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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Oct 18. 2020

응답하라 거기 누군가

내 글은 누가 볼까?

거의 매일 무언가 써서 공개된 곳에 올리기 시작한 지 거의 1년이 되었다. 그렇다면 누가 내 글을 볼까? 


아니 우선 얼마나 내 글을 볼까? 의외로 생각보다 많이 본다. (내 기준은 아주 저 밑에 있기 때문에^^;; - 쉽게 기분 좋아지는 방법! 기대를 낮춘다.) 조회수 기준으로만 보면 대충 500~600명 정도 매일 내 글을 본다. 


사실 단 한 명이라도 시간을 내어서 방문하고, 한 글자라도 읽어 보는 게 정말 신기하다. 어디서 찾아오시는지 대충 보면, 페이스북 / 블로그 / 브런치 / 포털 검색 이렇게 네 덩어리 정도로 이루어진다.


사실 브런치를 제외하고는 페이스북, 블로그, 포털은 개인의 글을 올리는 경우가 점점 줄어 들고 있다. 대부분이 자극적인 내용의 뉴스와 광고뿐이다. 나도 그곳에서 지인의 개인 글을 본지 오래되었다. 


그래도 그곳을 통한 유입이 꾸준히 있는 것을 보면 누군가 그곳에서 몇 안 되는 개인 글인 내 글을 보는 것 같다. 그리고 아마 누군가는 이미 보지 않거나, 차단을 했을 것이다. 별로 궁금하지 않은 내 글이 필요가 없을 테니까.






다시 처음의 의문으로 돌아가서... 누가 내 글을 볼까?


알 수 없다. 읽은 이가 반응을 안 해주면 도통 알 수가 없다. 이해한다. 나도 유용하고 재미있게 읽고 나 뒤에도 깜빡했든 의도했든 아무 흔적 없이 사라지니까.


정말 몇 안되지만 꾸준히 반응해주시는 분들에게는 이 자리를 빌려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어쩌다가 가끔 의외의 분들이 반응을 해주면 많이 놀란다.


우선 그 반응에 놀라기 전에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 먼저 놀란다. (초기 SNS 열풍일 때는 아무도 묻지도 따지지 않고 대충 서로 존재만 알아도 무조건 다 친구가 되는 시기였다.) 






아무튼 그렇다면 왜 일기장에 쓰지 않고 공개된 곳에 올리고 공유하는 것일까? 누가 읽는지 맞춰 보려고? 누가 읽나 안 읽나 가려 보려고?


이유는 하나다. 내가 그렇게 정했기 때문이고 그게 내가 정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래야만 내가 이 루틴을 이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육아일기를 쓰든 내 생각을 쓰든 읽는 것은 다른 사람 마음이지만 읽을 기회를 주고 싶은 것도 내 마음이다. 


그것으로 내가 써나갈 수 있게 해 준다면 이것은 내게 꼭 필요한 일이다. 그래서 계속 쓰고 올리고 공유한다.






급한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찾는 것이 바로. ‘지인 찬스’다. 하지만 글쓰기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고 적용하고 싶지 않다.


지인, 가족 등 내게 가까운 사람이라고 내 글을 읽는 것은 아니다. 글은 그 글을 읽고 싶은 사람이 읽는 것이다. 그래서 권하지도 않고 그들의 반응에 일일이 신경을 쓰지 않는다.


가끔 내 글을 가까운 사람들이 더 많이 봐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저 얼굴을 안다는 이유로 억지로 그들의 시간을 가지고 싶지 않다.


냉정하게 말하면 어차피 그들은 진정한 내 독자가 될 수 없다. 나라는 사람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사람으로 시작되어 글을 접하기 때문이다.


누군가 내 글로 시작되어 나라는 사람을 이해하면 좋겠다. 내가 책을 읽고 그 작가를 좋아하게 되듯이 말이다. 






여전히 누가 내 글을 읽는지 궁금하고 무슨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 그저 스쳐가는 인터넷 창일 지라도 그 찰나의 순간의 감정이 궁금하다.


그리고 제한적이지만 제공되는 반응 도구들의 흔적이 남길 원한다. 그게 의미 없이 누른 좋아요 든 고민하고 누른 좋아요 든. 아니면 반가움에 남긴 댓글이든 형식상 남긴 댓글이든 말이다.


한편으로는 어느 브런치 작가님의 말에 동의한다. ‘좋아요를 누르지 않았다고 그 글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누구든지 거기 보고 있는 그대에게 바란다.


가끔 응답해달라.


그렇다면 솔직히 기분이 더 좋을 것 같다.





이 브런치는 이런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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