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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Jan 16. 2023

회사에서 나를 버티게 한 것


회사 생활 초기, 그때의 나는 묘한 자신감이 있었다. 무슨 일을 맡겨도 해낼 자신이 있었다. 그 정도는 거창한 게 아니었다. 1등부터 10등까지 줄 서 있으면, 4등 정도는 할 자신이 있었다. 금동 메달 무리는 과해 보였고 5~6등 중간 무리는 평범해 보였다. 중간이나 평균보다는 살짝 앞에 있는 게 적절했다. 빼어나게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보통이라고 하기엔 애매한. 그 위치를 ‘평균 이상’이라고 이름 붙였고, 거기가 바로 내 자리라고 선언했다. 회사에서 좌우명이니 특기니 장점 같은 걸 물으면 그대로 대답했다. 무엇을 해도 평균 이상을 해낼 수 있다고. 적당한 자신감과 겸손함을 보여 줄 수 있다고 여기며 만족했다. 말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었다. 아무도 확인하고 평가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모든 일에 잣대를 들이대며 판단했다. 이것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는 마지막 보루처럼 여겼다. 


처음에는 자신감이 넘쳤고 많은 칭찬을 예상했다. 능력은 부족했고 일의 성과는 눈에 띄지 않았다. 최소인 줄 알았던 기대는 낮지 않았으며, 마음만으로 되는 것은 없었다. 초라해지는 상황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스스로 정해놓은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기분은 쓸쓸했다. 잘했다는 눈빛과 말 한마디의 부재는 불 꺼진 바다 같았다. 가끔씩 구해준 건 주변의 목소리였다. 모자란 점과 부족한 부분을 살펴주고 방법을 알려주었다. 잘하는 게 있으면 애매한 범주에 있더라도 챙겨서 알아주었다. 그래서 버틸 수 있었다. 이마저도 없었다면 절망 속에 헤매다 그만두었을 게 확실하다. 그만큼 처절하게 가라앉는 내겐 고마운 손길이었다. 엄청난 말과 행동으로 사람을 살리는 게 아니었다. 스스로 건네고도 잊어버릴 정도의 표현이 누군가에게는 일생의 도움으로 남기도 한다. 내겐 그때의 가르침과 칭찬이 그랬다. 작은 관심들로 쉽지 않은 그 시절을 이겨냈다. 



<복직과 퇴직의 저울> 

내 주제를 나보다 빠르게 파악했던 선배들의 날카로운 말. 일은 분명히 아니었지만 순수하게 좋아해 주며 건네던 다정한 말. 모두 따뜻했던 관심의 흔적으로 남아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관심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잘못을 지적받지 않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었기에, 남들이 다가오면 우선 무서웠다. 배워가는 것 없이, 이루는 것 없이 세월만 축내던 그 시절. 나를 챙겨준 그들의 들여다봄에 새삼 다시 감사하다. 덕분에 조금이라도 자란 지금의 내가 있다고 해도 전혀 과하지 않다. 



* 회사에서 배운 귀한 가르침과 나를 살린 칭찬은 무엇이었을까? (우리의 책에서 만나요!)




『퇴사라는 고민』 

교보문고 https://bit.ly/3RizpNk

예스24 https://bit.ly/3yjCDYx

알라딘 https://bit.ly/3AxtmPd

인터파크 https://bit.ly/3ah39tG

첫 번째 책에 주신 관심 덕분에 두 번째 책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인생에서 긴 시간을 차지한 ‘회사’ 이야기입니다. 제목처럼 전 여전히 ‘퇴사’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곧 영원할 줄 알았던 휴직이 끝납니다. 꼭 돌아갈 것 같았지만 이제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책이 해답을 줄 수 있을까요? 

직장에서 느끼는 온갖 사건과 감정이 담겨있습니다. 함께 즐겨주시면 저와 우리가 해나갈 고민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꼭 읽어주시길 추천과 부탁을 동시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첫 번째 책과 마찬가지로 모든 인세 수익은 도움이 필요한 곳에 쓰입니다. 이번 책으로는 과로, 우울증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직장인들을 위해 기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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