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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Jul 08. 2020

아들의 첫 외박

첫 터전살이

첫 외박을 경험한 3년 전!


원래는 이번 6월에 한국으로 돌아가면 굴렁쇠 터전살이에 아들을 꼽사리로 끼워 넣어 주십사 부탁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모든 계획이 폭파 ㅡㅜ


모두 일상으로 돌아갈 날을 위해 오늘도 기도한다.






20170609


오늘은 우리 부부와 준영이에게 매우 새로운 경험을 하는 날이다!


바로 준영이가 엄마 아빠 없이 집이 아닌 곳에서 잠을 자는 날이다. 한 마디로 ‘첫 외박'을 하는 것이다.


공동육아 터전 일정에는 ‘터전살이'라고 하는 행사가 있는데, 지내고 있는 터전에서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하룻밤을 보내는 것이다. 아이들의 자립심과 독립심을 길러주는 동시에 터전에 대한 애착도 올려주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도 그랬듯이, 4살짜리 아이가 있는 부부라면 이게 가능한 것인지 깜짝 놀랄 것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 터전에 익숙해지는 상반기 끝무렵에 진행이 되고, 항상 낮잠을 자는 패턴을 활용하기 위해서 그날만큼은 낮잠을 자지 않는 스케줄로 일정을 꾸린다.


오늘도 ‘먼 나들이'라는 낮잠 없이 버스를 타고 남한산성으로 소풍을 다녀온다. 이미 선생님들도 오늘 일정에 대해 준비를 많이 했을 것이고, 우리 아마들도 나름의 준비(특히 마음 준비)를 해왔다. 아이들에게는 하룻밤을 잔다는 이야기는 가급적 하지 않았고,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저녁과 밤에는 대기를 하고 있을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괜히 터전 주변을 서성이다가 아이들에게 적발되면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 ‘터전살이’를 몽땅 망치게 된다 ㅡㅜ 아이들은 동요할 것이며, 하나둘 엄마 아빠를 찾을 것이며, 집에 가고 싶다며 울게 될 것이다. 그래서 특히나 어린 4세 아마들은 안 보이는 곳에서 또는 집에서 대기를 하고 있게 될 것이다.


나도 오늘 일이 마치는 대로 집으로 가든, 터전 근처에 머무르든 ‘비상대기조'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어릴 적 첫 야영? 캠핑? 비슷한 단체 외박 활동이 생각난다. 어찌나 설레며 즐겁게 놀다가 늦게 잠이 들었던지. 집에서 엄마 아빠의 잔소리도 없었지만 마냥 친구들과 밖에서 밤을 보낸다는 것이 그리도 흥분이 되었었나 보다. 하하.


오늘 준영이에게도 그런 신기하고 좋은 경험이 되길 바란다. 혹시 견디기 힘들어도 전혀 상관은 없다. 모두 같을 수는 없는 것이니!


아빠는 언제든 달려가도록 대기하고 있을게! (자유시간을 즐기며 영화를 볼지, 술을 마실지, 아니면 야근을 할지 모르겠지만. 하하.)


오늘 하루 건강히 지내주렴!


<다음날 아침> "왜 날 혼자 집 밖에서 자게 한 거죠??"


* 아빠로서 모자라고 부족한 저에게 큰 가르침을 준 공동육아 어린이집과의 인연은 믿기지 않는 행운이었습니다. 함께하는 육아를 알아가는 여정을 담은 '공동육아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것의 시작을 전 소중하게 여깁니다. 처음 아빠로서 스스로를 자각하고 돌아보게 만든 그곳이 그렇습니다. 그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어진 변화의 일대기는 제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에 담겨있습니다. 변화를 원하신다면 권해봅니다. 또 누가 변할지 모르니까요.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도대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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