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이스와 음반의 변화
1980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의 음악 시장 구조 변화를 잘 보여주는 표. 바이닐부터 최근 스트리밍까지 미국의 음악시장의 수익구조는 꾸준히 달라졌다.
바이닐의 시대
바이닐은 그래프에 포함되지 않은 훨씬 이전부터 음반 시장의 주류로 여겨졌다. 흔히들 LP나 레코드로도 부른다. 19세기부터 음악을 듣는 수단으로 사용되어왔으니 가장 긴 역사를 갖고 있다.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바이닐이 카세트테이프 판매량을 월등히 앞섰으나 80년대 중반부터 점차 카세트테이프에 밀렸다. CD플레이어의 등장도 바이닐의 퇴장을 앞당겼다. 하지만 최근에는 레트로 열풍으로 다시 바이닐을 발매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카세트테이프의 약진과 CD플레이어
워크맨의 보급으로 음악의 휴대화가 가능해졌다. 어디를 가도 음악을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카세트테이프는 1960년대 네덜란드의 엔지니어 루 오텐스에 의해 발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필립스에 입사하여 발명한 카세트테이프는 특유의 컴팩트함을 무기로 삼았다. 바이닐보다 훨씬 작은 크기에 A/B 양면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었다. 이를 강점으로 빠르게 보급되기 시작해 음악의 개인화, 휴대화를 이끌었다.
하지만 음반 시장의 주인공은 테이프 혼자가 아니었다. 90년대 초반 테이프는 CD(컴팩트 디스크)와 함께 시장을 양분했다. 하지만 이후 점차 그 자리를 빼앗겨 2000년으로 향할수록 테이프는 그 자리를 뺏겨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CD는 음악 시장의 전성기를 가져왔다. 크기는 카세트테이프보다는 커졌지만 강력한 내구성과 수준 높은 음향으로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이전/다음 노래를 듣기 위해 테이프를 감을 필요 없이 버튼 하나만 누르면 해결되었다. 편리성 측면에서도 크게 개선되었다. CD의 등장으로 음반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규모가 커진 시장에 걸맞게 1990-2000년대는 전 세계적으로 대중음악의 르네상스 시기로 불린다. 미국의 팝, 댄스 장르가 절정의 모습을 보인 것을 필두로 힙합, 재즈, 포크, 락 등 장르를 가릴 것 없이 수많은 스타와 음악이 쏟아져 나왔다.
이때 미국 음반 시장은 현재까지도 넘어설 수 없는 227억 달러(약 25조 원) 규모로 성장한다.
기나긴 암흑기
CD의 전성기는 음악 시장의 부흥을 가져왔으나 인터넷을 통한 디지털 혁신에 그 파이를 빼앗기기 시작했다. 인터넷 보급으로 음원 다운로드가 가능해지며 CD 판매량은 더 이상 성장하지 못했다. MP3의 등장은 CD플레이어의 종말을 의미했으며 자연스레 CD 판매 령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와 동시에 음반시장은 큰 침체를 겪었다. 불법 다운로드 여파로 음반시장은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15년 가까이 장기 역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때부터 음반 시장은 EP나 디지털 싱글의 개념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CD 판매 부진으로 온전한 정규앨범의 수익성이 악화되었으며, 레이블들이 음반 판매보다는 공연이나 TV show 같은 활동에 더욱 집중하게 되어 정규앨범을 발매할 원동력이 사라진 것이다.
CD플레이어의 경우 사용자 개개인에 최적화된 플레이 리스트를 구성할 수 없고, 해당 아티스트의 앨범 전곡을 다 들어야 하는 구조였으나 MP3는 내가 원하는 곡만 골라서 담을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바이닐 이후 처음으로 개인 플레이 리스트라는 개념이 보편화된 것이다. 이런 추세는 이후 스트리밍 서비스의 등장으로 더욱 굳어졌다.
후 음반시장에 재도약을 가져온 것은 스트리밍 서비스였다. 2014년부터 본격 성장하기 시작한 스트리밍 서비스는 불법 다운로드를 퇴장시키고 음원 저작권을 회복시켰다. 특히 Mp3의 퇴장과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그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스마트폰은 MP3와 달리 온라인 되어있는 디바이스였기 때문에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능했다.
2020년 음반시장은 스트리밍의 시대다. 시장규모는 122억 달러(약 130조 원)로 1999년 전성기의 절반 수준이지만 꾸준히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그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