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버린 선한 영향력
그에겐 마지막 희망만이 남았다. 이번에도 아니라면 더 이상 서 있을 힘이 없다. 얼마나 오래 찾아 헤매었던가. 인생을 걸고 떠난 지 벌써 수십 년. 기적을 바라며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 모든 걸 잃어도 이것만 손에 넣을 수 있다면 상관없었다. 그 이상의 가치로 다시 돌아올 것을 믿었기에. 어차피 실패로 점철된 삶이었다. 버티고 있어 봤자 더 밑바닥을 확인하는 일만 벌어질 게 뻔한. 그나마 쓸모 있던 몸부림 중 하나가 책 파고들기였다. 세상 살기 답답하면 글자 속으로 도망쳤다. 현실을 잊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그에겐 마법 같았다. 이 책 저 책 경계 없이 돌아다니다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접했다. 오래전에 사라진 한 권의 책, 금서의 전설.
출판도 판매도 독서도 모두 금지된 책. 전 세계 어디에서도 자취를 감췄다고 했다. 이유는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빨간딱지가 붙은 금서답게 뚜렷한 흔적을 찾기 어려웠다. 그는 바로 이거다 싶은 생각에 그때부터 모든 걸 걸고 덤볐다. 운명적으로 느껴지는 강한 충동을 거부할 수 없었다. 세상에 흩어진 숨겨진 책에 관한 정보를 쓸어 담기 시작했다. 의미 없는 내용부터 믿기 어려운 내용까지 방대했다. 원래 그런 책은 없으니 시간 낭비 말고 정신 차리라는 이야기, 제목만 확인했을 뿐인데 부자가 되었다는 이야기. 매력 넘치는 대상에 대한 경고와 추측도 난무했다. 신의 책이라서 보고 나면 눈이 먼다고도 했고, 이미 하늘로 올라가서 지상에는 없는 게 확실하다고도 했다. 알면 알수록 꼭 손에 넣어 읽고 싶은 욕망이 가득 차올랐다. 죽기 전에 이것만 가질 수 있다면, 그의 지질하고 못난 인생도 순식간에 탈바꿈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새로운 현실이 되길 바라는 발칙한 상상을 책에서 만나요!
못마땅한 현실을 끄집어내는 발칙한 소설적 상상력.
상상이 새로운 현실이 되길 바라며 깃발을 든다!
당연하다고 믿는 현재를 냉소적 시선으로 바꿔버린 세상을 훔쳐보며 무엇이 정말 옳은지 고민하게 만드는 진짜 같은 꾸며낸 이야기. 살아가기도 벅찬 우리는 궁금해하지 않는다. 누가 왜 정해놓은 줄 모르는 틀에 아무렇지 않게 맞춰 지낸다. 그게 싫었다. 지금 이렇다고 앞으로도 이래야 한다고 믿지 않기에. 여기 '꼭 그래야만 하나?'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수많은 허구가 있다. 굳이 들춰보지 않았던 모든 것에 의문을 던진다. 내게서 태어난 글이 구석구석 널리 퍼져 모두의 의심이 시작되길 바라며.
* 세상을 가득 채운 무기력과 절망을 조금이라고 덜어주고 싶습니다. 이 책에 발생하는 저작의 모든 수익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전액 기부합니다. 저의 작은 마음이 우리가 원하는 상상을 현실로 가져오는 데 쓰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