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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Oct 29. 2020

어린이집에서 나갈게요

총회/교육 때 생긴 신입 조합원 탈퇴

이사장 역할을 처음 시작하면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때의 고민 많았던,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함께하려 했던 노력은 지금 돌아보면 어디서도 경험할 수 없는 값진 것이었다.


급 그리워지는 공동육아 시절이다. 아마 가끔 아들도 그렇겠지?






20180312


매년 초에는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소속되어 있는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단체 회원들의 총회가 열린다. 그리고 신임 운영진(=이사진)에 대한 교육도 함께 열린다. 총회는 모든 조합원이, 교육에는 이사진이 참석을 할 수 있다.


아무래도 모두 참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기에, 예년처럼 이사진이 대표로 총회와 교육에 참석하였다. 일정은 토요일~일요일 주말. (하하. 나는 정말 괜찮다.)


우리 운영진은 총 6명이었고 일정이 되는 아빠 4명이 나들이 가는 심정으로 즐겁게 당일 아침 출발하였다. 2시간 이동시간 동안 서로 여러 이야기를 하며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이 시간이 무척이나 소중했다)




총회


도착해서는 오전에는 아이들에게 ‘놀이’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알려주는 의미 있는 강의를 들었다. 오후에는 본격적인 총회를 진행하면서 17년의 리뷰와 18년 사업 계획/예산안 등에 대해 공유가 이루어졌다.


공공교 사무국과 현장 터전의 운영진과 생각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던 부분은 역시 민감한 부분인 ‘공공교 회비 인상'에 대한 부분이었다. 요지는 이랬다. '사무국에서는 보다 양질의 지원을 위해 인상이 불가피하므로 승인해달라.' Vs '현장 터전에서는 실질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서로 간의 팽팽한 인식 차이로 거의 2~3시간 동안 동일한 내용으로 여럿의 목소리가 오고 갔다. 내가 보기엔 분명 의견이 갈리고 있었다. 단순하게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식으로 넘어갈 수 없는 것이라고 판단되었다. 결국 투표가 진행되었고, 찬성 2 / 반대 1이라는 꽤 큰 인식의 차이를 보이며 결국 승인되었다.


많은 생각이 드는 총회였다. 사상의 기반으로서의 역할과 조합원, 교사 모집이라는 현실적인 지원의 간극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신임 운영진 교육


거의 9시가 넘어서야 각 역할별로 분과 토론이 진행되었다. 이사장 모임에 가서, 어쩌다 보니 경기동부(성남 광주) 지역 대표를 맡게 되었고 (올해 왜 이러지...) ‘갈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말 다양하고 심각하기까지 한 ‘갈등’들을 겪고 있었고 힘들게 이겨내고, 극복해 나가고 있었다. 많은 위로와 힘이 되었고 우리 터전에 대한 감사의 생각도 들었다. 정말 심각한 관계를 위태롭게 맺고 있는 터전들이 많았다. 그러면서 배울만한 경험에 의한 노하우들도 많았다. 지친 하루가 다음날로 넘어갈 때까지 계속되었다.


간단한 뒤풀이를 통해 같은 지역의 다른 터전의 운영진과 인사를 드리는 자리를 가졌다. 그리고는 쓰러지듯이 기절했다. 다음날 오전 교육은 체력적인 한계로 늦게 일어나기도 했고 해서 적당한 정신으로 적당히 듣고 복귀하였다.


복귀해서 준영이를 만나니 새삼 반가웠다. 아빠가 열심히 하고 있단다! 하하.




신입 조합원 탈퇴


사실 총회/교육 기간 동안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든 것은 다름이 아닌, 일주일 되신 신입 조합원 가구의 탈퇴 결정이었다. 등원 4~5일 때 되던 때부터 고민이 되는 부분을 털어놓으셨고, 결국 결정을 내리신 것이다.


그 이야기를 모두 상세하기 적기에는 가슴 아픈 부분이 있어 마음에 남기도록 하고 탈퇴 공지를 해주신 홍보 이사님께서 남긴 글에서 발췌한 글을 남겨본다.


굴렁쇠 홍보를 하려고 여기저기 카페 등을 보다가 어떤 공동육아 생활을 3년 하셨다는 분이 올린 글을 보았는데 맘에 와 닿는 부분이 있어 공유합니다. '공동육아도 차량 운행하나요?'라는 글에 남긴 댓글입니다.

-공동육아는 등 하원 시에 집에 가듯이 터전을 둘러보고 아이들과 이야기하고 아마들과 인사 나누는 게 매우 중요한 일상이기에 차량 운행을 하지 않습니다.

- 단순히 아이들이 외부활동을 많이 하고 많이 뛰어놀 수 있고 자유로운 분위기, 믿을 수 있는 교사, 좋은 먹거리 때문에 공동육아를 선택한다면 숲유치원이나 놀이학교 등 다른 대체할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 내 아이 남의 아이 구분 없이 함께 키우고 내 아이가 크는 곳을 내가 만들어간다는데 의미를 찾고 자부심을 갖지 않으면 생활이 많이 고되고 힘들기만 합니다.

이 댓글을 보면서 터전 생활의 자잘하고 한없이 많은(?) 일거리에 치여서 이 부분을 잊고 살지 않나 스스로 돌아보게 되어 다른 분들께도 한번 공유드려 봅니다.


이렇게 우리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좌충우돌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지금 헤매고 있는 우리의 노력이 다음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도대체 뭐야?



웃다 먹다 울다
* 아빠로서 모자라고 부족한 저에게 큰 가르침을 준 공동육아 어린이집과의 인연은 믿기지 않는 행운이었습니다. 그동안 함께하는 육아를 알아가는 여정을 담은 '공동육아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것의 시작을 전 소중하게 여깁니다. 처음 아빠로서 스스로를 자각하고 돌아보게 만든 그곳이 그렇습니다. 그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어진 변화의 일대기는 제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에 담겨있습니다. 변화를 원하신다면 권해봅니다. 또 누가 변할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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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제가 쓴 책이 나왔습니다. 애만 만들고 아빠인 척하던 제가 변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아닌 척 모른 척했지만 저도 그저 엄마가 애를 키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많아져서 함께하는 육아가 당연해지는 날을 꿈 꿉니다. 책 표지에 적어 둔 것처럼 인세 수익은 모두 필요한 아이들에게 기부합니다. 다른 욕심 없이 오로지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져서 세상이 변하길 바랍니다. 아이가 있거나 아직 없거나 다 컸거나 심지어 없을 예정이어도 읽으면 좋습니다. 엄마 아빠가 함께하는 육아를 아이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이해해야만 바뀌기 때문입니다.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필요한 분들에게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순간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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