이다.


가끔 같이 도와주거나 놀다가, 베개나 이불을 준영이가 원하는 위치에서 움직이게 되면 아주 싫어하며 '그러면 안되는데~'라고 짜증을 낸다. 원위치를 바로 시키면 조금 나아지는데, 대부분 원위치를 알 수 없어서 힘들어 지곤 한다. (아마도 원위치는 이미 관계없는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요즘 자주 하는 수족관 놀이다!


바닷속 동물들을 정말 정말 좋아하는 준영이는 자기 전에도 침실을 바닷속 동물로 채우고 싶어 한다.


그래서 본인과 같이 자는 엄마 아빠를 바닷속 동물로 지칭하고 흉내 낸다. 저번에는 준영이가 '나는 불가사리고, 아빠는 조개야~'라고 하며 역할극(?)을 하자고 했다. 아마 그냥 그때그때 생각나는 동물들로 지정해 주는 듯싶다. 조개는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될 것 같아서, 누워있다가 바로 다른 동물로 바뀌었었다.


요즘엔 아는 바닷속 동물들이 정말 많고 다채로워져서 깜짝깜짝 놀란다. 망치 귀상어, 깃대돔, 개복치 등등 책 보고 듣고 한 것들을 잘도 기억했다가 써먹곤 한다.



언제까지 같이 자면서 이렇게 잠자기 전 놀이를 같이 할 수 있을까 싶지만 가끔은 그냥 바로 잠들어 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오늘도 엄마랑 뭐라 뭐라 하면서 재잘대다가 잠든 것 같다.


잘 자라 우리 아들!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도대체 뭐야?


한복 미소 / 아이스크림 미소 / 진지한 기도



* 아빠로서 모자라고 부족한 저에게 큰 가르침을 준 공동육아 어린이집과의 인연은 믿기지 않는 행운이었습니다. 그동안 함께하는 육아를 알아가는 여정을 담은 '공동육아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것의 시작을 전 소중하게 여깁니다. 처음 아빠로서 스스로를 자각하고 돌아보게 만든 그곳이 그렇습니다. 그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어진 변화의 일대기는 제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에 담겨있습니다. 변화를 원하신다면 권해봅니다. 또 누가 변할지 모르니까요.

※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아빠 육아 업데이트』를 바로 만나보세요!



세상에 필요한 변화를 만드는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교보문고 https://bit.ly/3u91eg1 (해외 배송 가능)

예스24 https://bit.ly/3kBYZyT (해외 배송 가능)

알라딘 https://bit.ly/39w8xVt

인터파크 https://bit.ly/2XLYA3T

카톡 선물하기 https://bit.ly/2ZJLF3s (필요한 분이 떠올랐다면 바로 선물해보세요!)

세상에 제가 쓴 책이 나왔습니다. 애만 만들고 아빠인 척하던 제가 변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아닌 척 모른 척했지만 저도 그저 엄마가 애를 키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많아져서 함께하는 육아가 당연해지는 날을 꿈 꿉니다. 책 표지에 적어 둔 것처럼 인세 수익은 모두 필요한 아이들에게 기부합니다. 다른 욕심 없이 오로지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져서 세상이 변하길 바랍니다. 아이가 있거나 아직 없거나 다 컸거나 심지어 없을 예정이어도 읽으면 좋습니다. 엄마 아빠가 함께하는 육아를 아이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이해해야만 바뀌기 때문입니다.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필요한 분들에게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순간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쁩니다.






이 브런치는 이런 곳입니다.

이 작가와 책을 만나보자!

매거진의 이전글 'OO는 고구마를 못 먹어서 죽었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