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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Apr 10. 2021

당신의 기분은 누구의 것인가?

내 기분은 내가 결정한다

    분명 그날은 아침부터 기분이 좋았다. 늦지 않게 일어났고 아침 운동도 경쾌하게 마쳤다. 머리 손질도 딱 마음에 들었다. 혼자 지내는 완벽한 기분의 시간은 곧 사람들과 어울리며 끝났다. 내 기분은 여기저기 불려 다녔다. 여기서 듣는 험담에 귀 기울이다 생채기가 났고, 저기서 듣는 다른 이의 성공에 초라함을 맛봤다. 기분 좋게 시작한 내 하루는 그렇게 바람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들고 말았다. 이게 하루 이틀 일이 아니었다. 오늘도 또 이러고 말았다. 혼자서는 별일 없다가도 사람 사이에 섞이면 곧잘 엉망이 되곤 했다. 함께 살아가야만 하는 존재로서 어쩔 수 없다며 계속 버틸 뿐이었다.  


    ‘그’라는 사람을 알게 된다. ‘그’는 '나'와 다르다. 항상 잔잔한 사람이다. 밖에서 끓어오르든 가라앉든 상관없이 요동치지 않고 본인의 페이스를 잃지 않는 사람이다. 옆에서 보면서도 믿을 수가 없다. '나'에게 '그'는 존재할 수 없는 존재다. '나'는 그와는 전혀 다른 존재다. '나'는 널뛰기 선수다. 온갖 것들에 반응하고 장단 맞추느라 기분이 항상 오르락내리락 난리다. 쿡 찌르면 절로 뛰고 쿵 누르면 일로 내리찍는다. 하루 종일 주변에 흔들리느라 너덜너덜해지고 난 뒤에야 끝을 맺는다. 잠에 들면서도 나를 흔들어대던 수많은 것을 잊지 못하고 끝까지 시달린다.


    나는 그의 존재를 인정할 수가 없다. 



* 공감을 '강요'받는 이 시대의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 (우리의 책에서 만나요!)



『공감받지 않고, 공감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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