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인 감정은 나쁜 것인 줄만 알았다
우리 앞에 '밝은 기쁨’과 ‘어두운 슬픔’이 놓여있다면 어디에 더 눈길이 갈까? 난 무조건 ‘밝은 기쁨’을 향한다. 언제부터 어떻게 자리 잡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내 머리와 마음에는 완벽하게 각인되어 있다. 내가 생각하고 귀 기울여야 하는 감정은 항상 긍정적이고 좋아야 한다고. 행여나 부정적이고 나쁜 ‘우울’이나 ‘절망’이 스며 나오려고 하면 잽싸게 동여매고 쓱싹 닦아서 흔적을 없애곤 했다. 밝은 감정만을 느끼도록 부단한 노력을 해오며 살아왔다. 그러면서도 가끔 궁금했다. 저 반대편은 정말 그렇게 나쁘기만 한 건지. 똑같이 내게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것인데 좋고 나쁨이 미리 정해져 있는 건지. 하지만 이런 호기심도 간혹 어쩔 수 없이 느껴지는 부정적인 감정을 맛보고 나면 깨닫곤 했다. ‘아, 내 마음이 아파서 피해야겠구나. 더 열심히 밝은 것만 골라서 느껴야겠다.’
긍정적인 감정만을 고집하며 살아왔다. 혼자서 지낼 때는 내 마음만 바로 잡으면 되니 문제가 없었는데 남과 지내다 보니 묘한 틈이 계속 생겨났다. 남이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해하지 못하니 공감하지 못하고, 공감하지 못하니 위로할 수 없었다. 다른 이의 힘듦을 알게 되면 내 머릿속은 바로 이렇게 흘러갔다.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기 때문에 힘든 것. 그것을 버리고 긍정적인 감정으로 대체해야 함. 그러면 상황은 역전되고 모든 것이 해결됨.’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 공감을 '강요'받는 이 시대의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 (우리의 책에서 만나요!)
『공감받지 않고, 공감하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