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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May 23. 2021

모든 기회와 행복의 시작

왜공동육아할까?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아들을 보내고 우리가 조합원으로 참여하게 된 일은 현재까지 우리 가족에게 있었던 가장 큰 전환점이었다. 어쩌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육아와 교육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 것도, 앞으로의 인생을 고민하게 된 것도, 일과 삶에 대해 균형을 맞추게 된 것도, 이렇게 기록하며 글을 남기게 된 것도, 한국을 떠나 호주에 살아보게 된 것도. 그 이후에 벌어진 모든 고민과 결정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아이를 낳고 무엇을 어디서부터 생각해야 할지 모르는 육아 초기 부부가 있다면 보따리 싸들고 따라다니며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받아들이고 행동하는 것은 모두 각자의 몫이기에 목소리를 아끼게 된다. 내가 좋다고 남도 다 좋을 수는 없을 테니.


그래도 이렇게 기록을 남겨서 누군가 필요한 이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 내가 느꼈던 그것을. 그리고 그것이 계속 이어져갔으면 좋겠다.






20180921


벌써 1년 6개월 넘게 굴렁쇠를 다니고 있다. (얼떨결에 맡은 이사장 역할도 그 절반인 8개월째) 처음에 다니던 어린이집에서 더 이상 아들 나이를 받지 않는다고 해서 급하게 알아보던 중 4~7세를 연속으로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다고 해서 보내게 되었다. 아들이 환경 변화 스트레스 없이 쭈욱 다닐 수 있기만 하다면 그 외에 다른 것들은 어떻게든 견뎌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 돌아보면 우리 가족에게 공동육아는 큰 기회와 선물이었다. 그냥 (분당에 있는) 남들처럼 유치원, 더 나아가서 영어유치원 등을 보내면서 어려서부터 입시를 준비시켰다면... 별 고민 없이 앞만 바라보며 우리 세 가족 정신없이 돌아볼 여유 없이 살아가고 있었을 것이다. (아마 지금 내 입장에서 그렇다는 것이고, 실제로 그러했다면 그것이 정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대안 교육을 경험하면서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희망인 '내 아이는 입시지옥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게 키우고 싶다'를 실현하는데 힌트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아직 구체적인 방향과 해답을 찾진 못했지만... (앞으로도 쉽진 않겠지만) 


그 고민을 하게 만들고 무언가 다른 생각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공동육아는 우리와 준영이에게 아주 큰 것을 주었다고 믿는다.




1박 2일 들살이


하반기에 조합원 전체가 떠나는 1박 2일 들살이를 다녀왔다. 작년에는 아들이 어려서 탈 없이 지낼까 싶어서 노심초사하다 온 기억이 있는데 올해는 좀 컸다고 아무 탈 없이 신나게 노는 모습을 기분 좋게 보다 왔다.


운영이사님, 운영소위분들께서 장소 선택부터 안전, 프로그램, 먹거리까지 세심하게 신경 쓰셔서 100점 만점에 100점 들살이였다. 비가 부슬부슬 내려서 캠프파이어를 못한 건 너무 아쉬웠다. 그래도 실내에서 다 같이 강강술래 할 수 있는 마당도 있었고 다 같이 게임, 장기자랑을 할 수 있는 마루도 있어서 정말 들살이에 딱 적합한 곳이었다.


약 20가구의 아빠, 엄마, 아이들이 모두 모여서 이렇게 놀면서 지내는 것은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이다. 간밤에 아이들 재워놓고 모여서 야간 술자리를 가지는 것도 묘미다. 음식 만들기를 좋아하는 아빠들이 솜씨를 뽐내고 다 같이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들도 나눈다. 꼭 육아에 대한 이야기 아니더라도 친구처럼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쉽게 볼 수도 접할 수도 없는 광경이다.


다음날 일어나 간밤의 일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들은 혈기왕성하게 아침부터 뛰어다니며 놀기 시작했다. 맛있는 아침밥을 먹고 단체사진을 찍고 헤어졌다. 1년 지낸 정이 있는 우리 즐거운 방 가구들은 오는 길목에 있는 야외 커피숍에 들려서 한바탕 더 놀다가 집으로 왔다.


즐거운 들살이의 추억



공동육아 추천


어느 날은 집으로 아들 조리원 동기였던 가족을 초대해서 저녁 먹으면서 공동육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머님은 결정을 하셨고, 아버님도 어느 정도 이해는 하고 동의는 하나 아직 확신이 없는 상태셨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냥 솔직하게 앞에서 말한 우리에게 공동육아가 준 기회와 선물을 말해주었다. 그리고 풍성하게 쌓여가는 준영이와 우리의 추억도 덤으로.


결정은 각자의 생각이므로 어떤 방식이든 존중한다.




머리와 마음이 쑥쑥쑥


1.

[나] (안아주면서) ‘와~ 준영이 이제 제법 무겁네~ 다 컸네~’ 

[아들] ‘벌써 다 컸나~? 이제 이빨이 빠지려나~?’ (7세 형님들이 이빨이 빠지는 게 내심 부러웠나 보다)


2.

[날적이에 적힌 이야기] '낮잠 시간에 누워서 친구가 무언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하자...'

[아들] ‘죽은 얘기 하지 마. 슬퍼진단 말이야. 내 꽃도 죽었어’


예전에 어딘가에서 받아온 꽃 화분을 '똘똘이'라고 이름을 지어주고 물도 주고 하면서 일주일 넘게 키웠었다. 며칠 까먹고 물을 안주어서 죽고 말았다. 그 기억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나 보다. 


3.

[아들](하원 하러 터전에 들어가자) '아빠~ 송편 먹자~ 내가 만들었어~'

[나]'와~ 그래 집에 가서 엄마랑 같이 먹자~'

[아들](집에 와서) '엄마~ 송편 먹자~'


절반 이상은 아들이 다 먹었다. 이거 집에서 같이 먹으려고 오후 간식으로 나온 송편을 하나도 안 먹고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추석날' 노래는 아주 흥겨웠다.


8월에도 추석날은 즐거운 명절~ 밤 먹고 대추 먹고 송편도 먹고 ~

8월에도 추석날은 달이 밝은 달~ 손에 손을 잡고서 달맞이 가요 ~


즐거운 추석이다. 손잡고 달맞이 가자!


생각에 빠진 뒷모습 / 뭔가 이유가 있었던 공연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도대체 뭐야?






나를 책으로 만들었다

나만의 첫 이야기

진짜 책으로 만들어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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