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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Sep 27. 2021

다섯 번째 아빠 고쳐 쓰기

참을 수 없는 착각의 유혹

아이를 키우다 보면 쉽게 하는 착각이 있다. ‘내 아이는 남이 아니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애정이 쌓일수록 이 착각은 점점 커진다. 아이에게 들인 정성이 깊어지고 대화를 많이 하다 보면 더욱 그렇다. 생각하고 믿는 것을 그대로 진실이라 받아들이는 인간의 특성답게 나중에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당연하게 여기게 된다. 왜 아이를 ‘내 것’이라고 여길까? 꼭 소유물로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부모에게 묻는다면 “내 아이는 내 거야.”라고 답하지 않을 테다. 하지만 반대로 물어보면 쉽게 답하기 어렵다. “그럼 내 아이는 완벽한 남인가?” 남이라고 하기에는 가족이고, 그중에서도 내 피가 섞인 사람이 아닌가. 피 한 방울 안 섞인 생판 남과 내 아이를 같은 쪽에 두기가 망설여진다. 태어나서 키우고 기른 정성과 노력에 의해 쌓인 정을 빼놓기 어색하다. 그래서 늘 내쪽으로 단단하고 가까이 꼭 붙여 두게 되는 것이다. 남은 절대 아니고, 그렇다고 나라고 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영역 안에 두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다 보면 쉽게 오해를 하게 된다. 내 아이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존재라고. 실제로 그렇게 마음먹고 아이를 다루다 보면 점점 빠져나올 수 없는 늪으로 들어가는 셈이다. 마음대로 되는 것 하나 없는 세상에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치명적인 착각에 빠지게 된다. 아이가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주 어린 시기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아이가 커가며 자아가 생기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면 부모는 당황하고 심지어 분노하기도 한다. 아이를 내 것이라고 여기고 내 마음대로 해왔는데 이제 잘 안되니까 말이다. 그 위험한 착각은 이미 부모 안에 변하지 않는 진실로 각인되어 있다.


이 착각이 깊어지면 대참사를 만든다.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는 부모의 ‘욱’이다. 부모가 원래 화가 많아서 화를 내게 되는 것이 아니다. 철저한 오해와 착각 속에 아이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이것과 다르면 감정이 틀어지는 것이다. 한치의 의심도 없이 아이가 자신의 영향력 안에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믿는다. 자신의 믿음과 다른 것을 접하면서 생기는 분노는 통제가 어렵다. 믿음이 바뀌지 않는다면 그런 상황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아이는 그런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잘못된 맹신과 계속 부딪힌다. 난 지금까지 이 모든 과정을 그대로 겪었다. 아이를 내 것처럼 다루었고 아이가 자라면서 화를 내고 다그치는 순간이 점점 늘어났다. 그러면서도 잘못하고 있다는 자각 없이 아이의 어긋남을 탓했다.


아이는 우리와 다른 사람이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고 다르다고 화낼 수는 없다. 그리고 원하는 대로 변화시킬 수도 없다. 내 것이라는 생각만 버려도 확실히 판도가 달라진다. 그리고 다시 아이를 바라본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녀석. 분명히 나와 다른 또 하나의 귀중한 존재이며 한없이 밝고 맑은 아이다. 아이가 있는 그대로 존중받고 한계 없이 살아가려면 결국 부모가 잘해야 한다. 그렇게 자라난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더 나은 미래를 바란다면 말이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게 전부가 아니다. 다음 세상의 귀중한 일부를 잠시 맡아두고 있는 것이다. 우리 부모들은 각자의 막중한 책임이 있다. 다행히 웃음과 행복이 늘 함께하므로 충분히 해볼 만하다.


*고쳐 써야 하는 아빠를 위한 또 다른 귀중한 이야기들. (책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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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제가 쓴 책이 나왔습니다. 애만 만들고 아빠인 척하던 제가 변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아닌 척 모른 척했지만 저도 그저 엄마가 애를 키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많아져서 함께하는 육아가 당연해지는 날을 꿈 꿉니다. 책 표지에 적어 둔 것처럼 인세 수익은 모두 필요한 아이들에게 기부합니다. 다른 욕심 없이 오로지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져서 세상이 변하길 바랍니다. 아이가 있거나 아직 없거나 다 컸거나 심지어 없을 예정이어도 읽으면 좋습니다. 엄마 아빠가 함께하는 육아를 아이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이해해야만 바뀌기 때문입니다.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필요한 분들에게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순간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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