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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May 13. 2021

그곳은 사람 사는 냄새로 가득했다

본격 굴렁쇠 하반기 일정 시작!

그때의 굴렁쇠는 한마디로 ‘사람들과의 어우러짐’이었다. 큰일이나 작은 일, 힘든 일이나 기쁜 일 모두 항상 모여서 함께 했었다. 그곳은 늘 북적거렸고 늘 사람 냄새가 났다. 좋은 일도 있고 그렇지 않은 일도 있었다. 하지만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였다. 사람 냄새가 사라져 가는 시대에 그런 곳은 아주 드문 광경을 자주 연출해주었다.


지금 코로나 시대에는 어떻게 지내실지 궁금하기도 하고 예상이 되기도 해서 안타깝기도 하다. 함께 모여 부대낄 수 없는 공동육아라니 상상이 안된다. 다시는 돌아가지 못하고 내가 했던 놀라운 경험을 다른 아빠 엄마들이 앞으로 하지 못하게 된다면 너무 슬플 것 같다.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해 준 굴렁쇠가 앞으로도 오래 많은 가족을 품을 수 있으면 좋겠다.


문득 굴렁쇠 들어가는 길목에서부터 현관까지의 길이 떠올랐다. 그립다.






20180915


여름 방학&여름휴가 기간이 지나고 9월이 되어 굴렁쇠 하반기 일정이 시작되었다. 



하반기 대청소 & 임시 간담회


먼저 터전을 다 같이 청소하는 하반기 대청소가 진행되었다. 모든 가구별로 1명씩 필수 참석! (혹시 못 오시면 스페셜 숙제가 주어진다. 커튼, 인형 빨래라든지~) 그리고 내년도 방 구성에 대해 논의할 게 있어서 점심시간을 활용한 임시 간담회도 이루어졌다. (가장 중요하면서 어려운 간담회 ^^;) 다 같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터전을 쓸고 닦고 저녁에 해산! (남아서 뒤풀이할 사람은 자율~)



스페셜 이사회


사실 이사회는 매월 하는 이사진들의 회의다. 그러나 이번 9월 이사회는 특별했기에 남겨본다. 우리 아마 중 음식 사업을 시작한 분이 계시는데 이와 연계하여 터전의 수익사업도 하고 계신다. 한마디로 원가만 빼고 남는 수익을 터전에 기부한다는 의미다. 터전에서는 그분께 의뢰하여 맛있는 음식이나 컨설팅을 받고 그분은 초기 사업 홍보 겸 노하우를 쌓는 식이다. 선배 조합원으로서 기존 이사회 경험이 있으셔서 항상 이사회를 저녁 대충 먹고 오래 회의하는 것을 아셨다. 그래서 이번 이사회에 수익사업을 통해 저녁을 차려주신다고 하셔서 감사하게 받아들였다.


결과는... 대표교사님을 포함하여 이사회 참석한 사람 모두 대 만족이었다! 세세한 디테일부터 음식의 순서와 조리 정도, 그리고 물론 탁월한 맛까지! 그분의 상차림을 개인적으로 서너 번 이상 받아보았는데, 정말 좋아지고 있고 안정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역시 사람은 실전으로 부딪히고 연습을 해나가면 좋아지는 모양이다. 덕분에 배불리 먹고 마시면서 화기애애하게 이사회를 진행하였고 선배 조합원으로서 의견도 주시면서 여러모로 풍성하게 만들어 주셨다. (물론 이런저런 민감한 이슈로 해산은 다음날 새벽 4시에 했다. 오후 4시 아님.)



터전의 경사


영양교사로 가장 오랫동안 터전의 영양과 맛을 책임지시는 꼬까신 선생님이 계신다. 이번에 둘째 따님이 결혼을 하셔서 기쁜 소식을 조합원에게 알려 주셨다. 현/구 조합원들에게 알리면서, 단순하게 지인의 결혼식 소식을 전하는 것과는 다른 기분이 들었다. 무언가 마을의 아는 집의 자제분이 결혼하는 느낌이랄까? 아들과 함께 달려가서 축하를 드리면서 진심을 전했다. 모두 각각 개인이면서 서로의 가족과 함께 하면서도, 또 이렇게 이런저런 인연으로 함께 하고 그 아이들도 서로 자라는 것을 보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 아닐까 싶다.  



아들의 말말말


1.

[파랑] '준영아~ 어떻게 그런 예쁜 말을 했어~?'

[아들] '내가 그렇게 말해서 감동이었어?'


2.

[나] '준영아~우리 대한민국 말고 다른 데 가서 살면 어때?'

[아들] '안돼~ 다른 나라는 놀러만 갈 거야~ 장난감을 조금밖에 못 가지고 가잖아~'

[나] '아냐~ 이사 가면 다 가져갈 수도 있어~'

[아들] '아니야~ 너무 많아서 다 못 가져가~~ 차로도 못 가져가~' 


3. (차 타고 하원 하면서, 공원을 지나가자..)

[아들] '안녕 나무야~바람아~ 내일 또 만나~'

[나]'준영아~바람이랑 나무가 뭐라고 해?

[아들] '입이 없어서 못 말하지~' (아 그렇구나. 듣기만 하는 일방적인 입장이구나)


4. (저녁에 급체해서 아빠랑 평일 하루 함께 하게 되었다)

[나] ‘준영아 내일은 아빠랑 신나게 놀자~ 특별히 장난감 하나 사줄게~엄마한테는 비밀이야~'

[아들] '아빠~ 나 너무 내일이 기대돼~'



이런 솔직하고 깜찍하고 귀여운 멘트들을 앞으로도 계속 듣고 싶다. 그건 우리의 몫일 지도!


몰래 산 장난감에 씨익 / 굴렁쇠에서 진지하게 놀기 / 떠나지 못하던 레고 체험장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도대체 뭐야?






나를 책으로 만들었다

나만의 첫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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