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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Jul 09. 2021

부모의 관심만큼 커가는 아이

폭발하는 아들의 어록

오래전 공동육아일기를 보면 지금도 깜짝 놀랄 아들의 말과 이야기가 수 없이 많다. 이렇게 남겨 놓길 참 잘했다 싶다. 아이의 성장을 옆에서 지켜보면 신기함과 놀라움의 연속이다.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부모의 역할과 평소 모습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깨닫고 있다.


(이제 그만 깨닫고 변화를 좀...)






20181022


10월에도 이런저런 굴렁쇠 일들로 북적북적했다. 그만큼 공동육아 속에서 아들이 쑥쑥 크고 있다. 굵직했던 일들과 묵직한 준영이의 말들을 남겨 놓는다.



공동육아 방송 방영 & 칼럼 발행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모임 단체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이 연합뉴스 TV의 의뢰로 제작한 영상이 방영되었다.


[연합뉴스 TV 스페셜] 57회 : 저출산 극복 프로젝트… 행복한 '공동육아'


공동육아 취재를 하다가 공동육아에 보내고 계신 기자이자 아마이신 분의 칼럼도 발행되었다.


[경향신문 칼럼] '지름신과 유치원 비리'


마침 요즘 어린이집 이슈가 뜨거우니 육아에 고민이 많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서 대안으로 제시되면 좋겠다.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며 고민하고 발전시키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우리 아이들이 자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아들 어록 1> 교회 가는 길


[나] '아들 오늘은 누구랑 유치부 예배드릴 거야?

[아들] '오늘은 아빠랑 예배 갈래.'

[나] '왜?'

[아들]  '생각해보니 맨날 엄마랑 예배 가면 아빠가 속상하잖아~'



<아들 어록 2> 동물 책 읽어주며


[나] '물범은 새끼를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냄새를 맡아서 기억하는 거야.'

[아들] '아, 그렇구나!'

[나] '그래서 아빠도 맨날 아들 냄새를 킁킁하고 맡는 거야. 아들도 아빠 냄새를 맡아서 기억해줘~'

[아들] (아빠 냄새를 맡더니) '음~ 땀냄새네~'


아빠를 생각해주는 아들




교육 아마 &  즐거운 방 모임


7세 졸업 여행으로 신나는 방 담임 선생님과 영양교사님께서 안 계셔서 돌아가면서 교육 아마 활동을 맡았다. 마침 이번에 우리 집 순서가 되어서 파랑이 출동했다. (난 회사 일정으로ㅡㅜ 파랑 고생 많았어!) 아들은 엄마가 반가워서 하루 종일 붙어 다니며 밥도 잘 안 먹고 칭얼대었다고 한다. (집에서 처럼) 오히려 담임 선생님께서 이런 모습을 보고 너무 놀랐다고 한다. (원래는 밥도 혼자 잘 먹고, 잘 놀아서)


그날 저녁엔 마침 우리 즐거운 방 모임이 있어서 나도 퇴근 후 합류했다. 아이들과 관련된 각 가구들의 고민들을 털어놓으면서 마땅한 그리고 뾰족한 해결책은 없지만 서로 들어주고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예상하지 못한 성장 스토리를 그려가면서 우리 아마들도 이에 맞춰 좌충우돌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아이를 나으면 부모로서도 똑같이 1살이 되어 큰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몸소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아들 어록 3> 아들은 누구 거?


[나] '그런데 아들은 누구 거지?'

[아들] '나는 이미 아빠 거잖아~'


그냥 나를 위해 하는 말인가? 아니면 내가 맨날 아들은 아빠 거야 라고 하는 말을 기억하는 것인가? 사람은 누구의 것도 아니고 본인 스스로가 주인이라고 알려 주었는데 알아 들었는지 모르겠다.



<아들 어록 4> 옷 개는 방법


[아들] '아빠~ 얼른 와봐~'

[나] '응? 왜?'

[아들] '(한번 접으면서) 사랑해~ (한번 더 접으면서) 고마워~'


바닥에 윗도리, 아랫도리 옷을 펼치고 이렇게 옷을 개는 모습을 보여줬다. 터전에서 선생님한테 배웠다고 한다. 좋다 좋아. 이렇게 하는 것 너무 좋다.


멍 때리는 아들




아빠 모임과 내 생일날


내 생일 전날 토요일 저녁에 굴렁쇠 아빠들이 오랜만에 뭉쳤다. 그날 아침 시설 소위 모임을 통해 터전 페인트칠 작업을 했다. (대부분 아빠들이 시설 소위) 터전에 도착해보니 흰 페인트가 잘 칠해져 있어서 완전 새집이 된 것 같았다. 한두 분씩 저녁 장소로 모여서 안부도 나누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최종 멤버인 8명이 다 모이자 장소를 옮겨 '스포츠'를 하러 이동했다. 실내야구장으로 4대 4로 편을 나누어서 게임을 했다. 다들 거의 처음이었고 이렇게 놀아본 게 얼마만이냐며 즐겁게 놀았다.


내 생일날엔 파랑이 몸이 아팠는데도 좀 무리해서 이래저래 엎치락뒤치락 여차저차 해서 결국 뒤늦게 집을 나섰다. 수족관을 둘러보고 저녁을 먹고 아들이 항상 부러워했던 '달빛 산책'을 나왔다. (터전에서는 7세 형님들만 한다. 난 이 이름이 참 좋고 예쁘다.) 아들이 좋아하는 비눗방울도 가지고 나와서 신나게 불어가며 산책을 즐겼다. 괜히 꽤 길게 느껴졌던 생일 주말이었다.



<아들 어록 5> 만화는 별거 없어


우리 집에서 TV가 켜지는 시간은 아침 등원 준비 시간이 유일하다.


[파랑] '아들~ 나가서 만화 보며 준비하고 있어~'

[아들] '나 칙칙폭폭 방(장난감 모여있는 방)에서 놀려고 일어난 건데?'

[파랑] '근데 지금 안 보면 볼 시간 없는데?'

[아들] '만화 재미없어. 악당만 매일 바뀌는 거야'


오 대단한 분석인데? (근데 결국 봤다고 한다. 하하.)



<아들 어록 6> 아빠 차도 좀 사줘


나는 주로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하고 파랑이 하원을 주로 하기에 출퇴근을 차로 한다. 어느 날 아들이 말했다. '아빠도 차 사줘~ 아빠 차 없어서 회사 힘들게 가잖아.' 아마 내가 하원 할 때는 버스나 택시로 오다 보니 본인이 좀 불편했던 게 아닌가 하는 게 우리의 해석이다. 하하.


* 아빠로서 모자라고 부족한 저에게 큰 가르침을 준 공동육아 어린이집과의 인연은 믿기지 않는 행운이었습니다. 함께하는 육아를 알아가는 여정을 담은 '공동육아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것의 시작을 전 소중하게 여깁니다. 처음 아빠로서 스스로를 자각하고 돌아보게 만든 그곳이 그렇습니다. 그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어진 변화의 일대기는 제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에 담겨있습니다. 변화를 원하신다면 권해봅니다. 또 누가 변할지 모르니까요.

※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아빠 육아 업데이트』를 바로 만나보세요!


자연에서 뛰노는 아들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도대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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