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명 사용과 색깔 놀이
지금 내 닉네임 초록Joon의 시작은 3년 전 공동육아에서 사용하던 별명을 정하던 그때였다.
나름 우리만의 에피소드는 세 가족이 신호등 색깔(빨강, 초록, 노랑)이 될 뻔했으나 아들의 배려로 와이프가 다행히 파랑으로 변경되었다는 것이다. 홍카소 아들의 색깔 사랑은 저 때부터였나 싶다
20170501
공동육아에는 몇 가지 규칙/규범이 있는데, 그중 한 가지가 아마(아빠 엄마)들이 '별명'을 사용하여 서로를 부르는 것이다.
상호 평등 문화를 위해 나이와 관계없이 별명을 부르며 지낸다. 아이들도 다른 아마들을 별명으로 편하게 부른다. 물론 선생님들도 별명이 있고 이것으로 서로 소통한다.
사실 이 문화가 제일 낯설었던 풍경이었다.
지금이야 두 달 정도 지나서 익숙하지만 처음 면접을 보러 왔을 때,
(그렇다. 우리는 면접을 통해 당당히 합격한 멋진 부모다!)
면접 위원인 이사진과 대표교사께서 각자의 별명으로 소개를 할 때,
이게 무슨 술자리 게임인가 했다.
(0000000~ 자기소개 하기~ )
입학을 하면서 우리 부부의 별명을 지어야 할 때가 현실로 다가왔다. 며칠 고민을 했는데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바로 그때, 우린 준영이한테 물어보기로 했다!
마침 준영인 그때부터 '색깔 놀이'에 푹 빠져있었다. 그래서 얻게 된 우리의 별명은 나는 '초록', 와이프는 '파랑'이었다. 그리고 비공식적으로 준영이는 '노랑'이다.
준영이가 제일 좋아하는 색깔들로 매칭을 해준 것이었다.
(사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는데, 엄마가 처음에는 ‘빨강’으로 우리 세 가족이 신호등 색깔이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빨강'이라는 색깔에 다른 의미도 내포되었기에..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바꾸게 되었다. 우린 그런 사람들이 아니다.)
그래서 지금은 매우 별명에 익숙하다. 다름 모임에 가서도 별명으로 소개하지 않도록 한 번씩 더 생각할 정도이다. 하나의 이름이 더 있다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고 매우 즐거운 생활이다. 그리고 준영이도 엄마 아빠의 별명을 매우 마음에 들어하고, 요즘도 즐겁게 색깔놀이를 매우 열심히 하고 있다.
요즘 풀지 못한 수수께끼는...
분홍색과 핑크색의 차이이다. ㅡㅜ 분명 준영이는 본인의 기준으로 이를 구분해 낸다.
우리는 매번 틀린다.
* 아빠로서 모자라고 부족한 저에게 큰 가르침을 준 공동육아 어린이집과의 인연은 믿기지 않는 행운이었습니다. 함께하는 육아를 알아가는 여정을 담은 '공동육아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것의 시작을 전 소중하게 여깁니다. 처음 아빠로서 스스로를 자각하고 돌아보게 만든 그곳이 그렇습니다. 그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어진 변화의 일대기는 제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에 담겨있습니다. 변화를 원하신다면 권해봅니다. 또 누가 변할지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