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노동의 가치
자, 이제 불 끄고 자야지. 잠이 안 와서 재밌는 이야기 해 달라고? 음... 아는 전래동화는 다 떨어졌는데. 아, 그럼 요즘 할아버지가 자주 떠올리는 옛날이야기를 해줄게. 지어낸 게 아니고 진짜 있었던 일이야. 나쁜 사람 벌 받고, 착한 사람 상 받는 그런 뻔한 스토리는 아니야. 실제로 그땐 저랬는데 나중엔 예상 밖으로 놀랍게 흘러가지. 원래 실화가 더 재밌잖아. 잠자기 전에 어울릴지는 모르겠네. 한 번 들어보고, 듣다가 재미없으면 말해주렴.
저 옛날 옛적엔 다 똑같이 일했어. 지금처럼 누군 힘들게 일하고, 누군 편안히 일하는 분위기가 아니었지. 함께 땀 흘리고 얻은 결과를 나눠 가졌어. 일은 고되었지만 사는 데 꼭 필요했기에 같이 수고하는 동료를 의지하며 해나갔지. 하루 일을 마치면 서로 격려하고 다독이며 성취와 보람을 느꼈어. 동등한 자리에서 온전히 바라보며 공평하게 노동하는 게 자연스러웠어. 누군 하고 누군 안 하는 생각을 하지 못했지. 각자의 사정에 따라 그때그때 차이는 있을 수 있었지만, 모두가 몸을 움직여 일해야 하는 게 당연했어. 믿을 수가 없다고? 정말이래도. 밥을 먹고 화장실을 가는 것처럼 너무도 일상적인 모습이었지.
어느 날, 늘 남보다 더 열심히 하는 자가 의견을 냈어. 일한 만큼 챙겨가면 좋겠다고. 고민이 잠시 모두의 머리를 스쳤지만, 곧 인정하고 그러자 했지. 지금이야 그동안 군말이 없던 게 더 이상할 정도지만. 그때부터 좀 치열해졌어. 확연하게 성과가 차이를 보였으니까. 많이 일하면 많이 가져갈 수 있다는 규칙은 경쟁을 유발했지. 불만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해. 덜 쉬고 덜 자고 일한 자가 누릴 권리라고 인정했으니까. 공정하다고 여겼어.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수확물로 곳간을 채워가던 시절까지는.
문제는 돈의 등장이었어.
*새로운 현실이 되길 바라는 발칙한 상상을 책에서 만나요!
못마땅한 현실을 끄집어내는 발칙한 소설적 상상력.
상상이 새로운 현실이 되길 바라며 깃발을 든다!
당연하다고 믿는 현재를 냉소적 시선으로 바꿔버린 세상을 훔쳐보며 무엇이 정말 옳은지 고민하게 만드는 진짜 같은 꾸며낸 이야기. 살아가기도 벅찬 우리는 궁금해하지 않는다. 누가 왜 정해놓은 줄 모르는 틀에 아무렇지 않게 맞춰 지낸다. 그게 싫었다. 지금 이렇다고 앞으로도 이래야 한다고 믿지 않기에. 여기 '꼭 그래야만 하나?'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수많은 허구가 있다. 굳이 들춰보지 않았던 모든 것에 의문을 던진다. 내게서 태어난 글이 구석구석 널리 퍼져 모두의 의심이 시작되길 바라며.
* 세상을 가득 채운 무기력과 절망을 조금이라고 덜어주고 싶습니다. 이 책에 발생하는 저작의 모든 수익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전액 기부합니다. 저의 작은 마음이 우리가 원하는 상상을 현실로 가져오는 데 쓰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