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록Joon Jul 10. 2021

아이만 보는 것을 어른이 본다면

호주 아동/유아 TV 프로그램 추천 - ABC KIDS

요즘 아들의 하루 시작과 끝은 항상 TV 시청이다. 한국이었다면 절대 허용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곳에서 와서 여러 가지 요인으로 그렇게 돼버렸다. 우선 영어와 친해지길 바랐고, 우리가 일을 안 하면서 마음이 관대해졌다. ('화'의 근원 -> '스트레스', '스트레스'의 근원 -> '회사') 무엇보다도 이곳의 프로그램이 자극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또한 저녁 7시 30분이면 모든 아동용 프로그램이 종료되는 것도! (이때부터 잘 준비를 해서 8시에 자리에 눕는다.)


오늘은 아들이 사랑하는 프로그램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몇 개 안 되는 줄 알았는데 늘어놓고 나니 30개가 되었다 @.@) 최대한 아들의 의견을 토대로 설명하겠지만 전달하는 사람이 나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감안하고 보시기를 바란다! (역시나 내 마음대로라는 말)


* 추천도에 영향을 준 것들 : 아들의 흥미도 & 어른인 내 관점(이 필요할까? 하하)





호주 아동 TV 채널


오늘 소개할 프로그램은 모두 ‘ABC Kids’ 채널을 통해 방영된다. 미취학 아동부터 초등학교 저학년에게 적합한 채널이다. 아들에게 딱이어서 우리 집은 이 채널이 고정이다. 아마 다른 채널이 있는 줄 모를 것이다.


ABC Kids 홈페이지


현재 인기 있는 또는 밀고 있는 프로그램 리스트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못돼 먹은 등급제를 적용했다. 내 마음대로 느낀 매력도에 따라 A, B, C 그룹으로 나누었다.






A그룹


아들이 정말 좋아해서 찾아보는 것들 & 내가 보기에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들이다.


옥토넛 (Octonauts) / 앤디스 어드벤처 (Andy’s Adventures)


옥토넛 (Octonauts)

아침에 일어나면 이야기한다. ‘옥토넛 끝났어?' 왜냐하면 옥토넛이 일찍 시작하기 때문에 확인하는 것이다. 옥토넛 만화로 시작해서 옥토넛 장난감, 옥토넛 책, 옥토넛 목욕놀이로 하루를 꾸미는 아들이다. 바다 생물을 좋아하는 아들에게 바다 생물을 구하는 옥토넛 이야기는 떼려야 뗼 수 없는 한 쌍이다. 교육적이고 유머도 있고 캐릭터 구성도 좋아서 나도 좋아한다.


앤디스 어드벤처 (Andy’s Adventures) - Baby Animals, Dinosaur, Prehistoric, Safari, Secret Hideout, Wild)

앤디라는 아저씨가 시간과 공간을 무시하고 탐험을 떠나는 이야기. 모든 종류의 생명체가 나오기 때문에 아들이 정말 좋아한다. 공룡부터 무서운 동물, 작은 동물, 신기한 동물까지 다 나온다. 그 설정도 비밀스러운 모험이라서 아이들이 무척 좋아할 듯.


고 제터스 (Go Jetters) / 헤이 도기 (Hey Duggee)


고 제터스 (Go Jetters)

귀여운 캐릭터가 유니콘의 명령을 받으면서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 전 세계를 다니면서 그 지역의 특징을 배울 수 있다. 여러 장비를 착용하는 것을 보는 것을 아들은 좋아한다. 참고로 재작년 아들 생일 컵케이크 디자인이 바로 이 프로그램이었다.


헤이 도기 (Hey Duggee)

커다란 강아지가 유치원? 어린이집 선생님으로 나와서 다양한 아기 동물들에게 이것저것 가르친다. 그림체도 재밌고 항상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좋다. (입양 가족도 등장한다. 하마 엄마 & 악어 아들이었던가?) 아들 첫 양치컵 디자인이 바로 이 프로그램.


러스티 리베츠 (Rusty Rivets) / 션 더 쉽 (Shaun The Sheep) / 독 러브스 북스 (Dog Loves Books)


러스티 리베츠 (Rusty Rivets)

아들은 뭔가 만드는 행위 자체를 좋아한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에 열광한다. 뭔가 조작하고, 변신시켜서 상황에 맞는 무언가를 만들어서 해결하는 프로그램.


션 더 쉽 (Shaun The Sheep)

실사에 가까운 영상으로 양과 강아지 등 가축들의 애환을 다룬다. 나오는 아저씨는 무책임한 인간을 대변하므로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즐거운 양들의 에피소드는 늘 신난다.


독 러브스 북스 (Dog Loves Books)

책을 좋아하는 아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개가 책을 사랑하며 그 책의 이야기가 매 회 스토리가 된다. 강아지는 안 좋아하는데 신기하다.


디노 다나 (Dino Dana) / 블루이 (Bluey) / 북 헝그리 베어스 (Book Hungry Bears)


디노 다나 (Dino Dana)

아직도 그 설정이 궁금한 프로그램. 주인공인 소녀가 실제 생활에서 항상 공룡을 보고 만난다. 주변 가족은 안 그런 것 같다. 상상인지 진짜인지 모르겠지만 그 설정만으로도 공룡 마니아인 아들에게는 인기 만점이다.


블루이 (Bluey)

호주산 토종 프로그램! 호주 일상을 강아지 네 가족을 통해 그려낸다. 친숙하고 익숙하면서도 그 작은 에피소드 안에 소소한 감동과 재미가 꼭 있다. 호주에 생활한다면 많이 공감할 프로그램! (최근엔 무슨 상도 받았다고 한다.)


북 헝그리 베어스 (Book Hungry Bears)

곰돌이 4마리가 엄마 아빠도 없이 모여서 항상 논다. (뽀로로 친구들처럼) 그러다가 어디선가 날아온 마법책에 모여서 책을 읽는다. 책 읽는 습관과 재미를 익히기에 좋은 프로그램.


플레이스쿨 (Play school) / 피제이 마스크즈 (PJ Masks) / 오드 스쿼드 (Odd Squad)


플레이스쿨 (Play school) - Art Time

무언가 집에 있을만한 재료들로 뭔가 만들고 그리는 프로그램. (실사. 사람 등장) 홍카소인 아들이 사랑하는 프로그램. 잘 보고 배워둔 뒤, 꼭 본인 방에서 직접 해본다.


피제이 마스크즈 (PJ Masks)

세 친구들이 밤만 되면 고양이, 도마뱀, 올빼미로 변해서 악당들과 싸운다. 대부분 별일이 아닌데 별일처럼 대한다. 변신, 자동차, 슈퍼 파워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두루 갖추었다.


오드 스쿼드 (Odd Squad)

뭔가 마법 학교 같은 느낌인데, 좀 연령대가 아들에게는 안 맞는 느낌. 항상 내가 설거지하는 타임에 해서 제대로 본 적은 없지만 아들이 무척 좋아한다. 하루의 마지막 프로그램이라서 아쉬운 마음에 그러는 건지, 정말 재밌는 건지 모르겠다.





B그룹


틀어서 나오면 즐겁게 보지만 굳이 찾아서 보지 않는 것들 & 내가 보기에 각각의 프로그램의 장점이 있으나 덜 매력적인 것들이다.


페파 피그 (Peppa pig) / 사라 앤 덕 (Sarah and Duck)


페파 피그 (Peppa pig)

아마 영국에서 넘어온 프로그램일 것이다. 돼지 가족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다루었다. (돼지판 블루이)

늘 즐겁고 유쾌하게 마무리된다. 어리숙한 역할은 주로 아빠에게 돌아가서 뜨끔하면서 속상하다. 영국식 영어 공부하기에 간단하고 쉬워서 좋은 프로그램.


사라 앤 덕 (Sarah and Duck)

사라와 애완오리의 이야기. 그림체와 흐르는 음악, 그리고 스토리가 잔잔해서 아들과 내가 모두 좋아한다. 특히 종이비행기를 이집트로 보내는 에피소드는 여러 번 보아도 감동적.


바나나즈 인 파자마즈 (Bananas in Pajamas) / 몰리 앤 맥 (Molly and Mack) / 문 앤 미 (Moon and Me)


바나나즈 인 파자마즈 (Bananas in Pajamas)

솔직히 난 좀 주인공들이 호러스러워서 안 좋아하나, 아들은 즐거워한다. 바나나가 잠옷을 입고 있는 쌍둥이인데 좀 거시기하다. 매번 사고를 치는 모습도 답답하다. 약간 컴퓨터 그래픽스러운 인위적인 부분이 느껴져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몰리 앤 맥 (Molly and Mack)

동네 작은 상가를 중심으로 음악과 함께 흘러가는 이야기. 소소하지만 행복한 스토리가 자주 나와서 아들과 내가 좋아한다. 상황마다 나오는 테마 곡들을 아들이 따라 부르며 행복해한다.


문 앤 미 (Moon and Me)

조용한 이야기. 모두 잠든 밤에 인형이 주인공이 된다.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이름도 난 몰랐지만, 아들의 리스트에 확실하게 들어있는 프로그램.


피터 래빗 (Peter Rabbit) / 벤 앤드 홀리스 리틀 킹덤 (Ben and Holly’s Little Kingdom) / 스쿨 오브 로어즈 (School of Roars)


피터 래빗 (Peter Rabbit)

아주 오래된 그 이야기다. 항상 토끼들은 살기 위해 음식을 훔치고, 여우와 오소리는 이 토끼들을 잡아먹기 위해 호시탐탐 노린다. 최근에 나는 책으로 읽어 보았는데 거의 100년이 넘은 이야기이며 인간세상을 많이 담아 놓은 깊이 있는 작품이다. 아들은 캐릭터가 귀엽다고 좋아한다.


벤 앤드 홀리스 리틀 킹덤 (Ben and Holly’s Little Kingdom)

호주 생활 초창기부터 보았던 작품. 기본적인 설정이 흥미롭다. 요정, 엘프, 작은 왕국 등. 하지만 난 늘 요정들이 엘프를 마구 부리는 것이 껄끄럽다. (주인과 종의 느낌) 그래서 주인공인 요정 공주와 엘프 소년의 어울림이 결국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처럼 보인다.


스쿨 오브 로어즈 (School of Roars)

제목처럼 시끄러운 울음소리의 녀석들이 다니는 학교이다. 공룡, 몬스터, 괴물 어린 친구들이 나온다. 그것만 빼면 다른 것들과 비슷비슷한 이야기다.


러브 몬스터 (Love Monster) / 플루갈즈 (Floogals) / 포코요 (Pocoyo)


러브 몬스터 (Love Monster)

사랑스러운 몬스터가 주인공. 그림체와 색감이 좋아서 그런지 아들이 이유 없이 좋아한다. (내가 모르는 것일 수도)


플루갈즈 (Floogals)

멀리 외계에서 지구에 온 외계인들이 지구를 알아가는 이야기. 어느 집에 몰래 살면서 겪은 일을 기록해서 원래 그들의 고향 행성으로 보고한다. 세상을 알아가는 아이들의 시점에서 유익한 프로그램.


포코요 (Pocoyo)

단순한 그림체와 스토리로 아들이 보자마자 좋아했던 프로그램. 있을 수 없는 조합의 친구들이 어울린다. 지금은 시간이 안 맞는지 본 적이 오래되었지만 종종 찾는다.





C그룹


아들이 명확하게 말해줬거나 (안 좋아해) & 내가 보기에도 별로인 것들이다.


닷 (Dot.) / 케이티스 어메이징 머신즈 (Catie’s Amazing Machines)


닷 (Dot.)

나름 재밌고 유익한데 아마 연령대가 좀 높고, 여자 친구가 주인공이어서 많이 공감을 못하는 듯하다.


케이티스 어메이징 머신즈 (Catie’s Amazing Machines)

탈 것을 좋아하는 아들이 좋아할 것 같았으나 어찌 된 이유인지 별로 안 좋아한다. 소개하는 누나가 본인 취향이 아닌 것인지...


텔레토비즈 (Teletubbies) / 리틀 제이 앤 커즈 (Little J and Big Cuz)


텔레토비즈 (Teletubbies)

우리도 너무 잘 아는 텔레토비. 이건 내가 원래부터 도대체 좋아하지를 않아서 아들에게도 권하지 않는다. 이유는 없지만 그 몽환적인 분위기가 그다지 얻을 게 없어 보인다.


리틀 제이 앤 커즈 (Little J and Big Cuz)

호주 원주민이 주인공인 이야기. 기획 의도는 이해가 가지만 너무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느낌이 풍겨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번외


넘버잭스 (Numberjacks)

넘버잭스 (Numberjacks) 

학교에서 숫자 교육용으로 틀어주는 유튜브 방송인데 아들의 표현에 따르면 ‘1 트릴리온 (1조)’의 재미라고 한다. 숫자뿐만이 아니라 실생활의 다양한 정보를 깨달아가는데 어린아이들에게 좋을 프로그램.






정말 오늘은 아주 간단하게 넘어갈 줄 알았는데, 자료 모으고 정리하다 보니 시간이 휙 지나갔다 ^^;;

아이들이 보는 것을 커서 보니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 아빠로서 아들을 기록하는 글을 쓰고 나면 자주 듣는 말이 있어요. 어떻게 아빠가 이런 육아 일기를 쓸 수 있냐고요. 부럽고 신기하다고요. 정말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전혀 관심 없던 전과 달라진 건 사실입니다. 그 변화의 일대기는 제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에 담겨있습니다. 변화를 원하신다면 권해봅니다. 또 누가 변할지 모르니까요.

※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아빠 육아 업데이트』를 바로 만나보세요!






이 브런치는 이런 곳입니다.

이 작가와 책을 만나보자!


매거진의 이전글 집에서 공부가 가능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