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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Aug 31. 2020

아빠, 안 씻고 자면 안 돼!

화담숲 나들이 + etc.

여행을 다니면 그때의 나이, 상태, 상황에 따라 느끼는 것들이 같은 '나'인데도 많이 다르다. 어쩌면 장소와 관계없이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그 여행이 달려있는지도 모르겠다.


아이가 태어나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동안에 다니는 '여행'은 그 자람을 가장 크게 알 수 있는 시간이다. 아이는 그동안 보고 듣고 배운 모든 것을 활용해 새로움을 접한다. 그렇게 표현하는 아이를 보며 부모는 아이의 성장을 느낄 수 있다.


아이들과 다니는 여행이 이런 의미가 있는 것을 이제야 좀 알 것 같다. 다른 장소에 있음으로써 서로를 더욱더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여행’이다.






20171109


지난 주말에는 파랑의 소개로 알게 된 곤지암리조트의 '화담숲'에 단풍놀이를 다녀왔다. 나름 세 가족이 나들이를 즐길만한 (준영이가 이제 좀 커서) 수준이 되고 나서는 처음 가는 단풍놀이여서 기대가 컸다. 사전 예매가 필수인 성수기 기간이어서 준비도 미리하고, 준영이에게도 일주일 전부터 알려주었다. 그날 하루 종일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일어나서..


설렘에 부스스 깨서 놀이 매트에 뒹굴거리고 있는데...


'아빠~ 안 씻고 자면 안 돼~'

'준영아 지금은 아침이고, 잠깐 누워있는 거야~'

'아냐~ 아빠가 안 씻고 저번에 잤어~ 일어나~'


아.. 그래 저번에 한번 그냥 잤었지.. 미안합니다.



새로운 장난감


굴렁쇠의 선배 조합원이 물려준 아이들 용 운동기구가 집에 왔는데 (올라가서 페달로 앞뒤로 걷는 것) 예전에 그 선배 조합원 집에 마실 가서 놀았던 기억이 있는지 한참 신나게 가지고 놀던 중이었다. 그날도 일어나서 거실에서 발견하자마자 바로 올라탔는데..


'준영아 이제 우리 단풍놀이 갈 준비 해야 하는데~'

'나 운동 좀 하고~'

'준영아 그 운동기구 OO누나가 준거 알지? 준영이도 동생들 장난감 나눠주면 어때?

'다 주면 나 속상해~ 조금만 줄래~'


기특하네 녀석.



화담숲 도착


곤지암리조트에 도착했더니 이미 사람들이 꽤 많았다. 줄 서서 기다려서 리프트를 타고 입구에 내렸는데... 계단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딱 이곳 한 곳만 그랬다) 그래서 준영이를 한 손에 안고, 유모차를 다른 손에 들고 계단을 오르는데... '아빠 힘들겠다~'라는 준영이의 응원(?) 메시지. 하하.


그나저나 리프트를 처음 타본 준영이는 매우 신기했는지... '리프트 또 타고 싶다-' 했고, 낮잠을 자다가 깨서는 ‘리프트 또 타고 싶다-' 그랬다.



단풍놀이 중


'준영아~ 단풍잎이 너무 예쁘다~'

'단풍잎은 굴렁쇠 선생님인데~' (실제로 담임선생님 별명이 '단풍잎')


'숲에서 바닷속 동물 보고 싶다~'

'준영아 여긴 나무랑 꽃들이 있는 곳이야~'

'저기 있잖아~

'어디~?'


실제로 ‘민물고기 생태관’이 있었다. @.@ 덕분에 물고기 구경도 잠깐 했다.



돌아오면서


'내가 운전할 거야~' 준영이가 갑자기 문이 열린 차의 운전석으로 돌진해서 막 버튼을 눌러서 큰일 날 뻔했다. 돌아와서는 무리를 했는지, 먹은 게 탈이 났는지 설사를 2번이나 했다. 


'준영아~ 밤에 배 아프면 엄마 아빠 깨워'

'엄마는 일어나고 아빠는 계속 자'


그래... 내가 좀 쉽게 못 일어나지... 미안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에피소드들과 함께 첫 단풍놀이를 다녀왔다.



* 아빠로서 모자라고 부족한 저에게 큰 가르침을 준 공동육아 어린이집과의 인연은 믿기지 않는 행운이었습니다. 함께하는 육아를 알아가는 여정을 담은 '공동육아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것의 시작을 전 소중하게 여깁니다. 처음 아빠로서 스스로를 자각하고 돌아보게 만든 그곳이 그렇습니다. 그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어진 변화의 일대기는 제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에 담겨있습니다. 변화를 원하신다면 권해봅니다. 또 누가 변할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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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만난 토끼들 / 감상중 뒷태 / 사진을 위해 시선 고정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도대체 뭐야?


세상에 필요한 변화를 만드는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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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제가 쓴 책이 나왔습니다. 애만 만들고 아빠인 척하던 제가 변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아닌 척 모른 척했지만 저도 그저 엄마가 애를 키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많아져서 함께하는 육아가 당연해지는 날을 꿈 꿉니다. 책 표지에 적어 둔 것처럼 인세 수익은 모두 필요한 아이들에게 기부합니다. 다른 욕심 없이 오로지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져서 세상이 변하길 바랍니다. 아이가 있거나 아직 없거나 다 컸거나 심지어 없을 예정이어도 읽으면 좋습니다. 엄마 아빠가 함께하는 육아를 아이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이해해야만 바뀌기 때문입니다.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필요한 분들에게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순간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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