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과 비판
다른 이의 뛰어남이나 훌륭함을 알게 되면, 바로 '비판 회로'가 자동으로 돌아간다. 이건 이럴 거야, 저건 저럴 거야.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혼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며 잘못되거나 부족한 점을 기가 막히게 찾아간다. 힘들고 어렵게 적당히 깎아내릴 부분을 찾아내면, 그제야 안심하여 내려놓는다. '휴... 그럼 그렇지. 역시 모자란 점이 있었어.'
이와 같은 사고의 흐름을 지적 날카로움의 상징이라고 믿었다. 모두가 마구잡이 칭찬에 눈이 멀어있을 때, 홀로 객관적인 눈을 뜰 수 있다는 자신감이 차올랐다. 남이 보지 못하는 점을 찾아냈다는 뿌듯함과 이번에도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꼈다. 당사자에게 내 발견을 전하는 게 여기저기 널린 영양가 없는 입에 발린 말보다 백번 더 낫다고 생각했다. "사실 있잖아. 이런 점은 좀 그렇지 않아?" 애써 예의 바른 말투로 빙빙 돌려 말하지만, 위대하고 놀라운 시선을 콕 집어 제대로 전달하고 싶었다. 수많은 칭찬 속에 둥둥 떠 있다가 생뚱맞은 내 말을 전해 들은 이는 곧잘 당황스러워했다.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을 보면 더욱 뿌듯했다. 나 아니면 이런 말 해줄 사람 없을 거라고.
'또 다른 시선'이라 믿었던, 나만의 필요한 비판이 마냥 듣기 좋지만은 않다는 건 금방 들통났다.
* 공감을 '강요'받는 이 시대의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 (우리의 책에서 만나요!)
『공감받지 않고, 공감하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