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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mmyhslee Sep 05. 2021

[WONDERWALL] 칵테일과 바문화

바 문화의 역사와 발전

바 문화와 바텐더의 역사


Bar : [명사] 막대기; 빗장, 가로장

Tender : [형용사] 상냥한, 다정한, 부드러운


바텐더는 바에 앉은 사람을 다정하게 맞이하고 편안하게 해준다는 뜻에서 생겨난 말이다. 바 문화라는 것 자체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실제 칵테일과 바 문화의 역사는 굉장히 길다.


해적과 삼각무역

증류주는 영어로 Spirit이라고 한다. 영혼을 뜻하는 Spirit과 같은 단어다. 알코올이 기화되어 연기처럼 사라지는 것을 말한다. 최초의 칵테일은 증류주가 들어간 펀치 칵테일(Punch cocktail)로 알려져 있다. 모든 칵테일북에 거의 동일하게 적혀 있으니 업계에서는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스피릿(Spirit, 증류주), 시트러스(Citrus, 산도가 있는 재료), 스파이스(Cpice, 허브, 아니스 등 향신료), 워터(Water, 물), 스위트니스(Sweetness, 달콤한 재료) 등을 섞어 만든 것을 펀치칵테일 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캐리비안의 해적> 같은 영화를 보면 커다란 통(bowl)에 설탕, 술, 허브 등을 넣은 뒤 섞어 마시는 모습이 나온다. 이것이 바로 펀치다. 유럽-아프리카-아메리카 사이에 이뤄졌던 삼각무역은 해상 항로을 발달시켰고 자연스럽게 선원들이 바다위에 있는 시간은 길어질 수 밖에 없었다. 장시간 배를 타다 보니 발효주인 와인이나 맥주는 쉽게 상할 수 밖에 없어 레몬주스에 보드카와 설탕 등을 타서 마셨다. 지금은 뭔가 고급스러운 문화처럼 포장된 칵테일도 원래는 서민 문화에서 출발한 것이다.


* 칵테일(Cocktail)은 말 그대로 수탉의 꼬리라는 뜻이다. 당시 칵테일을 만들 때 수탉의 꼬리로 칵테일을 저었는데 이것을 본 사람들이 그 음료를 칵테일이라고 불렀다는 설이 있다.


산업혁명 당시의 바

1800년대 산업혁명 이후 칵테일과  문화 역시 커다란 변화를 맞이했다. 얼음을 만들  있는 제빙기와 보관할  있는 기술이 발명되면서 귀했던 얼음이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칵테일 문화 역시 급격히 확산되었다. 전설적인 바텐더인 제리토마스(Jerry Thomas, 1830~1885) 역시   등장하였는데 그는 펀치 스타일의 칵테일을   성장시킨 ‘코블러(Cobbler)’라는 칵테일을 발명했다.  즈음부터 칵테일이 Bowl 아닌 (cup)이나 글라스(Glass) 담기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칵테일이  잔씩 담기게 되니 자연스럽게 크래프트(Craft) 형태를 띄는 칵테일들이 등장했다. 당시의 레시피를 보면 손이 굉장히 많이 가서 지금도 만들기가 까다로운 칵테일이 많다. 업계에서는  때를 칵테일의 르네상스라고 부른다. 칵테일신이 급격하게 성장한 시기다.



금주법과 세계대전

그러다 1920년대 미국에서 금주법이 시행된 이후 칵테일신은 두 분류로 갈리게 된다. 금주법이 시행되었으니 당연히 술을 판매할 수 없게 되자 스크류드라이버(Screwdriver), 레이디킬러(Ladykiller)와 같은 주종의 맛을 숨긴 레시피가 유행했다. 하지만 이에 반대했던 바텐더들이 대거 유럽으로 떠나 현지에서 바를 차렸다. 문제는 이 때 떠난 상당수가 실력이 출중했던 바텐더들이라 이 사건으로 미국의 바 문화가 다소 변화를 겪었다는 평가도 있다. 미국에 남아있던 바들은 스피키지(speak-easy, 몰래, 암암리에 한다는 뜻) 형태로 성장을 했다. 뭔가 비밀스러운 곳에서 몰래 술을 마시는 느낌을 주는데 김용주 바텐더의 앨리스청담 역시 스피키지 컨셉이다.



세계대전을 겪으며 유럽은 전 국토가 거의 초토화되었다. 이 때 미국에서 이주해왔던 바도 상당수가 파괴되고 사라졌다. 그나마 남아있던 몇몇 바들이 바 문화를 이어갔는데 이 역시도 대부분 미국의 바 문화였다. 미국에 남은 바들은 금주법으로 그 모습이 조금씩 달라졌는데 유럽에 남아있던 바들은 금주법 이전의 바 문화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오히려 미국보다 유럽에서 정통 미국 바 문화(크래프트를 강조하는)를 만나볼 수 있다고 한다.



한국의 바 문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칵테일이 술보다 음료수 맛에 가까운 것은 미국의 영향이 크다. 광복 이후 우리나라도 미국에 의해 칵테일 문화를 받아들이기 시작 했는데 앞서 금주법 이후 변화된 미국의 칵테일들이 먼저 들어왔기 때문이다. 한국의 바 산업은 그 역사가 짧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젊은 바텐더들이 해외에서 좋은 대우를 받기도 하고 한국만의 바 문화도 만들어가고 있다. 예컨대 앨리스도 Asia 50 Best Bar에서 11등을 하고, 세계 유명 바에 한국 바텐더들이 다수 근무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스타 셰프처럼 스타 바텐더의 티켓파워가 강한데 향후 그들이 한국으로 돌아와서 일할 수 있는 여건만 갖춰진다면 5~10년 뒤 한국 바 문화나 바 산업은 지금보다 훨씬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


바텐더의 새로운 길을 열다, 시모네와 알렉스

시모네 카포랄레(Simone Caporale), 알렉스 크라테나(Alex Kratena)는 앨리스가 11등을 했던 Asia 50 Best Bar의 전세계 버전인 World 50 Best Bar에서 4년 연속 1등을 차지한 아티잔(Artesian)의 바텐더들이다. 아티잔은 2012년 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지만 이들이 떠난 이후 이듬해부터 순위가 밀려나기 시작했다. 그 만큼 현존하는 바텐더 중에서는 손가락에 꼽을 최고의 스타 바텐더들이다. 명성만큼 몸값 또한 어마어마하지만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둘은 모니카 버그라는 바텐더와 함께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새로운 재료를 발굴하고 제품을 개발한다. 아마존으로 떠나 현지의 재료로 칵테일을 만들고 그 판매금을 아마존을 위해 사용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런 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역시 호스피탈리티다. 손님이 와서 가장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갈 수 있도록 음료 외에 것들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바텐더로써 단순히 음료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활동을 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바텐더들이다.


시모네와 알렉스



*본 내용은 김용주 바텐더의 원더월 클래스 내용을 요약 및 정리한 것입니다.


https://wonderwall.kr/class/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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