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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Apr 22. 2021

기발함 솔직함 그리고 즉흥적

아들의호기심뿜뿜

아들의 생각은 여전히 기발하고 솔직하며 즉흥적이다. 가끔 못 따라갈 때가 많다. 짜인 대로 살아왔고 그것에 몸이 이미 적응해있는 나로서는 버거울 때가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럽다. 순간의 생각을 표현하고 실행하는 모습이 삶을 온전히 즐기며 살아가는 듯해서 그렇다. 내가 최선을 다해 변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아들의 지금 모습이다. 생각하는 것이 있으면 바로 말하고 바로 행동한다.


나도 어렸을 적에 저랬을까? 그랬다면 지금은 뭘 그렇게 재고 또 재고 망설일까? 아들의 이런 모습이 오래도록 계속되길 바란다. 나도 옆에서 많이 배워가기를.


마음껏 자라났던 굴렁쇠 시절






20180831


요즘 준영이는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주변 환경의 정보를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화해서 놀이로 즐기고 있다.



태풍 안전 교육


터전에서 태풍이 올 때 해야 하는 안전 행동에 대해 배운 날. 하원 하면서 그 정보들을 모두 쏟아내며 모든 것들을 걱정하였다고 한다. (그날 하원 담당은 파랑)


'엄마~ 그네가 흔들리면 다치니까 놀이터 가서 묶어 놓아야 해. 그리고 창문에 신문지도 붙여야 해.'

'엄마~ 태풍이 왔을 때는 집에 머물며 라디오를 듣고 있어야 해.'


여기까지는 귀엽게 '그래 그렇지~'했는데... 우선 집 근처 와서는 아파트 단지에 있는 놀이터 그네는 어떻게 하냐고 물었고 파랑이 경비원 아저씨가 할 거야~ 했지만...


'경비원 아저씨가 안전 교육받았어? 안 받았으면 우리가 이야기해줘야지~ 가보자~!'


경비원 아저씨도 안전 교육 따로 받으신다고 일단 회유.


'엄마~ 용인 할아버지, 할머니한테도 전화해야 해~'


할아버지한테도 열심히 안전 교육 이야기를 전화로 전했다고 한다. 하하. 그리고 야근하는 나에게도 영상통화로 열심 알려 주었다. 태풍 안전 홍보 대사 역할을 잘 마치고 잠들었다고 한다.


태풍 안전 홍보 대사의 안전모, 먹방, 울음




놀이 놀이 놀이


요즘에 즐겨서 보는 그림책들이 있는데 어느 날 밤에는 갑자기 그 이야기로 극장 놀이를 하자고 하였다. 노루, 토끼, 코끼리 등 동물들이 한 군데씩 아파서 서로 도우며 병원에 간다는 내용이었다. 열심히 서로 역할을 정하고 아픈 연기를 하며 병원을 방문하기를 여러 번 했다. 결국 정말로 몸이 아파지는 바람에 어느 순간 같이 잠들었던 것 같다. 하하.


'나는 누구일까요~?'라는 '수수께끼'도 종종 한다. 동물이나 물고기 이름을 꽤 잘 맞춰서 칭찬을 해주니... '나 물고기 박사잖아~!' 어려서부터 물고기를 좋아하고 이름을 줄줄 외길래 '준영이는 물고기 박사네~' 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나 보다. 




돌발 행동


1.

지나가면서 용인 할아버지가 말씀하셨던 '준영아 다음에 포도 따러 와~'를 기억하고 있었다. 주말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오늘 용인에 포도 따러 가야 해~'라고 외쳤다. 급 전화를 드려서 사정을 말씀드리고 방문을 했다. 준영이는 만족스럽게 포도를 몇 송이 따고 밥 먹고 돌아왔다. 딴 포도송이는 모두 까맣게 잊고 빈손으로 돌아왔다. 하하.


2.

매실차를 원래도 좋아하는데 갑자기 새벽에 깨서는 '매실차 먹고 싶어'라고 했다. '목마르면 물 먹는 게 좋지 않을까?'


'아냐~ 매실차가 먹고 싶어~' 벌컥벌컥 한잔을 들이켜고 다시 잠들었다. 뭐지 이 녀석?? 


3.

'아빠~ 별똥별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

'(응? 갑자기 무슨 소리지?) 어떻게 되었어?'

'별똥별은 원래 하늘에 있는데 땅에 왔데~'


새로 오신 대체교사분 별칭이 '별똥별'이라서 그렇게 설명을 해주었던 것이었다. 갑자기 무슨 이야기인가 싶었다. 하하.


포도 서리



아이들의 생각의 흐름과 범위는 정말 솔직하면서도 기발하다. 나도 어릴 적에는 저랬을 텐데... 준영이는 커서도 이런 면이 많이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절반은 우리 엄마 아빠의 몫일 테니 노력해보자!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도대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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