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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Dec 02. 2021

우리는 지금 행복한 걸까?

변화가 시작된 우리의 그때

그때쯤이었던 것 같다. 우리 부부의 행복을 생각하며 앞으로를 계획했던 게. 그땐 지금의 모습을 상상할 수도 없었지만 지금은 그때의 모습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현재의 삶을 사랑하면 항상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린 이때보다 더 행복하다고 믿는다. 굳이 행복이라는 말을 쓴다면.








20190311


봄이 되고 새로운 한 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3월부터 굴렁쇠 터전과 우리 가족에게 많은 변화의 조짐들이 있었다.



터전에서


졸업식을 마친 졸업 가구가 하나둘씩 떠나면서 인사를 나누었다. 작년과는 또 다른 깊은 정이 있었기에 아쉬움이 많았다. 그러던 중 두 아이를 보내면서 큰 아이는 졸업을 시키고, 둘째 아이는 7살이 되는 선배 가구가 돌연 조합 탈퇴 소식을 전했다. 신중한 결정이었기에 존중했지만 마음이 허전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나눴고 아이들과도 지낸 시간이 긴 가구여서 더욱 안타까웠다. 다행히 아들의 큰 동요는 없는 듯했지만 어른이든 아이든 이별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터전에서 오며 가며 이런저런 모임들이 있었다. 하원을 하다가 동생네 집에 급 마실을 가서 저녁도 먹고 놀다가 오기도 하고 첫 신나는 방 모임에서 푸르미 담임 선생님과 첫 한 달 지낸 이야기도 나누었다. 새롭게 조합원이 된 가구들에게 굴렁쇠를 소개하고 환영하는 '신입 조합원 교육&환영회'를 술 없이 밥과 다과로 깔끔하게 치렀다. 다시 올 한 해 터전이 발동이 걸리는 기분이 드는 3월 초였다.


연휴엔 야심 차게 준비한 '아빠랑 함께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공연도 보러 가고, 미술관도 보러 가고, 피로도 풀 겸 서로 때를 밀어주러 목욕탕도 처음 같이 갔다. 굴렁쇠에 등원한 월요일에 주말 지난 이야기 나눌 때 아들 기억에 남은 것은 '목욕탕' 하나였다. 하하. 원래 물을 정말 좋아하는데 미술관은 좀 어려웠고, 공연은 뭐 쏘쏘였나 보다.






집에서


이제 파랑과 나는 입사 11년 차로 10년 동안 회사생활을 해왔다. 최근에 연이어서 동기들이 퇴사하고 있다. 남은 동기 하나는 자기는 그만두지 못해 그들이 부럽다는 말을 했다. 파랑과 나는 '왜 우리는 회사를 다니는가?'라고 의문이 들었다. 이 시점에 우리의 남은 인생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지에 대해 생각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로 버킷리스트도 적어보면서 우리의 내일에 대해 서로 나누면서 미래를 그려보았다. 내일모레면 우리가 40이라는 것을 자각하고 무언가 하려면 더 늦기 전에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정신도, 몸도 지금과는 다르게 늙어갈 테니.


먼저 우리는 몸과 마음의 안정을 찾고 고민할 시간 확보를 위해 휴가를 내기로 했다. 늘 후다닥 다녀오는 짧은 여행이 아닌, 한 달짜리 10년 차 리프레쉬 휴가를 사용했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생각들이지만 양가 부모님과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부모님은 우리의 새로운 시도를 불안해하셨지만 결국 존중해주셨다. 이런 와중에 내게 드는 생각은 한 아이의 아빠구나라는 책임감과 남은 절반 이상의 인생은 어떻게 꾸며나갈지에 대한 떨리는 기대감이다.


아직 풀어낼 이야기가 많지만 파랑과 나, 우리 둘의 결론은 일치했다. '우리 부모가 행복해야 우리 아이도 행복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정말 행복한 걸까?






아들 어록


[나] '아들~ 뭐 먹고 그렇게 컸어?'

[아들] '나이 먹었지~'



* 어젠 새벽에 글을 쓰려고 일어나던 순간 아들이 함께 눈을 떴습니다. 이불과 침대에 거하게 실례를 한 체 말이죠. 치우고 닦고 빨래하며 뒷수습하고 다시 재우느라 시간을 꽉꽉 채워 잘 보냈습니다. 하하.


* 아빠로서 모자라고 부족한 저에게 큰 가르침을 준 공동육아 어린이집과의 인연은 믿기지 않는 행운이었습니다. 함께하는 육아를 알아가는 여정을 담은 '공동육아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것의 시작을 전 소중하게 여깁니다. 처음 아빠로서 스스로를 자각하고 돌아보게 만든 그곳이 그렇습니다. 그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어진 변화의 일대기는 제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에 담겨있습니다. 변화를 원하신다면 권해봅니다. 또 누가 변할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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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그 시절 / 미술관에서의 아들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도대체 뭐야?


세상에 필요한 변화를 만드는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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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제가 쓴 책이 나왔습니다. 애만 만들고 아빠인 척하던 제가 변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아닌 척 모른 척했지만 저도 그저 엄마가 애를 키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많아져서 함께하는 육아가 당연해지는 날을 꿈 꿉니다. 책 표지에 적어 둔 것처럼 인세 수익은 모두 필요한 아이들에게 기부합니다. 다른 욕심 없이 오로지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져서 세상이 변하길 바랍니다. 아이가 있거나 아직 없거나 다 컸거나 심지어 없을 예정이어도 읽으면 좋습니다. 엄마 아빠가 함께하는 육아를 아이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이해해야만 바뀌기 때문입니다.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필요한 분들에게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순간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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