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줄이고 노오력하는 삶
그는 완전히 달라졌다. 더 이상 남에게 뒤처질 일은 없다. 밤이 사라진 그에겐 불가능이 사라졌다. 얼마나 기다리던 순간이었는가. 눈을 감고 흘려보내는 시간이 죽을 만큼 아까웠는데 이제 모두 돌려받았다. 쓸데없이 알람을 맞출 일도 없어졌다. 항상 또렷하게 뜬 눈으로 원하는 걸 할 수 있다. 마음 같아서는 먹는 시간도 줄이고 싶지만, 기술의 발전은 거기까지 미치지 못했다. 주어진 하루 전체를 온전하게 살 수 있는 날이 찾아왔다. 해가 뜨고 지는 섭리에 맞춰 깼다 자는 반복이 지겨웠는데 드디어 해방되었다. 잠이 사라진 그에게 세상은 가능성으로 넘쳤다.
그가 싫어하는 건 오로지 '잠'이었다. 어려서부터 "이제 자야지?"라는 부모님의 권유 같은 재촉이 미웠다. 아직 하고 싶은 게 많은데, 하나도 안 졸린데 왜 꼭 불을 끄고 누워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더 이해할 수 없는 건 밤에 자 버릇하면서 적응된 몸뚱이였다. 정해진 시간만 되면 힘 빠진 풍선처럼 기운이 사라지며 기계같이 잠들었다. 어쩌다 기를 쓰고 밤을 새우면 이틀은 죽어나서 따지면 손해였다. 조금이라도 무리를 하면 낮이어도 졸렸다. 밤잠도 증오하는 그에게 낮잠은 자괴감을 주었다. 어쩌자고 금쪽같은 낮에 눈을 감았을까 하면서 온종일 자책했다. 기가 막히지만 낮잠을 잔 날도 밤에는 잠이 여전히 찾아왔다. 자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비루한 인체가 한심했다. 권장된 하루 8시간 수면이 그에겐 한시적 마비와 같았다. 나머지 16시간을 아무리 애를 쓰고 동동대며 살아도, 어김없이 던져질 어두운 멍한 시간이 원망스러웠다. 너만 없으면 더 잘 살 수 있을 거라는 뜨거운 욕망을 하릴없이 눈을 감을 때마다 터트렸다.
*새로운 현실이 되길 바라는 발칙한 상상을 책에서 만나요!
못마땅한 현실을 끄집어내는 발칙한 소설적 상상력.
상상이 새로운 현실이 되길 바라며 깃발을 든다!
당연하다고 믿는 현재를 냉소적 시선으로 바꿔버린 세상을 훔쳐보며 무엇이 정말 옳은지 고민하게 만드는 진짜 같은 꾸며낸 이야기. 살아가기도 벅찬 우리는 궁금해하지 않는다. 누가 왜 정해놓은 줄 모르는 틀에 아무렇지 않게 맞춰 지낸다. 그게 싫었다. 지금 이렇다고 앞으로도 이래야 한다고 믿지 않기에. 여기 '꼭 그래야만 하나?'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수많은 허구가 있다. 굳이 들춰보지 않았던 모든 것에 의문을 던진다. 내게서 태어난 글이 구석구석 널리 퍼져 모두의 의심이 시작되길 바라며.
* 세상을 가득 채운 무기력과 절망을 조금이라고 덜어주고 싶습니다. 이 책에 발생하는 저작의 모든 수익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전액 기부합니다. 저의 작은 마음이 우리가 원하는 상상을 현실로 가져오는 데 쓰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