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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Nov 27. 2020

오늘은 내가 어린이집 요리사!

첫 꼬까신 아마 활동

첫 꼬까신 아마 활동 일지.


지금은 영원히 계실 것 같았던 꼬까신이 안 계신 터전, 상상이 안된다.


몇 번 더 아마 활동을 했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때의 아들은 사진으로 이렇게 남아있는데 아들의 기억은 어떻게 남아있을까?






20180419


굴렁쇠 공동육아 어린이집에는 ‘아마 활동'이라는 특별한 참여 활동이 있다. 바로 교사분들이 자리를 비울 때 아마(아빠+엄마)들이 일일 교사를 하는 것이다. 


각 가구별로 돌아가면서 하는데 작년에는 파랑이 혼자서 했고, 이번에는 내가 혼자 하겠다고 해둔 상태였다. 그러나... 결국 파랑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함께 하게 되었다 ^^;; (고마워요)


자세한 이야기는 굴렁쇠 홈페이지에 남긴 ‘아마일지'로 남겨본다.


잊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좀 더 굴렁쇠와 친해진 기분!


같은 방 친구들과 - 신발 신기 도와주기 / 뭔가 먹여주기 / 귀찮게 하기



꼬까신 아마 일지 (2018.04.18)



지난주 처음으로 하게 된 아마 활동이 '꼬까신(영양 담당 선생님) 아마'가 되었네요~ 원래 처음에는 파랑에게 '나 혼자 할 수 있어!'라고 했었지만... 다가올수록 뭔가 사고를 칠 것 같은 예감에 도움을 요청했어요. ㅎㅎ


그래서 진행된 '초록 + 파랑' 꼬까신 아마! (이런 적이 처음이었다고 아이들이 집에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 엄마 아빠도 같이 아마 했으면 좋겠다고 한다고 ㅡㅜ 의도치 않았지만 죄송합니다)


전날 파랑이 정해준 레시피별 할 일을 머릿속에 넣어두고 잠이 들었어요. (넣어둔 정보는 자면서 다시 나옴)




아침에 유난히 기분 좋은 준영이와 세 식구가 터전에 도착! 아이들과 기분 좋게 인사하고 (너무 반갑게 맞이해 주었어요~) 일찍 온 아이들과 살짝 놀아주다가 선생님들이 오시면서 주방으로 나왔어요.


든든한 파랑이 미리 준비한 재료를 꺼내 주고, 전날 정한 레시피 역할대로 할 일을 분배해 주었어요 (네, 이건 분명 파랑 아마에 가까운 형태입니다. 인정합니다.)


점심 반찬은 '애호박 새우젓 볶음, 동태전, 로메인 겉절이 + 터전 김치' 였어요. (터전 김치 너무 맛있어요 그것만 있어도 밥 많이 먹겠더라고요)


 자연에서 자라는 아들



마음의 준비를 하던 중, 아이들이 모두 등원해서 모둠이 시작되었어요. 준비해둔 이야기 책을 주섬주섬 들고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어요. 다행히 아이들이 집중을 잘해주어서 끝까지 이야기를 잘할 수 있었어요~(고마워 ㅡㅜ)


그리고 아이들은 '초록~파랑~ 다녀올게~' 인사를 하고 나들이를 떠나고... 이게 본격적인 Blue Chef와 Green Assistant의 요리가 시작되었어요.


뚝딱뚝딱, 다른 것 보다도 동태전이 정말 맛있더라고요~ (익었는지 보려고 먹었습니다. 딱 한 개요)


둘이 하는 덕분에 바로바로 정리도 하고 훨씬 수월하게 했다고 파랑이 그러더라고요~ (ㅇㅇ 다음에도 혼자는 못하겠다 ㅎㅎ)


오전 나들이


아이들이 오는 소리가 들리고... '초록~ 파랑~ 다녀왔어~' '맛있는 냄새가 난다~'


씻고, 옷 편하게 입고 모였습니다~ 형님들은 스스로 2층에서 밥 먹을 준비하고 내려오는 걸 보니 부럽더라고요. 친구들이 다 올 때까지 기다려주는 모습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_@


모두 모여서 노래 부르고 식사 시작~ 다행히 모두 맛있게 먹어주었어요~ (파랑 감사 감사~) 아이들이 많이 먹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제가 밥을 좀 많이 담아주었는데도 모두 끝까지 먹어주었습니다 ㅎㅎ


먹는 대로 자기 그릇과 수저를 싱크대로 가져다 놓는 모습에 다시 한번 놀라고! 다 먹고 양치질하고 이불 깔고 하나둘씩 잠이 들었어요~


집중



이제 파랑을 보내줄 시간이 되어 놓아주고... (가서 반나절이라도 놀아라.. 그래야 나도 할 말이 있고 너도 기분이 좋고 윈윈 이니까!) 설거지를 하고, 간식(가래떡 김말이 + 사과) 재료를 확인하고 잠깐 쉬려고 2층 블럭방에 올라가서 드러누웠어요.


몇 분 안된 것 같은데 몇몇 친구들이 잠에 깨서 저를 깨우러 왔어요 ㅎㅎ (내가 여기 있는걸 어떻게 알았지? ㅜㅜ) 친구들과 교사 방에 내려가니 이제 슬슬 깰 시간이 되었다고 하셔서 행방부터 커튼 쳐주고 도와주면 된다고 하셨어요~


행방(행복한 방 - 4세)은 먼저 일어난 친구를 필두로 하나둘 일어나서 이블도 개고, 옷도 잘 갈아입었어요. 즐방(즐거운 방 - 5세)도 형님들답게 조금씩 더 자다가 일어나서 정신을 차리더라고요.


요 모습까지 보고 전 다시 주방으로 와서 간식을 준비했어요~ 떡을 뜨거운 물에 담갔다가, 바삭한 김에 돌돌 말아두고, 먹기 좋게 잘라두었어요.


이쯤에서 오전에 잘 지내던 준영이가 갑자기 떼를 쓰며 집에 가자고 합니다. (ㅜㅜ) 사과는 결국 단풍잎께서 준비해주시고... 간식 먹고 가자고 설득해서, 다시 친구들이 모두 모여서 간식을 먹었어요~ 점심 먹고, 자고 일어나서, 다시 간식을 먹는데도 정말 잘 먹었어요. (특히 행방 친구들 잘 먹더라고요!)


신바람도 오셔서 간식 드시고는 풍물놀이 시간이 돼서 즐방, 신방 친구들은 모두 2층으로 올라갔어요~

(홍준영 빼고...) 간식 뒷정리를 하고 준영이를 꼬셔서 2층으로 가서 풍물놀이를 구경하다가...


준영이가 더 이상은 못 버틸 상황이 되어 꼬까신 아마를 강제 종료하게 되었답니다. 5시쯤 교사분들께만 인사드리고, 행방 친구들한테 인사하고 나왔어요~ (다른 친구들은 모두 2층서 신나는 풍물놀이 ㅎ)


평소 기본 자세



며칠 지났다고 기억이 잘 나질 않아서 이 정도밖에 못 남겼는데요. 굴렁쇠 2년 차인데 이번 아마를 통해서 더 굴렁쇠와 공동육아를 알아갈 수 있었어요.


아이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무엇을 먹는지, 교사들과 어떻게 지내는지를 직접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어요. 정말 다른 어린이집, 보육/교육 환경에서는 체험하게 어려운 일이겠지요.


우리 아이들은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고 이렇게 아주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교사분들 정말 수고 많으십니다! 감사합니다.



PS. 처음이라 아이들 하나하나 관찰해서 남겨드릴 여력이 없었습니다 ^^;; (기억이 많이 나는 것 하나는, 신방(신나는 방 - 6~7세) 친구 OO이가 초록이 밥을 많이 주었다고 먹으면서 계속 이야기해주던 게 생각이 나네요. 결국 OO이는 단풍잎과 교사 방에서 마무리 ㅜㅜ 미안하다) 


* 아빠로서 모자라고 부족한 저에게 큰 가르침을 준 공동육아 어린이집과의 인연은 믿기지 않는 행운이었습니다. 함께하는 육아를 알아가는 여정을 담은 '공동육아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것의 시작을 전 소중하게 여깁니다. 처음 아빠로서 스스로를 자각하고 돌아보게 만든 그곳이 그렇습니다. 그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어진 변화의 일대기는 제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에 담겨있습니다. 변화를 원하신다면 권해봅니다. 또 누가 변할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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