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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Aug 21. 2020

나 초콜릿 케이크 안 좋아해

황금연휴 1 - 마라톤 금메달, 국립 해양생물자원관, 숨바꼭질

‘황금연휴’라는 말이 많이 어색하다. 예전만큼 설레지도 않는다. 늘 연휴 같기 때문인 것 같다.


작년 내 생일에 한 후배가 말했다. ‘형님은 매일이 생일 같겠어요~!’


그러고 보니 늘 생일 같고, 늘 연휴 같다.


따로 시간을 내어 아들과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늘 아들과 함께 하며 오히려 따로 시간을 내어 이렇게 나 스스로 지낸다.


이런 순간들이 영원할 수 있을까? 앗, 또 쓸데없는 영원 타령을 하고 말았다.


지금이 좋으면 되었다. 그럼 다음 지금도 좋을 것이다.






20171017


평생에 다시는 누리기 힘든 추석 황금연휴가 어느새 지나갔다. 언제 그렇게 쉬었었나 싶을 정도로 벌써부터 기억이 잘 안 난다. 준영이와의 주옥같고 폭풍 같은 일화들이 많아 잊어버리기 전에 남기고자 한다.



1. 마라톤 완주 금메달


분당 율동공원에서 지역 공동육아 연합으로 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어른 걸음으로 걸어도 40~50분 걸리는 약 3Km 호수 한 바퀴 돌기였는데, 준영이가 완주했다고 하셨다. 


그래서 당당하게 금메달을 받아왔다. (근데 그 금메달은 어디 있지?) 4세 반 행복한 방 아이들 모두 함께 으쌰 으쌰 완주했나 보다.


기특한 녀석! 아직 동년배 대비 체격이 작지만 체력과 인내(?)로 잘 지내고 있는 듯하다.


마라톤을 마치고 용인 외가댁에 가서 푹 자고, 목욕탕도 가서 할아버지 등도 밀어드렸다고 한다. 아쉽지만 아빠랑 목욕탕은 다음에 가자~



2. 국립 해양생물자원관 방문


준영이는 바닷속 동물들에 아주 푹 빠져있다. 그래서 이번 연휴에 어디를 갈까 알아보던 중, 서천에 있는 '국립 해양생물자원관'이라는 대규모의 박물관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마침 천안이 고향이어서 내려가는 길에 서천에서 부모님이랑 동생네랑 만나서 구경도 하고 맛난 것도 먹기로 하였다. 


비가 갑자기 많이 오고, 예상치 못한 도로 정체로 좀 힘들게 도착하긴 했지만 준영이는 매우 좋아했다!


수족관이 아니라서 살아있는 바닷속 동물들을 만날 수는 없었지만, 거대한 규모에 다양한 수중 생물들을 만날 수 있어서 눈을 떼지 못하고 오랫동안 구경을 하였다. 나름 볼거리고 영상도 있고, 4D 체험(준영이는 못 탔지만..), 레고 만들기 등도 있어서 괜찮았던 것 같다.


특히 누워서 보는 바닷속 영상은 고래가 범고래한테 공격당하는 장면 때문에 준영이가 좀 무서워했는데, 나는 잘 감상했다. 말없이 집중해서 보고 있어서 감명 깊게 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엄마가 물어보니 무서웠다고 한다. ^^;;


나중에 좀 더 컸을 때 다시 와도 좋을 곳이었다.



3. 숨바꼭질 + 초콜릿 케이크 만들기


준영이 또래의 어린아이들은 구석진 곳에 숨는 것을 좋아한다. 지금 거실에 있는 이케아 텐트도 준영이 아지트이고, 커튼 뒤에 자주 숨는다.


요즘에는 어린이 집에서 ‘숨바꼭질' 놀이를 배워와서 종종 같이 하자고 하는데, 그 규칙이 특이하다. 일단 누가 술래를 하여도, 찾는 사람은 늘 아들이다.


내가 아는 방식은, 내가 술래를 해서 10을 센 뒤에 숨어 있는 준영이를 찾는 건데 이렇게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그런데 준영이가 술래일 때도, 준영이가 어디에 숨어서는 10을 센 다음에 갑자기 나와서 나를 찾는다. 그리고는 내가 다시 술래일 때도, 10을 세고 있는 내게 찾아와서는 준영이가 나를 찾았다고 좋아한다.


찾았을 때 해맑게 웃는 얼굴이 좋아서 나는 마냥 반복하지만. 하하.


그리고, 엄마 파랑과 함께 첫 베이킹을 시도하였다. 초코 하트 케이크를 만들었는데, 정말 제법 모양도 나고 맛있었다. 그런데 먹을 때가 돼서는 준영이가 ‘나 초콜릿 케이크 안 좋아해~’라고 하며 거의 안 먹었다. @.@


근데 정말 맛있어서 내가 거의 다 먹었다. 짜식 이렇게 맛있는 것을~


이렇게 황금연휴 초반을 즐겁게 보냈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도대체 뭐야?



국립 해양생물자원관 / 만들었지만 먹지 않겠다 / 알수 없는 패션



* 아빠로서 모자라고 부족한 저에게 큰 가르침을 준 공동육아 어린이집과의 인연은 믿기지 않는 행운이었습니다. 그동안 함께하는 육아를 알아가는 여정을 담은 '공동육아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것의 시작을 전 소중하게 여깁니다. 처음 아빠로서 스스로를 자각하고 돌아보게 만든 그곳이 그렇습니다. 그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어진 변화의 일대기는 제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에 담겨있습니다. 변화를 원하신다면 권해봅니다. 또 누가 변할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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