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관계를 선물합니다

힘들고 지치지 않아요

by 초록Joon

시원한 냇가에서 첨벙대며 물고기 잡고, 그늘진 원두막에 둘러앉아 달콤한 수박 한 입 베어 물고, 할머니 무릎 베고 누워 손부채 바람 솔솔 쐬며 밤하늘 별을 세다 잠드는. 어떻습니까? 어릴 적 그때 그 장면이 생생하게 그려집니까? 이게 바로 이번에 경쟁사에서 출시해 대박이 난 '외갓집 체험 마을' 상품입니다. 이미 몇 년 치 예약이 꽉 찼다네요. 벌써 방학 때 아이 데리고 다녀온 사람도 있을 거예요. 배 아픈 소식을 듣자마자 '그래, 이거다!' 싶었습니다. 덕분에 오랫동안 골치 앓던 회사의 신상품 전략 방향을 드디어 잡았죠. 오늘 우리가 모인 이유입니다.


우리에겐 익숙한 유년기의 여름 방학 추억이 어떻게 없어서 못 파는 제품이 되었을까요? 간단합니다. 그것 말고는 경험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시골이 사라지고 모두 도시에 살면서 내려갈 외가댁이 사라졌어요. 직접 겪은 마지막 세대가 우리인 거죠. 즐거웠던 기억을 간직한 부모가 아이에게 그때를 선물하고 싶은 욕망이 숨어있었죠. 이를 절묘하게 간파한 저 회사에서 작정하고 여행상품을 만들었습니다. 따뜻한 기운 가득 담은 이름으로 모두의 가슴을 설레게 하면서요. 선점당한 상황은 아쉽지만, 전 여기서 큰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우리 회사에도 무한한 기회가 남아있다고요.


'외갓집 체험 마을'의 성공 요인은 한 마디로, 지금은 겪을 수 없는 관계의 기쁨을 전했기 때문입니다. 관계가 사라진 이유는 산업 발달에 의한 도시화였죠.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을 가상으로 구현해서 몸으로 느낄 수 있게 환경을 조성했던 겁니다. 직접 구축하기엔 사실상 불가능한 관계를 대신 풀어주면서 해소해준 셈이죠. 여기서 전 우리가 현재 놓치고 사는 관계에 주목해 보기로 했어요. 개인주의가 심화하면서 우린 많은 관계를 유지하며 살지 않습니다. 저희도 일이 아니었다면 만날 일이 없는 것처럼요. 단적으로 보여주는 타 회사의 서비스를 예로 들어 볼게요. 결혼할 때 친구나 지인이 많이 찾아왔나요? 알고 지내는 사람은 뻔히 정해져 있는데, 괜히 사진 찍을 때 초라해 보일까 봐 걱정하고 눈치 보잖아요. 북적북적해야 뭔가 잘 살아온 것 같은 분위기죠. 이걸 노리고 나온 게 '결혼식 하객 동원 서비스' 아닙니까. 돈으로 사람을 사서 뒤에 그럴듯하게 세워두는. 이걸 누가 할까 싶지만, 그 회사는 이걸로 수십 년째 먹고살고 있습니다. 사용 경험이 있다면 조금 움찔하겠네요.



*새로운 현실이 되길 바라는 발칙한 상상을 책에서 만나요!



『냉소자의 달콤한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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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마땅한 현실을 끄집어내는 발칙한 소설적 상상력.
상상이 새로운 현실이 되길 바라며 깃발을 든다!

당연하다고 믿는 현재를 냉소적 시선으로 바꿔버린 세상을 훔쳐보며 무엇이 정말 옳은지 고민하게 만드는 진짜 같은 꾸며낸 이야기. 살아가기도 벅찬 우리는 궁금해하지 않는다. 누가 왜 정해놓은 줄 모르는 틀에 아무렇지 않게 맞춰 지낸다. 그게 싫었다. 지금 이렇다고 앞으로도 이래야 한다고 믿지 않기에. 여기 '꼭 그래야만 하나?'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수많은 허구가 있다. 굳이 들춰보지 않았던 모든 것에 의문을 던진다. 내게서 태어난 글이 구석구석 널리 퍼져 모두의 의심이 시작되길 바라며.

* 세상을 가득 채운 무기력과 절망을 조금이라고 덜어주고 싶습니다. 이 책에 발생하는 저작의 모든 수익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전액 기부합니다. 저의 작은 마음이 우리가 원하는 상상을 현실로 가져오는 데 쓰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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