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궁금한데 살까 말까 고민될 때
feat. 신간 이벤트
두 번째 책을 냈다는 말을 전하면 주로 보이는 반응이 있다. "와, 벌써요?" 그 뒤에 이어지는 대화를 통해 제각각의 속마음을 알 수 있다. 첫 번째 책을 사지 않았는데 다음 책이 나왔다고 알리다니 민망하게, 아직 사놓고 읽기도 전인데 또 다른 책이 튀어나왔다니, 원래 책이라는 걸 이렇게 바로 쓸 수 있는 건지, 책인지 뭔지는 모르겠고 넌 어디서 뭐하고 살고 있냐고. 내가 원하는 반응이야 정해져 있지만, 오랜만에 연락해서 책이 나왔다고 알리는 마당에 상대방의 마음을 모른 척 딴소리만 할 수는 없다. 하릴없이 간만에 안부를 묻는 사이의 흔한 마무리가 이루어지고 나면, 물음표만 남는다. '그래서 책을 사겠다는 건가?'
내 마음을 잘 알아주거나 진짜로 내 책이 궁금한 사람은 말이 적다. "주문 완료, 구매했음, 사서 볼게."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어렵게 만든 책을 직접 구해 봐준다는데. 예약판매 기간이 끝나고 책이 배송되고 있다. 멀리 있는 나는 모르지만 책을 받아 본 지인들의 인증샷과 제보에 따르면 그렇다. 책이 잘 나왔냐고 물으면 아직 읽어보지 못해서 모른다는 솔직한 대답이 좋다. 바다를 건너 내게 올 해외배송으로 주문한 책 보다 항상 먼저 받아보는 그들의 책이 두 번째라 그런지 익숙하다. 변함없이 내 글을 읽어주고 응원해주는 이가 있다는 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든든함이다.
책은 상황이 가장 좋지 않을 때 나왔다. 아들 방학 기념으로 여행을 떠난 추운 섬에서 소식을 접했다. 마침 난 독한 감기에 걸려 밤새 오한에 떨며 잠을 자지도 못하고 있을 때. 일 년에 한 번은 크게 앓곤 하는 데, 바로 그때였다. 남의 일도 아니니 넋 놓고 있을 수 없어 할 수 있는 대로 여기저기 알렸다. 일주일이 지나 병은 많이 나았지만 출간 후유증 때문인지 몸과 마음이 아직 멍하다. 알릴 수 있는 곳엔 다 알렸는데 뭔가 더 할 게 있나 싶기도 하고. 이래저래 쉬느라 글을 못 쓰고 있어서 갑갑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나온 책을 모른척하고 지금 쓰고 싶은 글만 쓸 수도 없고. 알리고 쓰며 적절한 리듬을 다시 찾을 때다.
출간 소식을 알리면 일단 축하는 무조건 받는다. 돈 드는 게 아니니까. 물론 진짜 돈이 드는지 소식을 듣고도 비싼 말 한마디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어제 태어난 사람은 아니라서 그 정도에는 끄떡없다. 기대와 반응의 차이는 과학이니까. 축하 다음 단계, 실제로 돈이 들어가는 사서 읽는 건 다른 이야기다.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소재가 궁금하지 않아서, 니나 나나 비슷비슷한데 돈까지 들일 필요가 있나, 책을 원래 안 읽어서, 유명 작가나 베스트셀러가 즐비한데 굳이. 그럼 그럼, 존중한다. 나도 사서 보는 건 내 판단대로 하니까. 취향 존중, 의견 존중이다.
넋두리 길어진 오늘, 내가 진짜 알리고 싶은 소식을 받아볼 분은 따로 있다. 날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고, 이 녀석 흥미로운데 하며 관심이 생겼고, 책이 나왔다니 궁금은 한데, 정작 내 돈 주고 보기엔 확신이 서지 않는. 한 분이라도 사주길 바라는 좁은 내 마음과는 다르게, 더 많은 분들에게 알리려는 출판사의 너른 마음이 담긴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좋은 건 무료 체험을 통해서라도 입소문이 나게 하려는 훌륭한 방법이다. 요기 강한별 출판사 인스타그램 링크로 가서 읽고 싶은 사연을 댓글로 신청하면 된다.
그럼에도 저자인 난 꿋꿋하게 책 소개와 구매 링크를 달아본다. 내가 쓴 책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기 때문에. 내가 아니면 날 믿어줄 사람은 없다. 끝까지 놓지 않는다.
『퇴사라는 고민』
첫 번째 책에 주신 관심 덕분에 두 번째 책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인생에서 긴 시간을 차지한 ‘회사’ 이야기입니다. 제목처럼 전 여전히 ‘퇴사’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영원할 줄 알았던 휴직이 끝납니다. 꼭 돌아갈 것 같았지만 이제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책이 해답을 줄 수 있을까요?
직장에서 느끼는 온갖 사건과 감정이 담겨있습니다. 함께 즐겨주시면 저와 우리가 해나갈 고민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꼭 읽어주시길 추천과 부탁을 동시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첫 번째 책과 마찬가지로 모든 인세 수익은 도움이 필요한 곳에 쓰입니다. 이번 책으로는 과로, 우울증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직장인들을 위해 기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