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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Aug 29. 2021

다음 여행은 한국일까?

두 번째 해 보내기 잔치 & 베트남 홀릭

얼마 전에 아들을 비행기 태워주며 놀았다. 


[나] '어디로 모실까요 손님?'

[아들] '음~~ 베트남이요~'


호주 오기 직전에 가본 곳이 베트남이어서 그런 것 같다. 하하. 호주에 온 이후 우리가 좋아하는 동남아 여행을 못 가고 있다. 이미 호주에 여행 왔기 때문에, 그리고 이젠 익숙해진 코로나 때문에.


아마 다음은 한국으로 향하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곳이 집으로 느껴질 때쯤이면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도 충분히 여행 느낌을 주지 않을까?






20181230


두 번째 해 보내기 잔치


12월 마지막 주 겨울 방학을 앞두고 그해의 마지막 하이라이트 행사인 '해 보내기 잔치'가 열렸다. 다른 어린이집, 유치원의 연말 학예회, 재롱잔치 같은 거다. 작년에는 막내로서 깜찍하며 다소 얼어있는 모습을 보였다면 이번에는 제대로 모든 것을 보여주었다. 노래, 율동, 연기 모두 귀엽고 예뻤다! 더욱 놀랐던 것은 집에서 매번 연습하고 보여주던 것들이, 자기 파트가 아닌 다른 동생, 형님들의 것이었다. 옆에서 같이 연습하면서 모두 따라 하고 집에 와서도 해보곤 했었나 보다. 만족스러운 공연과 연기를 선보이며 두 번째 해 보내기 잔치를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했다. 잔치 다음날엔 곧 있을 임단협과 간담회, 총회 준비를 위해 이사회를 긴급 소집하여 열띤 논의를 이어갔다. (아직 난 이사장. 하하.) 그리고 맞이한 겨울 방학!


아들의 리즈 시절




베트남에 푹 빠지다


그렇다. 준영이는 이번 겨울 방학 여행 때 베트남 사랑에 빠졌다. 낮잠도 거의 안 자고 매일매일 최고의 컨디션으로 놀았다. 밥은 뭐 늘 그렇듯 즐겨 먹진 않았지만.


첫 번째 에코리조트는 이름에 걸맞은 친환경적인 숙소였는데 숲 속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화장실과 욕실이 따로 외부와 막혀 있지 않아서 다양한 생물들과 함께 있다는 점이 다소 당황스럽긴 했다. 아들의 표현에 의하면 '여기 화장실이 너무 복잡해~ 도마뱀, 개구리, 개미, 파리, 모기 너무 복잡해~~'


다음은 빈펄 리조트로 이동해서 함께 있는 동물원, 사파리, 놀이공원, 워터파크를 열심히 즐겼다. 아들의 표현에 의하면 '베트남 너무 좋아~ 수영장, 바닷가, 동물원, 아쿠아리움, 놀이동산 다 있어~'




해 보내기 잔치의 여파로 인해 침대에서 계속 이어지는 아들의 공연도 볼 수 있었다. 공연이 시작되면 정해준 관객석에서 숨죽이고 마칠 때까지 보아야 하며, 마치고 나서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한다. 만일 원활하게 이 과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다시 한번 더 공연이 시작된다. 으악.


아들이 흥이 너무 넘쳐 우리가 힘에 부칠 때가 종종 발생했다. 그때마다 내가 참지 못하고 넘치는 흥을 가라앉히기 위해 종종 욱했다. 못난 사람...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온 뒤 아들이 소감을 전했다. 


[아들] '나 푸꾸옥 좋았어~ 수영장이랑 밥이 좋았어~'

[우리] '밥? 너 밥 잘 안 먹은 거 같은데~'

[아들] '아냐~ 첫 번째 집에서 볶음밥이 맛있었어~' (오호~ 맞아. 참 맛있었지!)

[우리] '그럼 우리 베트남에서 살면 어때?'

[아들] '그건 싫어~ 장난감을 다 못 가져가서 싫어~' (단순 명쾌하다.)





아들의 말솜씨


1. 응아보다 아빠 걱정

내가 퇴근하기 전 아들이 응아 하러 들어가면서 파랑에게 말했다. '응가하고 있을 때 아빠 오면 좋겠다 같이 밥 먹게~ 내가 응가하고 밥 먹을 때까지 안 오면 아빠 배고프겠다.' 라며 아빠 배고플까 한걱정했다고. 하하.


2. 방귀쟁이와 깜짝 쟁이

내가 가끔 아들 방귀 소리 깜짝 놀라는 척을 하면 이런다.

[아들] '아빠~ 아빠가 모든 사람은 방귀 뀐다며 왜 맨날 놀라~'

[나] '응~ 아들 방귀가 귀여워서~'

[아들] '그럼 아빠는 깜짝 쟁이야?' 


하하. 귀여운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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