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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Nov 22. 2021

함께 육아하는 이유

관계 속의 나라는 존재를 위해서

나는 아내가 육아의 부담을 더 많이 지는 것이 늘 미안했다. 아내도 표현은 안 했지만 내심 힘들었을 것이다. 하얀 백지장 같은 아이를 키워내는 것은 말로 할 수 없는 어려움이다. 아무것도 모르는데 아이는 자라나고 있다. 이를 혼자서 감당하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이때 곁에 있는, 그것도 함께 아이를 만든 사람이 돌아서 있다면 배신감까지 느낄 수 있다. 내게 가진 아내의 서운함은 그런 것이었다. 함께 세상에 태어나게 한 아이를 한쪽에 미루어 둔 상황은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육아에 힘을 보태고 무게를 실어주면서 상황은 조금 달라졌다. 미안한 감정으로 피하기 급급했던 아내의 눈을 이젠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 사이의 육아라는 단단한 벽을 통과해 날카롭고 차갑기만 했던 아내의 눈빛은 이제 따뜻하게 변했다. 주고받는 눈빛에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서려 있다. 이렇게 우린 동등한 관계를 쌓아 올렸다. 


이 변화는 내가 직접 육아에 함께했기 때문에 생겨났다. 나는 직접 경험해 보아야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다. 출산의 힘듦과 아픔은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내가 경험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육아는 달랐다. 직접 해보고 나니 진정한 함께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생각만으로는 아무리 바꿔도 한계가 있다. 하지만 직접 상대방의 역할을 경험한 뒤에는 완벽히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역할의 교환은 관계에 있어서 깰 수 없는 최고의 공감대를 만든다. 이렇게 형성된 관계는 끊으려야 끊을 수 없다. 진짜 몸으로 겪어낸 살아 있는 전우애에 가깝다. 아내와 지난 군대 시절 이야기는 같이 못 나누지만 치열한 육아 시절의 이야기는 나눌 수 있다. 이런 우리의 관계를 무엇이 갈라놓을 수 있을까? 만약 한쪽이 내 일 아닌 것처럼 빠져 있었다면 그런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을까? 안타깝게도 둘 사이의 공감이 빗나간 부분이 육아라면 나중에 이미 커버린 아이를 볼 때마다 부부의 관계는 계속 어긋난다. ‘아, 내가 좀 더 신경을 썼더라면....’ ‘아, 그가 좀 더 함께 해줬더라면....’ 


서로를 이해하는 관계란 그런 것이다. 아이와 아내에게 소홀했다면 나중에 그들이 나를 소홀하게 대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렇다고 회사도 일도 포기하고 아이 곁에만 붙어 있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아내도 자식도 먹고사는 게 남편 덕인 것을 잘 안다(물론 맞벌이라면 해당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마음과 정성이 가족들에게 있음을 보여주라는 것이다. 피곤하고 귀찮고 놀고 싶고 쉬고 싶어도. 함께 살아갈 가족이라면 그렇게 하자는 말이다. 그저 내 몸 하나 챙기기 어렵다면 그들도 스스로 챙기느라 바빠서 당신을 챙기지 못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서로의 노력이 부재한 관계는 점점 멀어지다가 결국 끊어지고 만다. 


부부관계가 좋아지길 바라는가? 아이에게 관심을 보이고 행동하며 함께하는 육아라는 활동이 부부관계를 좋게 만든다. 이거야 말로 일석이조가 아닌가? 아이에게 진짜 아빠가 되면서 아내에게 진짜 남편이 되는 것. 부부관계, 가족관계에서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 난 그래서 함께 육아를 한다. 우리의 관계를 위해서, 그 관계 속의 나라는 존재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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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제가 쓴 책이 나왔습니다. 애만 만들고 아빠인 척하던 제가 변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아닌 척 모른 척했지만 저도 그저 엄마가 애를 키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많아져서 함께하는 육아가 당연해지는 날을 꿈 꿉니다. 책 표지에 적어 둔 것처럼 인세 수익은 모두 필요한 아이들에게 기부합니다. 다른 욕심 없이 오로지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져서 세상이 변하길 바랍니다. 아이가 있거나 아직 없거나 다 컸거나 심지어 없을 예정이어도 읽으면 좋습니다. 엄마 아빠가 함께하는 육아를 아이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이해해야만 바뀌기 때문입니다.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필요한 분들에게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순간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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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말을 많이 하고 나면 섬뜩해진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했는지, 하지 않아야 할 말을 했는지, 전해야 할 말을 정확히 했는지 등 줄줄이 떠오른다. 말은 글과 달라서 고칠 수가 없고 주워 담을 수가 없다. 그날도 역시 그랬다. 늦게라도 억지스럽게 모자란 말을 채우고 붙잡아보기 위해 이 글을 엮었다. 

그 늦은 밤 조용한 시간 속에 가득했던 뜨거운 관심과 응원에 놀랐다. 끝나고도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내가 뭐라고 마음대로 쏟아내는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사랑을 전해주는지 몸 둘 바를 몰랐다. 눈물이 나면 큰일이 날까 봐서 가슴을 부여잡고 잠이 들었다. 하루가 더 지났는데도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우리가 아주 가깝지는 않다. 만져지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난 이 적당한 거리와 호흡이 좋다. 서로 마음속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렌다. 가깝지도 않지만 멀지도 않다. 어설픈 친밀감보다는 꾸준한 거리감이 더 기대된다. 항상 멀지 않은 곳에 머물러 주셔서 감사하다. 이 떨리는 마음 빠짐없이 꾹꾹 눌러 담아서 간직하겠다.

*이 방송을 만들어주신 꿈푸언니님, 그리고 들어주신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오고 싶었지만 마음으로 함께 해주신 분들도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영화도 잘 안 보는 제가 푹 빠져버린 영상입니다. 한 5번 정도 봤는데요. 이게 참 볼 때마다 시간 순삭이네요. 너무 재미있어요. 정말 특이한 사람이 나오거든요. 하도 이상한 말을 하니까 막 MBTI 공개하라고도 하고요. 하릴없이 공개하니 완전 딱이라고 하네요. 푸핫. 이 영상을 잠깐이라도 보시면 '이 녀석 진심이구나' 싶을 거예요. 그러고 나면 바로 이 사람이 쓴 책이 궁금해지실 겁니다. 괜히 귀찮게 영상 보고 싶지 않으시면 바로 책 구매로 가셔도 됩니다! 어쩌면 그게 서로 덜 고통스러울지도 몰라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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