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록Joon Nov 10. 2020

왜 공항에 고래상어가 없어?

두 번째 오키나와 여행

이때가 그때였다.


아들은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고래상어가 없다고 실망했던 그때.


한국 운전면허증을 놓고 온 내가 먼지가 되도록 털렸던 그때. (누가 그랬을까요~?)


함께 첫 해외여행을 오셨던 장인 장모님께서는 아직도 ‘먼지가 되어’ 노래가 나오면 그때의 내가 생각나서 안쓰러워하신다.






20180404


올해 첫 해외여행을 준영이 덕분에 다녀왔다. 약 1년 전 오키나와에서 보고 온 커다란 고래상어가 또 보고 싶다는 염원을 담아서 장인, 장모님(준영이에겐 용인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가자고 말을 꺼낸 게 올해 초 구정이었다. 그렇게 기획된 오키나와 여행을 3월 말~4월 초 따뜻한 초여름이 시작되는 날씨에 다녀왔다.


모든 것을 파랑이 준비했다. 공항, 숙소, 여행지, 먹거리, 기념품 샵, 렌터카, 포켓 와이파이, 국제면허증 모두! (대단 대단 대단 x 10000000) 기억이 나는 대로 쭈욱 남겨 놓으려고 한다.


가는 비행기에서 준영이는 꿀잠을 잤다. 뒷 좌석의 비슷한 연령대의 아이는 2시간 내내 소리를 질러댔지만 다행히 깨지 않았다. 


도착해서 렌터카를 빌리러 갔는데 국제면허증만 있으면 되는 줄 알고, 파랑이 챙겨놓은 한국 운전면허증을 내가 굳이 차에 따로 놓고 내린 것을 발견했다. 헉 ㅡㅜ  다행히 장인어른께서는 가지고 계셔서, 많은 질타가 있었지만 빌리지 못하는 상황은 아니었는데... 결국 알고 보니, 한국 면허증은 필수가 아니었다!!


급 반전! 분위기는 다시 화기애애. (준영이는 나하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고래상어가 없다고 불만을 표현했다.)


저녁 즈음에 도착한 첫 번째 숙소는 완전 대 만족이었다! 가정집 분위기의 두 가족이 함께 묵는 식이었는데, 현지 분위기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첫 끼니인 가성비 좋은 회전초밥집에서도 정신없이 배를 채웠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는 모두가 좋아하는 로손 편의점에 들려서 내일 아침거리를 엄청나게 담았다.


오키나와 도착, 근데 고래상어는?



피곤함에 모두 푹 잠들고 맞은 다음날 아침, 모두 컨디션이 좋았다. 짐을 싸서 차에 싣고 여행의 발단이 되었던 ‘추라우미 수족관'으로 달렸다. 가는 내내 준영이는 ‘고래상어' 볼 생각에 들떠 있었다.


드디어 도착한 그곳! 입구부터 ‘고래상어'를 찾던 준영이는 드디어 만났다. 얼굴에 화색이 돌면서 흥분했다. 그런데 그 흥분도 얼마 가지 못했는데....ㅡㅜ 너무 좋아서 막 뛰어다니다가 손에 쥐고 있던 콩알 초콜릿을 모두 바닥에 떨어뜨리고는 억울해하며 기분이 안 좋아졌다. 결국 마지막 선물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고래상어' 인형을 찾기 전까진 울상이었다.


다시 만난 고래상어 삼매경



기분이 좀 풀린 상태에서 야외로 나와서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거대한 정글짐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았다. (딱딱한 재질이 아닌 탱탱한 밧줄로 만들어져서 아이들이 마음껏 몸으로 놀 수 있는 신기한 곳이었다)


밥을 먹고 근처 호텔로 짐을 풀러 갔다. 지난 오키나와 여행에서 마지막 밤을 보냈던 그곳이었다. 운영 중인 ‘대욕탕'이 온천처럼 꾸며져 있어서 아들과 첫 목욕탕을 가게 되었다. 할아버지랑 갔던 경험이 있어서 제법 익숙하게 놀았다.


그리고 대형마트에 가서 다른 분들은 쇼핑을 하고 나랑 준영이는 게임센터에 가서 준영이가 좋아하는 ‘바닷속 물고기 인형 뽑기'를 했다. 운이 좋게도 여러 번 성공을 하자... ‘아빠 정말 최고야!!'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끊임없이 계속하자고 해서 설명하고 설득하는데 좀 어려움이 있었다. (나중에 도박은 절대 하지 말자) 그렇게 숙소로 기분 좋게 돌아와서 푹 잠들었다.


고래상어고 뭐고 놀이터가 최고! / 그리고 뽑기가 더 최고!!



다음날은 오전에는 근처 섬으로 대교를 타고 가서 오션타워에 올라서 멋진 바다를 보며 사진도 찍고 조개로 만든 거북이 인형도 샀다. 그리고 다시 공항 쪽 호텔로 가는 길에 옛날 오키나와 왕국의 빨간 성 ‘슈리성'도 구경했다. 차를 반납하고 여행의 하이라이트 ‘국제거리'에서 저녁을 맞이했다.


와규를 마음껏 먹기 위해 찾은 고깃집 앞에서 준영이는 피곤했는지 유모차에서 잠들었는데 그 시끄러운 고깃집에서도, 2차로 간 이자카야에서도 한 번도 안 깨고 쿨쿨 잤다. 덕분에(?) 우린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파랑이 폰과 지갑을 이자카야에서 놓고 올 정도로.. 결국 찾았음)


먹고  자고



다음날은 각각 자유여행을 하면서 서로의 취향대로 즐겼다. 우리는 도자기 거리를 다니면서 여유로움을 만끽했다. 마지막 밤을 아쉽게 마무리하고, 다음날 마지막 만찬으로 철판 해물/소고기 요리를 끝으로 긴 오키나와 여행을 마쳤다.


문어와 닭



수확이라고 하면... 준영이가 오키나와와 추라우미 수족관의 차이를 알게 되었다는 점? 하하.


돌아와서도 ‘다음에 오키나와 또 가자~’하는 준영이와 파랑을 보니 조만간 또 갈 것 같다.


* 아빠로서 모자라고 부족한 저에게 큰 가르침을 준 공동육아 어린이집과의 인연은 믿기지 않는 행운이었습니다. 함께하는 육아를 알아가는 여정을 담은 '공동육아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것의 시작을 전 소중하게 여깁니다. 처음 아빠로서 스스로를 자각하고 돌아보게 만든 그곳이 그렇습니다. 그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어진 변화의 일대기는 제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에 담겨있습니다. 변화를 원하신다면 권해봅니다. 또 누가 변할지 모르니까요.

※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아빠 육아 업데이트』를 바로 만나보세요!


다음에 언제 또 와?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도대체 뭐야?






이 브런치는 이런 곳입니다.

이 작가와 책을 만나보자!


매거진의 이전글 왜 손 안 씻고 잤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