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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Nov 13. 2021

약속을 어기는 건 거짓말일까?

아이는 아이답게 커가는 중

아들과의 약속에 과하게 엄격하다. 내가 아들에게 한 약속이 아닌 아들이 내게 한 약속에 대해서다. 밥을 잘 먹겠다든지, 글자 놀이에 집중하겠다든지, 방 정리를 잘하겠다든지 늘 반복되는 것들이다. 당연히 그러겠다고 한 약속이라도 모두 지키며 살기는 어렵다. 나도 그렇게 못하는데 커가는 아이는 오죽할까. 어긋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쌓여오다가 어느 순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너 이러이러하겠다고 약속했잖아.
약속을 어기는 거야?
그건 거짓말하는 거야.

이렇게 다그치고 나면 뒤늦게 미안해진다. 어른인 자기도 못하는 것을 아이에게 알려준답시고 강요한 것 같아서. 그런 날은 정말 후회가 막심하다. 나는 아이에게 한 약속을 얼마나 잘 지켰다고 그러는지. 그리고 설령 내가 지켰더라도 아이에게 똑같이 바라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나는 어릴 때 어땠는가? 약속의 중요성을 깨닫는 때는 몸이 크고 나서도 훨씬 뒤의 일이다.


무턱대고 지키기로 한 것은 무조건 지켜야 하고 어기면 큰 잘못을 저지른 거라고 하지 말아야 한다. 아이가 스스로 느끼고 신경을 쓸 때까지 크고 작은 약속을 계속하고 어겨가는 과정을 함께해야 한다. 얼마든지 어길 수 있다고 마음을 바꾸고 나니 기다려주는 시간이 생각보다 짧게 느껴졌다. 어느새 하나씩 지켜가는 모습에 놀라게 되었다. 아이에겐 배우고 알아가는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다. 약속을 잊어버리거나 일부러 어기는 게 아니었다.



아이를 답답해하며 하는 생각이 있다. 왜 이런 당연한 것을 모르지? 같은 어른끼리도 내 생각과 다른 사람들이 수두룩한데 아이에게는 무슨 근거로 이렇게 판단할까?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고 있고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여기는 부분이 참 많다. 아이의 궁금증을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끓어오르는 감정에 쉽게 농락당한다.


이는 아이가 조금씩 자라면서 점점 더 심해진다. 크면서 생각도 빨라지고 대화도 통하다 보니 더 이상 아이라고 생각지 못할 때가 많아서 그렇다. 눈높이를 내려 아이에게 맞추는 게 아니라 같은 어른의 기준으로 생각해서 아이를 억지로 높여다 붙이는 셈이다. 어른으로서 아이를 이해하고 바라보려면 마음과 생각의 높이를 아이에게 맞춰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의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쉽지 않겠지만.


차이를 인정한 뒤에도 서로 눈높이를 맞추는 데 욕심이 난다. 아이가 조금만 더 발꿈치를 들면 좋겠다는 생각에 내 무릎을 굽히기 어렵다. 그럴 때면 어쩔 수 없다. 아이의 나이와 내 나이의 차이를 따져본다. 그 차이만큼을 내 수고와 정성으로 돌려서 몸을 깊숙이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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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제가 쓴 책이 나왔습니다. 애만 만들고 아빠인 척하던 제가 변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아닌 척 모른 척했지만 저도 그저 엄마가 애를 키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많아져서 함께하는 육아가 당연해지는 날을 꿈 꿉니다. 책 표지에 적어 둔 것처럼 인세 수익은 모두 필요한 아이들에게 기부합니다. 다른 욕심 없이 오로지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져서 세상이 변하길 바랍니다. 아이가 있거나 아직 없거나 다 컸거나 심지어 없을 예정이어도 읽으면 좋습니다. 엄마 아빠가 함께하는 육아를 아이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이해해야만 바뀌기 때문입니다.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필요한 분들에게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순간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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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말을 많이 하고 나면 섬뜩해진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했는지, 하지 않아야 할 말을 했는지, 전해야 할 말을 정확히 했는지 등 줄줄이 떠오른다. 말은 글과 달라서 고칠 수가 없고 주워 담을 수가 없다. 그날도 역시 그랬다. 늦게라도 억지스럽게 모자란 말을 채우고 붙잡아보기 위해 이 글을 엮었다.

그 늦은 밤 조용한 시간 속에 가득했던 뜨거운 관심과 응원에 놀랐다. 끝나고도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내가 뭐라고 마음대로 쏟아내는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사랑을 전해주는지 몸 둘 바를 몰랐다. 눈물이 나면 큰일이 날까 봐서 가슴을 부여잡고 잠이 들었다. 하루가 더 지났는데도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우리가 아주 가깝지는 않다. 만져지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난 이 적당한 거리와 호흡이 좋다. 서로 마음속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렌다. 가깝지도 않지만 멀지도 않다. 어설픈 친밀감보다는 꾸준한 거리감이 더 기대된다. 항상 멀지 않은 곳에 머물러 주셔서 감사하다. 이 떨리는 마음 빠짐없이 꾹꾹 눌러 담아서 간직하겠다.

*이 방송을 만들어주신 꿈푸언니님, 그리고 들어주신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오고 싶었지만 마음으로 함께 해주신 분들도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영화도 잘 안 보는 제가 푹 빠져버린 영상입니다. 한 5번 정도 봤는데요. 이게 참 볼 때마다 시간 순삭이네요. 너무 재미있어요. 정말 특이한 사람이 나오거든요. 하도 이상한 말을 하니까 막 MBTI 공개하라고도 하고요. 하릴없이 공개하니 완전 딱이라고 하네요. 푸핫. 이 영상을 잠깐이라도 보시면 '이 녀석 진심이구나' 싶을 거예요. 그러고 나면 바로 이 사람이 쓴 책이 궁금해지실 겁니다. 괜히 귀찮게 영상 보고 싶지 않으시면 바로 책 구매로 가셔도 됩니다! 어쩌면 그게 서로 덜 고통스러울지도 몰라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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