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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Jun 06. 2021

낮말은 아들이 듣고 밤말도 아들이 듣는다

잘 보낸 추석과 그 이후 공동육아 생활

지난 추억을 읽어 내려가다가 아들의 그때 그 말에 눈과 마음이 모두 멈췄다. 내가 하는 말을 배운다는 아들. 그리고 아들이 배워 쓰는 말을 동생들이 배운다는 이야기.


사람은 모두에게 영향을 준다. 그 영향이 좋든 나쁘든 상관없이 퍼져나간다. 판단이 서기 전 어린아이들에게는 매우 위험할 수 있지만 그 번짐을 막을 길은 없다. 그저 내가 하는 행동과 말이 남이 배워서 쓰면 좋을 것들만을 하는 수밖에 없다. 


모두 이렇게 살아간다면 우리에게 나쁜 것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하는 사람이 없고 배운 사람이 없다면 결국 물에 씻겨나가듯 모두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말 테니까.


아들의 깨달음의 이 말은 진실이다. 아이들은 우리를 보고 자란다. 다른 것에서 오는 것은 없다. 모두 우리에게서 나온 것이다.


다시 한번 몸과 마음을 정돈한다.


그때 그날의 아들






20181001

추석 연휴에도 아들과 찐하게 보냈다. 연휴 이후 부쩍 큰 아들을 느낄 수 있었다.



추석에는...


양가에 방문해서 할아버지, 할머니께 인사를 드렸다. 역시나 처음에는 낯섦을 푸는데 꽤 시간이 필요했고. 곧 제 집처럼 신나게 놀았다. 종종 (요즘 늘고 있는) 떼쓰기가 시전 되어 우리를 곤란하고 힘들게 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훌륭하게(?) 지낸 것 같다 (이미 겪고 난 지난 일이기에 - 추억의 미화법)


남은 연휴 기간에는 공원 소풍을 다녀왔는데 킥보드 연습을 집중적으로 했다. (물론 그만큼 달리기도) 이젠 제법 혼자서 잘 탄다. 혼자 괜히 뿌듯해졌다. (내가 한 거라고 내가!)


그리고 오며 가며 차 안에서 줄기차게 우리가 즐겼던 게임은 '수수께끼'였다. 아직 아들이 낼 수 있는 문제의 범위가 엄청 넓진 않아서 대부분 예상이 되었지만 가끔씩 깜짝 놀라게 하곤 했다. (상상 속의 동물을 문제로 낸다든지...)



연휴 뒤에는...


오랜만에 안식월에서 돌아온 비행기(어린이집 담당 선생님)와 즐방 가구들이 모여서 9월 방 모임을 터전에서 진행했다. 아쉽게도 파랑은 야근으로 참석하지 못했고 나랑 아들이 밥 맛있게 먹고 선생님과 다른 가구들과 놀며 이야기하며 다녀왔다. 벌써 만 2년이 되어가는 우리 방 가구들이 가지고 있는 요즘의 걱정들을 들을 수 있었고, 서로 공감하며 들어주었다. 이런 게 공동육아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세상에는 문제는 많고, 그에 마땅한 해결책은 거의 없다. (있다면 문제가 아니니까) 그러나 그것에 대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자체가 우리에겐 위로가 아닐까 싶다. 정답이라는 게 사실 세상엔 그리 많지 않으니까.


19년도 등원 희망 가구분들과 만나서 릴레이 면담을 토요일에 진행했다. (나름 이사장 역할 수행 중) 하루에 5가구와 만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내 체력 다 어디로...) 여러 가지 생각을 가진 분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공동육아'에 대한 생각을 다시 정리했다. '왜 나는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라는 것에 대한 끝없는 질문에 대한 답변. 이곳에서의 시간이 벌써 절반이 지났다. 후회는 없고 만족만이 있다. (물론 고통은 계속 있다. 하하.)



아들 어록


가끔 나도 모르게 운전을 하다 보면 몰상식한 사람들을 만나 툭툭 나쁜 말을 하게 되는데... (이건 모두가 그렇죠?) 어느 날 아들이 이렇게 말했다.


‘아빠~ 아빠가 나쁜 말 하면 내가 금방 배우고, 내가 나쁜 말 하면 동생들이 금방 배워서 안돼!’ 


할 말이 없었다. 백번 맞는 말이었다. 말조심 하자. 낮말은 아들이 듣고, 밤말도 아들이 듣는다.


귀가 밝고 입도 밝은 아들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도대체 뭐야?






나를 책으로 만들었다

나만의 첫 이야기

진짜 책으로 만들어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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