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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Jun 16. 2021

아들 인생 최악의 부상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그때

3년 전 베트남 여행을 아들과 두 번째, 파랑과는 세 번째 갔었다. 그때 아들은 발을 크게 다쳤다.


해외에서 아무런 준비 없이 겪었던 큰 일. 그때의 기억이 파랑의 지금 공부를 결심하게 만들었다.


다시 돌아봐도 아찔하다. 더 크게 다치지 않아 다행이었다. 지금은 아무렇지 않다. 그때 잘 견디며 지내준 아들에게 다시 감사하다.






20181012


해맑은 아들


10월 초 연휴를 활용해서 베트남 호이안 여행을 떠났다. 우기여서 비가 좀 오긴 했지만 오랜만에 온 동남아 여행에 들떠서 모든 게 신났다.


셋째  호텔에서 자전거를 대여해준다고 해서 호기롭게 2대를 빌렸다. 아이용 자전거는 따로 없어서 그만둘까 하다가...  뒤에 아들을 앉히고 안전띠로 고정한 뒤에   테스트를 해보니 탈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호이안 올드타운을 자전거로 30 넘게 즐겁게 누비고 다녔다. 아들도 처음 타는 자전거에 매우 들떠있었다. 목적지였던 카페에 거의 도착해서 잠시 멈춘 , 위치를 확인하고 다시 출발하려는데...


갑자기 뒤에서 아들의 비명소리가 났다.


놀라서 멈추고는 돌아보니 아들의 오른발이 뒷바퀴  사이에 끼어 있었다. 황급하게 빼내서 파랑이 안아 들고 살펴보니  심하게 파여있었다. 그동안 다리를 바퀴 안전 덮개에  놓고 있었다. 그러다 긴장이 풀렸는지 잠시 내려놓는 바람에 사달이 나고 말았다.


 순간이 정말 길고 아찔했다. 주변의 병원을 물어보니 다들  몰랐다. 파랑이 아들을 안고 나는 자전거 2대를 끌고 호텔로 돌아왔다. 응급처치를 하고 방에서 쉬면서 경과를 보면서 병원을 알아보았다. 바로 귀국을 할까 하다가 자고 나서 상태를 보기로 했다. (병원 후기가 너무너무 좋지 않았다)


약국에 방문해서 항생제와 소염제 처방을 받아 바르고 먹이며 여행 내내 조심하며 다녔다. 다행히 뼈나 근육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고 깊은 찰과상으로 보였다. 그래도 돌아오는 날까지 무리하지 않도록 돌보았고 아들도 답답했을 텐데 잘 참아 주었다.


귀국해서 병원을 여러 곳 다니면서 많이 답답한 상황을 겪었다. (하아... 우리 가족이 아프거나 다쳐본 적이 없어서 병원을 많이 다녀보지 않았었다. 이렇게 기계적, 방어적으로 마음도 몸도 불편하게 만드는 시스템인지 몰랐다. 할 말이 많지만 요점이 아니니...) 다행히 지금은 마무리 진료를 받으면서 추가적인 수술 없이 잘 낫고 있다.


 당시 상황을 생각하면 당분간 자전거는    같다. 우리 가족 모두에게 트라우마로 남았을까 걱정이다. 아이가  컸다고 방심을  했던  같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건강과 안전임을 다시 한번 깨우쳤다.


아프면 아무것도 의미가 없다.


부상 중에도 잘 지내준 아들




요즘 아들자주 쓰는 


1. ‘그렇게 하기 없음 이야!’ (자기 마음에 안 드는 방법에 대해서는 그렇게 코멘트하면서 못하게 한다)


2. ‘그래도~’ (뭔가 안 되는 상황임을 알면서도 떼쓸 때)


자아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말투인  같은데 정말 귀엽다. 그런데 고집을 반복해서 부리면 상황이 걷잡을  없이 흘러가기도 한다. '그래도~' 내가 한번  참아보자! 하하.


* 아빠로서 모자라고 부족한 저에게 큰 가르침을 준 공동육아 어린이집과의 인연은 믿기지 않는 행운이었습니다. 함께하는 육아를 알아가는 여정을 담은 '공동육아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것의 시작을 전 소중하게 여깁니다. 처음 아빠로서 스스로를 자각하고 돌아보게 만든 그곳이 그렇습니다. 그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어진 변화의 일대기는 제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에 담겨있습니다. 변화를 원하신다면 권해봅니다. 또 누가 변할지 모르니까요.


언제나 웃는 아들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도대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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