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는 말이야 컷컷컷

지금이 빠진 왕년은 무쓸모

by 초록Joon

이게 얼마 만이야. 방송에서 나를 불러주다니. 카메라 앞에 섰던 게 벌써 십 년이 넘었구나. 우연한 기회로 TV 드라마에 출연한 뒤, 반응이 좋아서 한참 연예인 생활을 했었지. 화려한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극 중에 꼭 필요한 역할을 맡곤 하며. 나이답지 않은 고지식함을 온몸에 두른 걸로 이름을 날렸었지. 전형적인 살아있는 화석 캐릭터에 적합하다고. 왜 그런 역 있잖아. 주연이 새로운 도전이나 일탈하려고 하면 옆에서 꼭 찬물 끼얹는 조연. 이건 원래 이래서 안 되고, 저건 당연히 그래서 안 되고. 악역도 아니고 같은 편인데 갑갑한 소리만 하면서 기운을 빼는 게 얄미운. 가끔은 진짜로 빙의해서 실제와 구분을 못 하기도 했어. 아니면 애초에 그런 성격이었는지도 모르겠네. 배우를 꿈꿔오던 게 아니라서 그저 내게 어울리는 인물로 잠시 살았을 뿐이니까. 틀에 박힌 듯 색다른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니 곧 어디에서도 찾지 않았어. 매번 똑같은 스타일로 등장하니 다들 식상해진 거지. 커리어는 거기서 멈췄어. 그래도 요즘까지 인터넷에 과거 사진이 많이 돌아다니더라고. 답답한 꼰대에 적절한 이미지라고 하면서 말이야. 연기는 연기일 뿐이니까 악감정은 없어. 어떻게든 인상적으로 남아 기억되면 좋은 거지.


이번 섭외 프로그램 설명을 들어보니 최신 트렌드인지 어렵더라고.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쇼'라는 복잡한 콘셉트에 출연진도 엄청 많아. 나 같은 왕년의 스타랑 요즘 뜨는 후배를 모아서 하는 거라네. 연배 비슷한 고만고만한 옛 동료들이야 예전에 한 번씩 봐서 다 아는데, 요새 친구들은 하나도 모르겠더군. 만나면 알아서 먼저 인사하고 설명하겠지 뭐. 정해진 형식도 없고 짜인 각본이나 미리 쓰인 대본도 없다네. 인생과 연예계에서 선배와 후배로서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게 다라고. 각각 과거와 현재를 대표하니까 세대 간의 차이를 이해하는 자리로 활용하면 된다는데. 밥 먹고 술 마시면서 벌어지는 흔한 상황이 지금은 방송이 되나 봐. 경험 많은 사람이 이제 막 시작하는 새싹에게 가르침을 주는 건 귀한 일이지. 오랜만의 방송 출연이라 긴장 많이 했는데, 그냥 하던 대로 편하게 하면 된다고 하니 부담이 적네. 따로 준비할 것도 없으니 잠이나 푹 자고 내일 첫 촬영 다녀와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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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소자의 달콤한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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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다고 믿는 현재를 냉소적 시선으로 바꿔버린 세상을 훔쳐보며 무엇이 정말 옳은지 고민하게 만드는 진짜 같은 꾸며낸 이야기. 살아가기도 벅찬 우리는 궁금해하지 않는다. 누가 왜 정해놓은 줄 모르는 틀에 아무렇지 않게 맞춰 지낸다. 그게 싫었다. 지금 이렇다고 앞으로도 이래야 한다고 믿지 않기에. 여기 '꼭 그래야만 하나?'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수많은 허구가 있다. 굳이 들춰보지 않았던 모든 것에 의문을 던진다. 내게서 태어난 글이 구석구석 널리 퍼져 모두의 의심이 시작되길 바라며.

* 세상을 가득 채운 무기력과 절망을 조금이라고 덜어주고 싶습니다. 이 책에 발생하는 저작의 모든 수익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전액 기부합니다. 저의 작은 마음이 우리가 원하는 상상을 현실로 가져오는 데 쓰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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