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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Jul 19. 2020

학교 갈 준비 끝!

등록금만 내면 정말 끝

25/Nov/2019


7월 초 호주에 와서 집을 구하면서 아들을 내년에 보낼 학교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적당한 학교를 찾은 뒤, 이곳으로 이사를 하면서 학교 등록 절차를 밟았다. 등록 신청, 거주/신분 증빙, 인롤먼트 작성, EQI 신청, 부모 안내 세션, 1:1 인터뷰 등 몇 개월 동안 진행되었다.


그리고 바로 지난주 목요일! 아들과 우리 부부가 함께 참석하는 오리엔테이션을 끝으로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었다! (이제 등록금만 입금하면 된다. 하하.)


지난번 1:1 인터뷰도 잘 치렀고, 유치원에서도 학교 투어를 종종 했기 때문에 아들은 많이 익숙한 상태였다. 그래도 새로운 환경을 접하는 것은 항상 조심스럽다. 학교 사무소에서 반갑게 맞이해주는 스텝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준비된 이름이 적인 노란 스티커를 아들 가슴에 붙이고 학교에 들어섰다.


아이들은 한 교실에 준비된 놀잇감과 돌봐주실 선생님들과 함께 지내도록 되어 있었다. 다행히 함께 다니는 유치원 친구들이 많았고 아들은 마음을 안정시키고는 우리와 잘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잠시 뒤 화장실이 급할 때 어쩌나 생각이 들어서 내가 잠시 들어가서 아들에게 설명을 해주었는데, 그때 옆에 계시던 선생님께서... ‘너랑 아들이랑 이름이 준이라며~ 빅 준 리틀 준~ 준이 이야기해줬어~’

하하. 벌써 그런 이야기를 나눴나 보다.


안심하고 우리 부부는 학교 투어와 이런저런 설명을 열심히 들었다. 학교 스타디움, 식당, 도서관 등 시설을 둘러보았다. 세컨드 핸즈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는데, 중고제품 킬러인 우리답게 아주 괜찮은 가방을 득템 했다!


그리고 마지막 설명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어떤 아이와, 아들 둘이서 울먹이며 선생님 손을 잡고 들어왔다. 와이프가 뛰어갔고, 다시 달래서 돌아갔다. 나중에 들어보니 생각한 것보다 1시간이 너무 길어서 언제 오는지 걱정이 되어서 그랬다고 한다. ^^;; 엄마를 보고 나서는 다시 들어가서 잘 놀았다고 한다.


모두 마치고 우리 가족은 함께 만나서 서로 수고했다며 축하했다. 길었던 입학 절차를 모두 마친 것이다. 그리고 학교와 선생님들, 분위기 모두 너무 마음에 들었다.


유치원까지 새로 얻은 학교 책가방을 기분 좋게 등에 매고 갔다. 아들도 학교에 간다는 사실이 긴장도 되지만 설레기도 하는 것 같다. 기분 좋게 등원을 시키고 돌아왔다.


내년엔 정말 학교를 보내고, 학부모가 되는구나! 갓난아기 우리 아들이 벌써 학교를 가다니 기분이 묘하다.

학교 오리엔테이션 노란 스티커 준 / 첫 가방을 메고






아들 생활 이모저모


1. 기부천사


어느 날 싸준 점심 도시락 샌드위치를 다 먹고 왔다. 바로 칭찬을 해주었는데, 한 가지를 고백했다. 같이 노는 친구 누구에게 하나를 주었다는 것이다. 그럴 수도 있지 했는데 나중에 점점 나눠준 친구가 늘어났다. 아마 친구 한 명이 달라고 하자, 다른 친구들도 달라고 했던 것 같다.


딱히 거절하기도 그렇고, 배고 안 고픈 상태여서 다 줘버린 것이었다. 자기도 친구들 팝콘이랑 과자를 먹었다고 한다. 어느 한 친구는 한 입 먹고 버린 것을 봤다고도 한다.


속상한 와이프는 다음날 아주 공을 들여서 양도 많이 많이 해서 싸주었다. 그러나 그날은 아무도 주지 않고, 딱 한 개만 먹고 그대로 남겨온 아들이었다. ㅡㅜ



2. 눈치 대장, 능청 대장


유치원에서 하는 놀이 중 아들이 좋아하는 놀이가 있다. ‘미스터리 베지터블’이라고 손으로 만져서 맞추는 것이다.


이번에는 ‘캡시콘(피망과 파프리카 사이?)’이었는데 아들이 맞췄다고 한다!

'와 어떻게 알았어?’

‘좀 헷갈렸는데~ 앞 친구가 말해서 그거 같아서 따라 했지~’


눈치 대장 아들이었다.


나와 매일 1장씩 글자놀이를 하는데 어느 날 영어 글자 놀이 퀴즈를 하는데 너무 잘 맞추는 것이었다.

‘와~ 너무 잘 기억하는데~ 아빠 몰래 공부했나?’

‘응~ 그럼 했지~’


하하. 너랑 나랑 하루 종일 잘 때도 붙어 있는데 언제 한 거니?



3. 혼자서 머리 자르기 성공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해서 날씨가 더워졌다. 머리를 기르고자 했던 아들을 설득시켜서 파랑이 미용실에 데려갔다. 잠시 후 멋지게 자르고 나타났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번에는 핸드폰 영상 없이 스스로 자리에 앉아서 잘랐다고 한다. 자기 자신도 자랑스러웠는지 내게 자랑했다. 이제 머리도 혼자서 자를 수 있구나!


그나저나 역시 짧은 머리가 잘 어울려!



4. 수영장 크리스마스 파티


아들이 가는 아쿠아 센터에 레슨을 들으러 간 지난 금요일. 센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스테프들이 산타 모자를 쓰고, 여기저기서 고기 굽는 냄새가 솔솔 났다. 미리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파티 날이었던 것이다.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 파티였다. 산타 할아버지가 돌아다니시며 선물과 사탕을 주셨고 핫도그 등 여러 먹거리도 즐길 수 있었다. 신나게 수영을 하고 나온 아들도 맛있게 먹었다.


아들 덕분에 이런 경험도 했다!

수영장에서 / 짧게 자른 머리 / 유치원에서






다시 일상으로 복귀


토요일 아침 비행기로 첫 손님이었던 친구가 떠났다. 


지내는 일주일 동안 우리가 좋았던 장소, 먹거리를 같이 즐겼는데 만족스러웠을지 모르겠다. 우리 욕심으로 여기저기 데려가느라 휴식 시간이 적지 않았으려나. 하하.


공항 분위기는 항상 그 만의 분위기가 있다. 만남과 헤어짐이 있는 그곳.

이제 너는 다시 한국에서 일상으로 돌아가고 나는 이곳 호주에서 다시 육아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자!


친구와 함께 갔던 경치 좋은 곳


* 매일 쓰는 진짜 일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고급 정보가 있지도 않은 아이와 지내면서 겪는 온갖 후회와 반성의 잡생각 뭉탱이 '육아 생존기'를 애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빠로서 기록하는 글을 쓰고 나면 자주 듣는 말이 있어요. 어떻게 아빠가 이런 육아 일기를 쓸 수 있냐고요. 부럽고 신기하다고요. 정말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전혀 관심 없던 전과 달라진 건 사실입니다. 그 변화의 일대기는 제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에 담겨있습니다. 변화를 원하신다면 권해봅니다. 또 누가 변할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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