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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Aug 28. 2020

아빠, 내 방으로 와! 아쉬운 사람이 움직여야지

나쁘지 않은 세 가족 집콕 생활기 by 코로나 바이러스

07/Apr/2020


본격 집돌이 집순이 생활이 시작되었다. 우린 지금 ‘집’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야심 차게 시간표를 짰으나 역시나 아들 방의 장식물 정도가 되었고 우리 몸이 당기는 대로 놀고, 자고, 공부하고 있다.


집에 있다 보니 집안이 자주 어지러워져서 집에 있다가 병에 걸리겠다는 생각에 평소보다 청소나 정리를 좀 더 하려고 했으나... 우리 아들내미가 어지르기의 달인, 아니 신급이어서 이분만 일어나시면 아들 방은 순식간에 초토화되기 일쑤였다.


잠자기 전에는 정리하자고 설명했고, 모으고 있는 칭찬 스티커를 매일 받을 수 있다고 설득했다. 그 순간에는 눈이 반짝였지만 역시나 다음날로 미루고 미루고 하여 일주일에 1번 정도 치우게 되었다. 한번 치운 날에는 기분이 좋아져서 하루에 여러 번 치우고 정리하고 해서 칭찬 스티커를 여러 개 받겠다는 깜찍한 상상도 했었지만... 실제로 하고 말했으면 기특해서 속아주려고 했으나 역시나 말뿐이었다.


아들은 정리를 하려고 하면 여러 가지 핑계가 등장한다. 아빠 핑계, 엄마 핑계, 하다 하다 방에 있는 개미 핑계... 언젠가 한번 어질러져 있는 장난감과 책을 숨겨서 정리하지 않으면 사라진다는 것을 보여줘야겠다. (고 생각만 늘 하고 있다)




먹고는 살아야 해서 오랜만에 세 가족이 마트에 드라이브를 다녀온 날이 있었다. 


기분 좋게 나서는데, 아들이 요즘 꽂힌 ‘종이접기 책’과 색종이를 챙겨서 차에 탔다. 열심히 집중해서 읽고 접더니 마트에 도착할 즈음에 결국 차 멀미를 했다. 집에 도착할 때까지는 어떻게 어떻게 참았던 모양인데 도착하자마자 아침 먹은 것을 거실 바닥에 모두 토해내었다. 


파랑은 바닥 뒷수습하고, 나는 아들을 씻겼다. 점심에는 아들의 주문인 ‘감자 호박죽’을 파랑이 맛나게 해 주어서 먹고 좀 나아졌다. 하루 정도 더 지켜봤는데 단순 차멀미였던 듯하다. 이젠 차에 책 가지고 타지 않기로...




하루에 한 번 정도는 동네 마트 겸 산책을 하러 나가려고 하고 있다. 잠깐 나서는 이 길이 꽤 꿀 맛이다. 평소에는 당연하게 누렸던 것이 이렇게 소중하게 다가온다. 건강하게 이 시간을 잘 보내기를 바란다.


집돌이로 지내는 방법들 - 코스프레 / 온라인 예배 / 요리






아들 생활 이모저모


1. 홈러닝


나와 해오던 한글, 영어 놀이와 학교에서 제공되는 온라인 놀이 학습까지 매일매일 아빠 덕분에(?) 해나가고 있다. 아들이 이제 한글이든 영어든 스스로 문제를 파악하고 풀어갈 수 있어서 한결 수월해졌다. 실제로 집중해서 하면 하루에 2시간 안팎으로 모두 마칠 수 있다. 하지만 낙서, 딴짓 등이 항상 가미되기에 그 시간은 무한대로 늘어나기도 한다. 무튼 아직까진 즐겁게 배워나가고 있어서 다행이다.



2. 피아노 재도전?


엄마가 가르치려던 피아노에 잠깐 다시 관심이 생겼다. 제법 치는 모습이 신기하다. 하지만 끈기가 그리 강하지 못한 스승과 제자라서 아직 다시 모인 적은 없다. 내가 한 번 더 이야기를 꺼내보아야겠다.



3. 아동부 온라인 예배드리기


온라인 예배를 드린 지 오래되었는데 아들의 경우에는 많이 심심해했다. 그래서 파랑이 지인에게 소개받은 ‘아동부 온라인 예배’ 동영상을 틀어주었다. 어쩐 일인지 율동과 노래를 따라 하며 즐겁게 예배를 드렸다. 역시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 



4. 만들기, 그리기, 편지 쓰기, 작사 작곡하기??


집에서 아들은 온갖 것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원래 하던 그리기, 만들기부터 요즘엔 종이접기 책을 직접 읽으면서 하나씩 접어가고 있다. 얼마 전에는 엄마와 아빠에게 직접 쓰고 초콜릿을 넣은 편지를 주기도 했다. 그리고 어느 날은 혼자서 악보를 그리고 가사를 써넣은 ‘파도소리에’라는 노래를 만들었다. 아들의 노래를 들어보니 어릴 적부터 불러주던 ‘엄마가 섬그늘에~’를 패러디한 것이었다. 심심할 틈 없이 신나게 창작열을 뿜 뿜 하는 아들이 신기할 따름이다.


엄마 편지 / 작사작곡 노래 / 아빠 편지






아들의 말말말


1.

‘아빠~ 우리가 셀 수 있는 날은 언제 까지게?’

‘응? 무슨 소리야?

‘쓰리 헌드레즈 식스티 화이브 데이즈야~’


일 년은 365일이라는 것을 배웠나 보다. 



2.

요즘엔 놀면서, 홈러닝을 하면서 영어로 혼잣말을 한다.


‘오케이 아이 노 댓 원’


아는 게 나왔다는 뜻이다.



3.

‘아빠~빨리 2층 내 방으로 와~ 아쉬운 사람이 움직여야지~’


하하. 늘 필요한 사람이 먼저 행동해야 한다고 우리 부부가 자주 쓰는 표현이었는데 뭔가 잘못 쓰이고 있다. 자기랑 놀아달라고 올라오라는 것이다. (아빤 하나도 안 아쉬운데)



4.

‘아들~ 엄마 자는 동안 아빠한테 혼났어?’

‘응, 내가 웩해서 아빠가 웩했지’

‘이런 속담이 있어, 가는 말이 고와야?’

‘나 알아, 오는 말이 곱다!’


그렇게 잘 아는 분이 왜?? 상대는 5살 아들이다, 내가 잘못했다. ㅠㅠ


인형 따라 그리기 / 진지한 레슨 중 / 뭔가 조물락 거리기



* 매일 쓰는 진짜 일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고급 정보가 있지도 않은 아이와 지내면서 겪는 온갖 후회와 반성의 잡생각 뭉탱이 '육아 생존기'를 애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빠로서 기록하는 글을 쓰고 나면 자주 듣는 말이 있어요. 어떻게 아빠가 이런 육아 일기를 쓸 수 있냐고요. 부럽고 신기하다고요. 정말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전혀 관심 없던 전과 달라진 건 사실입니다. 그 변화의 일대기는 제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에 담겨있습니다. 변화를 원하신다면 권해봅니다. 또 누가 변할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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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제가 쓴 책이 나왔습니다. 애만 만들고 아빠인 척하던 제가 변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아닌 척 모른 척했지만 저도 그저 엄마가 애를 키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많아져서 함께하는 육아가 당연해지는 날을 꿈 꿉니다. 책 표지에 적어 둔 것처럼 인세 수익은 모두 필요한 아이들에게 기부합니다. 다른 욕심 없이 오로지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져서 세상이 변하길 바랍니다. 아이가 있거나 아직 없거나 다 컸거나 심지어 없을 예정이어도 읽으면 좋습니다. 엄마 아빠가 함께하는 육아를 아이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이해해야만 바뀌기 때문입니다.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필요한 분들에게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순간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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