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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Sep 12. 2020

몇 만장의 사진 중에 10장 고르기

생일판과 3돌 잔치@굴렁쇠 공동육아 어린이집

굴렁쇠에서 3돌 잔치를 할 때 열심히 사진을 고르고 인쇄해서 ‘생일판’을 꾸몄던 기억이 난다. ‘생일판’에 붙일 사진을 고르면서 매해 아들과의 추억을 돌아보게 되었고, 이것을 계기로 매년 앨범을 만들어서 양가에 선물하고 있다.


굴렁쇠가 우리에게 준 것이 정말 많다. 아이와 함께하는 하루하루를 항상 소중한 나날로 만들어 준 것이 그중 으뜸이다. 추억 가득했던 그 생일판은 이 곳 호주에 오면서 다른 굴렁쇠 동생에게 주고 왔다. 새로 시작하는 동생을 응원하면서!


어디서 어떻게 맞이하든 앞으로도 매년 즐거운 기억이 남는 생일이 되기를 바란다 아들.


네가 온 날은 네 옛 이름처럼 우리 모두에게 ‘축복’이 내려온 날이었어.






20171211


굴렁쇠에서 맞이하는 첫 생일잔치였다.


기존 일반 어린이 집에서는 아이들 서로 작은 선물을 주고받는 것을 준비하면 되었는데, 여기 굴렁쇠에서는 그런 선물은 준비하지 않고 ‘생일판'이라는 것을 만든다.


‘생일판’이 무엇인고 하니... 아이의 성장 스토리를 사진과 함께 꾸며서 생일 주인공이 직접 다른 친구들에게 설명을 하기 위한 소품이었다. ‘생일판'을 만들어야 하는 시기가 오자 그동안 나랑 파랑이 계속 미루어두었던 '사진 고르기'를 시작했다.


준영이 태어나서 지금까지 사진은 정말 많았다. 몇 만장이 되었다. (스마트폰 덕분) 그중에서 파랑과 내가 서로 시기를 나누어서 눈이 빠지게 고르고 골랐고, 약 80여 장을 인쇄하였다. (스스로 대단!!) 다시 그중 준영이와 상의해서 엄선한 사진을 10여 장 골랐다.


그거 외에도 파랑의 엄청난 재능을 통해, 준영이가 좋아하는 바닷속을 배경으로 어마어마한 생일판을 밤새 만들었다. 정말 밤새! 새벽에 도우려고 했지만 난 그냥 잤고ㅡㅜ (내가 그렇지 뭐...) 아침에 일어나니 정말 어마어마 한 작품이 완성되어 있었다. (정말 대단!!)


정성 가득했던 첫 생일판



이제 준영이가 터전에 가서 잘 설명하고 오면 마무리가 되는 계획이었는데... 하원하고 나서 물어보니, 정작 생일판 설명은 안 했다고 한다. (ㅠㅠ) 사진들을 직접 설명하기에는 좀 무리였나 보다. 그래도 준영이가 좋아하는 한복을 입고 가서 기분 좋게 생활했다고 한다. ('안 벗을 거야~')


그리고 근사한 친구들과 형님들 선물을 받아왔는데... 종이에 그림과 이야기를 각자 써서 축하해준 생일 편지 책이었다. 아마도 선생님들이 써주긴 했겠지만, 그 내용은 아이들이 직접 한 것이리라. 대부분 내용이 축하한다는 것과 자기 집에 놀러 와서 같이 놀자는 이야기였다. 계속 집에 가서 놀자는 이야기가 반복된다. 하하. 귀여운 녀석들!


아직은 준영이가 남의 집 놀러 가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내년에는 종종 마실을 다니곤 해야겠다.


이렇게 준영이 2번째 3돌 잔치도 끝!



* 아빠로서 모자라고 부족한 저에게 큰 가르침을 준 공동육아 어린이집과의 인연은 믿기지 않는 행운이었습니다. 함께하는 육아를 알아가는 여정을 담은 '공동육아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것의 시작을 전 소중하게 여깁니다. 처음 아빠로서 스스로를 자각하고 돌아보게 만든 그곳이 그렇습니다. 그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어진 변화의 일대기는 제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에 담겨있습니다. 변화를 원하신다면 권해봅니다. 또 누가 변할지 모르니까요.



한복입고 기분 좋은 아들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도대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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