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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mmyhslee Dec 13. 2020

음악 저작권 투자산업의 트렌드 2 : 저작권의 가치

음원 저작권 펀드와 시스템을 활용하는 방안

(전편에 이어서 계속)


#높아지는 IP투자 가치. 힙노시스 펀드 사례


이처럼 음악 콘텐츠 시장이 변화하다 보니 자연스레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도 늘어나고 있다. 2018년 런던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힙노시스송스(Hipgnosis Songs, 티커 SONG)는 이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음원 저작권 펀드다.


실제 곡을 퍼블리싱하기도 하고 음원 저작권(IP)에 투자하여 카탈로그나 곡의 마스터 권한을 인수하기도 한다. 회사를 설립한 Merck Mercuriadis는 엘튼 존과 비욘세 등의 매니지먼트를 거치며 활동해온 사람으로 그간 쌓아온 인맥과 시장분석 능력으로 힙노시스 펀드를 만들었다.


HIPGNOSIS와 설립자 머크 머큐리아디스.



LSE에 상장된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12억 파운드(1.7조) 수준이다. 연간 매출액은 6,700만 파운드(FY 2020년 3월 마감 기준. 한화 약 960억 원)이며 꾸준한 Operating NAV 증가로 올해 반기(FY 2020.04 – 2020.09) 매출액은 5,000만 파운드를 달성하며 전년 동기(2,200만 파운드) 대비 120%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4~5% 수준의 배당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저작권 매입을 위한 자본 조달을 지속하고 있다.

2020년 9월까지의 실적을 담은 HIPGNOSIS의  반기보고서. 공격적인 음원 매입으로 매출과 자산가치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크리스마스 캐럴로 유명한 머라이어 캐리의 ‘All I want for chiristmas is you’ 역시 이 회사가 저작권을 갖게 된 곡 중 하나다. 이 곡의 경우 1994년 발매되어 스포티파이에서만 8억 회, 유튜브에서 7억 회 가까이 스트리밍 되었으며, 한 해에 저작권료만 수십 억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이한 점은 힙노시스는 이 곡의 50% 마스터 권한을 갖고 있는데 마치 ABS(자산유동화증권)처럼 곡의 가치를 유동화시켜 전체가 아니라 일부를 매매하는 경우도 있다. 이 외에도 힙노시스는 애드 시런의 ‘Shape of You’, 체인스모커스의 ‘Closer’, 저스틴 비버의 ‘Love yourself’와 같은 유명곡을 보유하고 있다.


HIPGNOSIS의 포트폴리오에 대한 설명들


HIPGNOSIS의 전체 매출에서 각 장르가 차지하는 비중(좌)과 채널별 상품 매출(우). 스트리밍과 공연이 주요하다
HIPGNOSIS 포트폴리오 내 곡들의 lifetime(좌)과 대표 음원들(우)


힙노시스 외에도 최근 상장한 ‘라운드 힐 뮤직 로열티 펀드(Round Hill Music Royalty Fund Limited‧이하 라운드 힐)와 같이 음악 저작권에 투자하는 펀드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기존에는 대형 음반제작사, 유통사들의 사업 중 일부를 차지하던 스트리밍 수입이 점점 증가하면서 하나의 단위를 이룰 수 있을 정도의 규모가 된 셈이다.


이러한 펀드들은 단순히 가요뿐만 아니라 영화나 TV 드라마, 커머셜 등에 사용될 수 있는 등 상업적인 가치를 지닌 많은 곡에 투자한다.




#한국에서의 발전

콘텐츠 산업에서 미국 시장은 절대적인 글로벌 스탠더드다. 미국에서 히트를 기록한 콘텐츠는 전 세계로 퍼져나간다. 이미 그러한 유통 채널과 문화적 지배력이 확보되어있기 때문이다. IFPI의 자료를 보면 미국은 M/S 39%로 전 세계 음악 시장 규모 부동의 1위다. 그 뒤를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이 잇고 있으며 6위가 한국이다. 여전히 저작권에 대한 보호가 부족한 중국이 7위로 그다음이다.


미국은 전 세계 음악시장의 약 40%를 차지하는 절대적 강자다


이를 보면 한국 시장은 전 세계 6위 시장으로 그 규모가 작지 않다. 더욱 매력적인 것은 연간 market growth가 16% 수준으로 상위 10개 국 중 중국(YoY +18.7%)을 제외하면 가장 가파른 성장세다. K-Pop 영향으로 전 세계적인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나타나는 효과다.


K-POP이 하나의 장르로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K-Pop의 영향이 단기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미 한 단계 성숙한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이는데, 궁극적으로 하나의 장르로 구축되어 꾸준한 계단식 성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BTS가 구축해놓은 글로벌 수요와 ‘K-Pop 스탠더드’가 얼마나 위대하고 성공적이었는지에 대해서는 굳이 적지 않아도 될 듯하다. 이미 K-Pop은 전 세계 유통채널을 확보했다. 장르의 힘 만으로도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큰 인기와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K-Pop이라는 이유로 BTS 이후의 세대들은 보다 수월하게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되었다.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박세리가 LPGA에 진출하고, 박지성이 EPL에 진출한 사례, 2000년대 동방신기와 빅뱅이 일본 시장을 개척한 사례 등을 생각해보면 그 이후에 해당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성과가 어땠는지는 이미 결과로 증명했다.


K-Pop은 우리가 선도하는 장르이고,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다. 마켓이 확대된다는 것은 당분간 고스란히 한국의 수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BTS의 발자취


이 분야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겠지만 정부의 노력으로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시장이 확대되면 자연스레 민간의 시장 진입이 나타날 것이다. 민간이 뛰어들 수 있는 여건만 조성되면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큰 사이즈의 IP펀드들이 등장할 수 있다.


이미 작은 움직임들은 있다. 8월 정부에서 발표한 400억 규모의 IP직접투자펀드(특허청 출자)나 음악 저작권을 주식처럼 가치를 쪼개서 매매하는 뮤직 카우 등이다. 이런 움직임을 통해 IP투자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이나 민간에서의 인식이 제고되는 것은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음악의 상업화와 시장의 확대

음악은 예술 분야다. 투자가 확대되면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다양성의 훼손이다. 시스템 안에서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곡만 만들어지면 창작자의 표현적 자유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음악 투자를 단순히 상업적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이유다. 이미 음원 저작권 시장이 확대되며 이런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데 펀드와 같이 대규모 자금이 흘러가면 이 추세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


하지만 부정적인 영향만 존재한다고는 할 수 없다. 초기 단계에 있는 뮤지션들에게는 이러한 마켓이 다른 창작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장기간의 수익을 미리 확정하고 자본 소득을 얻을 수 있으면 본인이 원하는 음악을 만들어내는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 창작자의 선택이다.


일전에 미술품 투자와 관련된 글을 적었을 때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미술품 투자펀드나 미술품 공동구매 등이 예술을 상업화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지만 중견 작가들이 작품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자양분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음악 대비 상업적인 창출 기회가 상대적으로 더 적은 미술품 시장에서 투자 사업이 다양화되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특성은 다르지만 음악에서도 충분히 순기능을 할 수 있다고 보인다.


당장은 유명하지 않지만 잠재력이 큰 음원의 경우 펀드에 흡수됨으로써 부족했던 마케팅 역량이 더해지면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둘 수도 있다. 이는 대부분의 분야에서 큰 자본이나 시스템이 들어오면 생겨나는 순기능이다. 음원이 흥행하면 자연스레 원작자에게도 그 수혜가 가기 때문에 상호 성공적인 거래를 만들어낼 수 있다. 시장 참여자들이 ‘시스템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의 문제지 시스템 자체에 결함이 크다고 할 수 없다.




국내 참고 자료

https://n.news.naver.com/entertain/article/023/0003580604?lfrom=facebook&fbclid=IwAR2pjHE78SJRUbxlPxwSTp1jETELWBfB-wOrQoLNVCXEG3f_xvem4yVucs4


https://inews.co.uk/news/business/all-i-want-for-christmas-is-you-hipgnosis-stake-rights-mariah-carey-746304


http://www.economychosun.com/client/news/view.php?boardName=C05&t_num=13609742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14&aid=0004476715




해외 참고 자료

https://www.washingtonpost.com/nation/2020/11/17/taylor-swift-scooter-braun-music/


https://edition.cnn.com/2020/12/07/media/bob-dylan-song-catalog/index.html?utm_content=2020-12-07T13%3A35%3A02&utm_source=fbCNN&utm_medium=social&utm_term=link&fbclid=IwAR0K2y6MvMYs56RkwRsfA8lqegYmAza71PEq6ZVqqsM-dMtfsa-l_nVDrQQ


https://static1.squarespace.com/static/5937f2f1bebafb1297678ff8/t/5fce69ce1e1a4d7de15ff3f7/1607363036142/HSFL-IR20-Web+2.pdf


https://shorttakes.canadianmusician.com/ifpi-report-streaming-makes-up-50-of-global-recorded-music-revenue-for-first-time-canadian-music-market-grows-8-in-2019/


https://finance.yahoo.com/news/whats-really-behind-bob-dylan-stevie-nicks-and-taylor-swifts-megadeals-12550174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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