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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Jul 08. 2022

거기서 버티고 있는 당신에게

그곳에서 10년을 버틴 당신의 동료이자 선배이자 후배가

혹시 오늘 아침 출근하기 싫지 않았나요? 설레며 기쁘게 사무실에 도착했다면, 이 책을 펴 볼 필요가 없습니다. 전혀 공감 못할 게 분명하거든요. 만약 하릴없이 무거운 몸과 마음을 챙겨 겨우 자리에 앉았다면 우린 꽤 말이 잘 통할 거예요. 


저는 남들처럼 살다 회사에 들어가 10년간 일한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제가 ‘보통’인 이유는 걸어온 길은 물론, 일터로 나가는 기분이 당신과 똑같기 때문입니다. 매일 가기 싫었습니다. 이유는 그때마다 달랐지만 억지로 끌려갔습니다. 신나고 즐거웠던 적이 없지는 않지만, 분명 자발적인 생활은 아니었어요. 간절한 취업의 열망이 무색하게도 입사 후부터는 아무 생각 없이 들락날락하며 받는 월급에 만족하며 지냈습니다.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어 영혼 없이 오고 갔지만 언제까지 계속해야 할지 몰랐죠. 


많은 사람이 퇴사를 원합니다. 또 그만큼 퇴사자가 흔한 시대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아이러니한 것은, 버티는 마음으로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 더 많다는 사실입니다. 퇴사하고 싶은 마음과 달리 과감하게 뿌리치지 못하는 탓이겠지요. 어쩐지 떠나는 자가 많아질수록 남은 자는 초라해집니다. 뛰쳐나가는 자가 괜스레 멋져 보이고, 뒤에 남겨진 자기 모습이 못나 보이고요. 정작 핵심은 그게 아닌데 말이죠. 


우린 왜 남아있고 왜 벗어나지 못하는지 모릅니다. 한 번도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으니까요. 지금 하는 일이 내게 어울리는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일은 어떻게 살고 싶은지. 누가 물어본 적도 없고 스스로 의문을 가져본 적도 없죠. 다들 그렇게 사니까요. 가끔 투덜대거나 욕을 하고 나면, 당장은 시원하지만 결국 남는 건 갑갑함뿐입니다. 다음 날 아침이면 어김없이 출근해야 하니까요. 왜냐하면 우리에겐 카드 값과 갚아야 할 대출금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이건 남의 일이 아닙니다. 저 역시 저를 돌아볼 여유 없이 출근해야 하는 회사에 질질 끌려다녔거든요. 


우린 삶의 대부분을 일터에서 보내지만, 얼른 빠져나오려고 합니다. 마주하려고 하지는 않지요. 요즘 흔히 이야기하는 ‘워라밸’도 마찬가지입니다. 쉽게 말해 일과 삶을 완벽하게 분리하기를 바라는 것 같아요. 저도 일이 삶으로 넘어오지 않게 철벽 수비를 꽤 잘했습니다. 퇴근 후엔 휴대폰을 멀리 던져두었고, 주말엔 일부러 업무 연락에 늦장 대응했죠. 제가 더 소중했고 그깟 일은 뒷전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점점 더 일이 싫어졌어요. 떼어내려고 몸부림칠수록 스치기만 해도 비명이 나오는 지경까지 온 거죠. 문득 이 녀석이 궁금해졌습니다. 자칫하면 영원히 함께해야 할지도 모르는데 똑바로 알아야 하지 않을까 해서요. 


투명하게 남김없이 깨끗이 회사를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마냥 밉다고 모른 척하지 않고 직접 알아보고 판단하기로 했습니다. 회사가 어떤 존재인지, 거기 담겨있던 저는 어떤 사람인지 살펴보기로요. 정말로 그 안엔 미움만 가득한 건지, 배운 점이 눈곱만큼도 없는 건지, 무념무상으로 다니는 게 제일인 건지요. 막연히 “싫다, 싫어!” 만 외치는 건 서로에게 좋지 않아 보였습니다. 고맙고 아쉬우면 더 잘해보는 거고, 더는 보고 싶지 않다면 떠나는 방법도 따져보는 거죠. 그저 씩씩대며 마음 꽉 닫고 행동 없는 프로불만러가 되어가는 스스로에 지쳤다고 해두는 게 정확하겠네요.


회사 이야기는 참 많습니다. 회사가 힘들어서 그만둔 사연부터 이를 악물고 버티자는 다짐까지요. 항상 진짜일까 의심되는 일 잘하는 법과 화려한 처세술을 가르치는 충고는 더 많습니다. 그런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고민하는 대부분의 우리가 담긴 이야기는 많지 않습니다. 그 아쉬운 마음을 담아 누구처럼 화끈하지도 확실하지도 않지만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망설이는 평범함을 담은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우리가 받는 위로는 어쩌면 나와 다른 대단한 사람에게서가 아니라 나와 똑같이 불안한 이에게 받는 게 아닐까 하면서요. 


저와 마주한 당신은 여러 마음을 안고 책을 집어 들었을 테죠. 누군가는 이제 막 입사를 준비하며 회사에 대한 궁금증으로, 누군가는 갓 들어가서 회사를 알아가는 답답함으로, 누군가는 이미 오래 힘들고 지쳐 토닥임이 절실해서, 누군가는 과감히 결심하고 지지받고 싶어서. 어떤 상황일지라도 회사와 함께 살아가는 당신과 저는 통해있습니다. 저도 그랬었고, 지금도 그러고 있으니까요. 들어가고 싶어 간절했고, 배우며 기뻤고, 당하면 억울했고, 더러워 그만둘까 고민했죠. 저와 다르지 않은 당신을 생각하며 글을 썼습니다. 회사 이야기를 꺼내면 서로 할 말 많은 친구와 대화를 나누듯이요. 


회사에서 10년 동안의 머무름은 무엇을 남겼을까요. 회사원, 직장인이라는 겉모습은 여전히 가장 익숙하고 몸에 맞는 옷입니다. 잘 어울리지만 좋아하지 않는 옷은 사랑받지 못했습니다. 피부처럼 몸에 달라붙어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의 흔적이라고 할까요. 모른 척하고 싶지만 이미 저의 일부가 되어버린 진한 회사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잘 버티다가도 조금만 틀어지면 빠져나오고 싶은, 그러나 당장 그럴 수 없어 불편한 느낌, 일없이 살 수 없어 끄덕일 수밖에 없는 인정,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듣고 싶었지만 듣지 못했던 속마음을 대신 시원하게 외칩니다. “맞아, 맞아.” 무릎 치며 가볍게 웃다가도 헤어날 수 없게 빠져들며 무거워지기도 할 거예요. “에이, 정말 더러워서 못 해 먹겠네!”를 한 번이라도 외친 동지에게 저도 그렇다고 어깨를 두드리기도 할 거고요. 지나가는 직장인 아무나 붙잡고 시작해도 하루가 모자랄 그런 우리만의 이야기를 듬뿍 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궁금해해도 될까요? 지금 하는 일이 원하고 바라던 일 맞나요?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 책이 도움 되길 바랍니다. 저는 덕분에 갈피를 잡았거든요.


- 그곳에서 10년을 버틴 당신의 동료이자 선배이자 후배가, 회사와 퇴사 사이에 놓인 모든 당신에게. (우리의 책에서 만나요!)



『퇴사라는 고민』 

교보문고 https://bit.ly/3RizpNk

예스24 https://bit.ly/3yjCDYx

알라딘 https://bit.ly/3AxtmPd

인터파크 https://bit.ly/3ah39tG

첫 번째 책에 주신 관심 덕분에 두 번째 책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인생에서 긴 시간을 차지한 ‘회사’ 이야기입니다. 제목처럼 전 여전히 ‘퇴사’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영원할 줄 알았던 휴직이 끝납니다. 꼭 돌아갈 것 같았지만 이제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책이 해답을 줄 수 있을까요? 

직장에서 느끼는 온갖 사건과 감정이 담겨있습니다. 함께 즐겨주시면 저와 우리가 해나갈 고민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꼭 읽어주시길 추천과 부탁을 동시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첫 번째 책과 마찬가지로 모든 인세 수익은 도움이 필요한 곳에 쓰입니다. 이번 책으로는 과로, 우울증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직장인들을 위해 기부합니다.






이 책의 탄생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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