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홍’과 가족여행
그때의 마카오 홍은 아주 씩씩하게 자라나서 여행뿐만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살기도 잘 해내고 있다.
지내는 곳이 어디든 너, 그리고 우리는 잘 지낼 것이다.
우리네 인생은 결국 여행이니까! 여행은 즐겁게 다니면 된다!
20170516
준영이가 태어나기 전, 우리 부부는 신혼시절 국내외 여행을 종종 자주 다녔었다. 하지만 준영이 임신 시절, 태교 여행을 마지막으로 약 1년 반 동안 2박 이상의 여행이라 할 만한 것을 가지를 못했었다.
그러다가 아마 300일 무렵 처갓댁과 제주도 여행을 처음으로 갔다. 정말 다행히도 처갓댁 식구들에게 '여행 신동'이라고 불릴 정도로 비행기도 잘 탔고, 가서도 신나게 안 아프고 잘 놀았다. 그래서 돌 지난 뒤에는 준영이를 데리고 많이도 돌아다녔다.
사실 아기가 없을 때에는, 여행지에 아기들을 데리고 온 부부들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기도 부모도 모두 힘들기만 한 거 아니야?'
하지만 지금은 정확히 이해가 간다. 아무래도 부모의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서가 크다. 그러나 꼭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 흔히 하는 말로 ‘아가는 어딜 가도 기억 하나도 못해~~'라고 하는데, 이는 부분적으로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준영이도 여행에 대한 기억과 추억이 분명히 있다. 비행기를 타는 것에 대해 인지하며, 여행 가서는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잠을 자는 것을 알고 있다. (아빠를 닮아서 인지 어디서든 잘 잔다)
무엇보다도 여행을 가면 엄마 아빠와 계속 함께 붙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매우 잘 알고 있다.
특정 강렬한 기억은 종종 자주 꺼내어 이야기를 해서 놀라기도 한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본 커다란 고래상어는 다녀와서도 지금까지 아주 자주 회자되는 이야깃거리이다)
이번에는 처갓댁과 함께 가는 첫 해외여행이었다.
장소는 준영이의 첫 해외여행이었던 '마카오'였다. 작년 첫 해외여행에서는 우리가 '마카오 홍'이라고 부를 만큼 아주 현지화 적응을 잘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첫째, 둘째 날에는 처갓댁 가족들에게 엄청난 모습을 보여주었다. ㅡㅜ (떼쓰기의 끝판왕...) 그래도 나중에는 조금씩 회복을 하면서 셋째 날과 넷째 날에는 이전의 ‘마카오 홍’ 다운 면모를 뽐내었다.
이런 대(?) 가족여행의 장점은 할머니 할아버지, 친척들과 여행을 며칠하고 오면 부쩍 친해진다는 것이다. 지난번 친정식구들과의 사이판 여행에서도 자주 보지 못하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고모네와 친해져서 이제는 가끔 보아도 낯도 안 가리고 가끔 보고 싶다고도 한다. 이번에도 공항에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 헤어지자마자, '할아버지 할머니와 놀고 싶어'라며 아쉬워했다.
여행을 다녀오면 집에 도착해서 쉬면서 늘 하는 이야기는 ‘역시 집이 최고야'지만, 그럼에도 여행은 늘 의미가 있다.
아직은 준영이 취향을 많이 모르지만, (수영장 물놀이는 정말 좋아한다) 앞으로는 점점 준영이가 더 좋아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여행이 되어 나갈 것이어서 더 신날 것 같다. (떼도 덜 피울 것이며, 기저귀도 안 할 것이며, 밥도 더 잘 먹을 것이며)
상반기 여행은 이것으로 끝이다.
고생했다 아들!
더 많이 고생했다 파랑!!
* 아빠로서 모자라고 부족한 저에게 큰 가르침을 준 공동육아 어린이집과의 인연은 믿기지 않는 행운이었습니다. 함께하는 육아를 알아가는 여정을 담은 '공동육아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것의 시작을 전 소중하게 여깁니다. 처음 아빠로서 스스로를 자각하고 돌아보게 만든 그곳이 그렇습니다. 그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어진 변화의 일대기는 제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에 담겨있습니다. 변화를 원하신다면 권해봅니다. 또 누가 변할지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