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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Nov 18. 2021

변함없는 아쉬움

마실과 졸업식

이젠 한국 나이로 8살이다! 호주 나이로 6살이라고 지낸 지 좀 돼서 아들은 6살이 더 익숙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굴렁쇠였다면 제일 큰 형님을 지나 졸업을 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이곳에서는 유치원을 졸업하고 학교 막내가 되었다.


그때의 사진만 보아도 지금 아들은 정말 많이 컸다. 쑥쑥 크라고 밥 잘 먹자고 노래를 부르지만 실제로 커버리는 모습을 보면 아쉬운 마음이 조금씩 흘러나온다. 품 안의 자식이라더니 너무 커서 품에 안을 수 없게 되면 기분이 어떨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하나뿐이다.


지금 더 많이 안아주자.


맨 위 가운데 사진의 손가락은 오해입니다






20190225


2월의 굴렁쇠는 아쉬움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시기다. 졸업식을 통해 형님들이 나가고, 새로운 4살 동생들이 들어오며, 한 단계씩 윗방으로 올라간다. 아들은 점점 제대로 된 6세의 모습을 보여가고 있었다.




마실 마실 마실


그동안 밀렸던 마실을 감행했다. 초대받았던 그리고 초대하고 싶었던 마실을 성사시켰다. 아들도 다른 아이들과, 우리도 다른 아마들과 더 친해질 기회를 만들었다.


우리가 후견 가구였던 1살 동생 친구 집에 초대받았다. 둘째 출산으로 이제야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가기로 한 전날부터 아침까지 아들은 아주 신나 있었다. 아침에도 엄청 일찍 일어났고, 언제 가냐고 계속 물어보았다. 심지어 혼자서 옷을 골라서 입기까지 했다. 그것도 깔맞춤으로. 들뜬 기분을 안고 동생집에서 둘이 아주 잘 놀았다. 작년에는 따로 놀더니, 이제는 1년이 지나서 친해졌다고 둘이 잘 놀았다. 덕분에 아빠 엄마들은 좀 쉬었다. 아이들은 역시 또래끼리 노는 게 제일이다. 우리도 그렇듯이.


다음에는 같이 신나는 방이 되는 7세 형아를 우리 집에 초대했다. 아들은 마실 초대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본인 장난감을 같이 가지고 노는 것이 더 좋기 때문이라고. 처음 등원했을 때는 어려워했던 형님이었는데 신나게 잘 놀았다. 초대하는 바람에 파랑이 음식 하느라 고생을 했지만 맛있게 드셔서 꽤 뿌듯했을 것 같다. 덕분에 아마들끼리 이야기도 많이 나누었고, 터전에서도 형님과 더 잘 지내지 않을까 싶다. 마치고 나서 역시 마실은 초대가 좋다는 아들의 멘트도 빠지지 않았다.




아빠 신년모임과 졸업식 


구정을 마치고 명절 전 발생한 보일러 사건을 마무리 정리할 겸(건수 잡기?), 아빠들 신년 모임 할 겸 다시 아빠들이 모였다. 오후에 모여서 시설이사님의 진두지휘 아래 모두 신속하게 움직여서 일을 마무리하고 저녁을 먹으러 이동했다. 우리 터전 근처에 초등학교 다니는 친구들이 다니는 율동 방과 후 학교가 있는데 마침 총회를 진행하고 있었다. 큰 아이를 거기에 보내고 있는 우리 조합원 아빠가 인사하러 갔다가 붙잡혀서 돌아오지 못했다. 그러다 서로 자리를 옮겼는데 정말 우연히(?) 같은 가게에 들어가서 거의 합석을 하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공동육아 선배님들 이셨다. 술도 들어갔겠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꽤 밤늦게까지 있었다. 모두 아이들에 대한 생각은 같았고, 왜 이런 교육을 나라에서 해주지 못할까 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작년에는 뒤풀이만 참석했던 졸업식에 정시 참석했다. 여기서 보낸 2년이란 시간과 졸업하는 아이들, 아마들과의 정 덕분인지 중간중간 눈물이 떨어졌다. 아마 감정이입도 되었고 여기 굴렁쇠의 분위기에 푹 젖어서 일 것이다. 이제 가는 아이들, 아마들과 마지막 뒤풀이와 인사를 나누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가시는 분들도 아쉬움과 후련함이 교차하는 듯했다. 우리는 참 좋은 인연으로 여기 굴렁쇠에 왔다가 가는 것이 분명했다. 아들이 다른 어린이집을 다녔었다면 참 얼마나 공허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냥 돈을 내고 맡기고 찾고, 안에서의 일들은 내 몫이 아닌 것처럼... 다시 한번 굴렁쇠에 오게 되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빠지지 않는 아들 어록


1. 우리 가족의 비밀


[아들] '엄마는 늦기 대장이고 아빠는 청소 대장이고 나는 장난감 흩기 대장이야~’ 


외출할 때 엘베를 잡아두고 엄마를 기다리며 남긴 말. 매번 엄마가 늦는 다고 들으라고 하는 말.



2. 참고 먹는 매운 김치


[아들] '터전에서 매운 것을 꾹 참고 김치를 먹어’

[파랑] '안 참아도 된단다. 아들~’

[아들] '안 참으면 눈물이 날 것 같단 말이야.’


그래, 이번 터전 김장이 좀 맵더라 ㅡㅜ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도대체 뭐야?



* 아빠로서 모자라고 부족한 저에게 큰 가르침을 준 공동육아 어린이집과의 인연은 믿기지 않는 행운이었습니다. 그동안 함께하는 육아를 알아가는 여정을 담은 '공동육아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것의 시작을 전 소중하게 여깁니다. 처음 아빠로서 스스로를 자각하고 돌아보게 만든 그곳이 그렇습니다. 그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어진 변화의 일대기는 제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에 담겨있습니다. 변화를 원하신다면 권해봅니다. 또 누가 변할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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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제가 쓴 책이 나왔습니다. 애만 만들고 아빠인 척하던 제가 변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아닌 척 모른 척했지만 저도 그저 엄마가 애를 키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많아져서 함께하는 육아가 당연해지는 날을 꿈 꿉니다. 책 표지에 적어 둔 것처럼 인세 수익은 모두 필요한 아이들에게 기부합니다. 다른 욕심 없이 오로지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져서 세상이 변하길 바랍니다. 아이가 있거나 아직 없거나 다 컸거나 심지어 없을 예정이어도 읽으면 좋습니다. 엄마 아빠가 함께하는 육아를 아이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이해해야만 바뀌기 때문입니다.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필요한 분들에게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순간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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